패키지를 뜯고 나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원을 켜고 나오는 메뉴를 읽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무조건 사라고, 사지 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 녀석과 하루 24시간을 살면서 느낀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마력의 객원에디터가 실제로 경험한 ‘24시간’ 사용기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첫 번째 그 녀석은 ‘애플워치’입니다. ‘미국에서 만들어 온 뚱뚱한 전자시계’ 또는 ‘아이폰 유저의 잇 아이템’ 등 혹평과 호평이 엇갈리는 이 녀석.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때부터 퇴근하고 집에 와서 잠들 때까지의 하루, 아니 잠든 이후까지 총 24시간.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인 제가 이 녀석을 하루 동안 손목에 걸고 살아 봤습니다.

 

오전 7시~9시 기상 및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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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나이 100살! 든든한 마음으로 집을 나섭니다. ‘오늘의 활동’이 말을 겁니다.

너 오늘은 이만큼 움직이고 이만큼 일어서도록 해라.

‘오늘의 활동’은 초기 설정 시, 본인의 키와 몸무게 등 간단한 사항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설정해줍니다. 좀 더 많이 움직여보고자 시계와 함께 보이도록 설정해뒀죠.

애플워치의 알림창을 여는 방법은 아이폰과 동일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쓸어 내리면 확인하지 못한 내용들이 차례로 보여집니다. 확인하지 못한 알림이 있으면, 상단 중앙에 빨간 점이 표시됩니다.

출근길 버스와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각자 한 곳을 바라봅니다. 그렇죠. 손에 잡은 스마트폰입니다. 하지만 손목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바로 접니다. 말 한번 걸어주시겠어요? “혹시 아직도 ‘24시간’ 중이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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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로 네이버가 제공하는 간단한 뉴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은 화면으로 인해 시려지는 눈과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느라 부들부들 떨리는 팔은 이 녀석이 주는 보너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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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역시 아이폰 설정과 같은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워치에 지원되는 파일은 한정되어 있어, 모든 메일을 다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출근 전 ‘아, 이런 메일이 왔구나.’ 정도는 파악 가능하죠.

 

오전 9시~낮 12시 출근과 근무

사무실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PC를 켭니다. 어랏! 손목을 툭툭 건드는군요. 그렇습니다. 카카오톡에 로그인했다는 알림을 해줍니다. 약간 슴벅슴벅한 마음을 감출 수 없죠.

이젠 애플워치로 카카오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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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 알게 됩니다. 애플워치로는 기존의 목록은 볼 수 없고, 새로운 채팅만 확인 가능하다는 것을… 저만 서운한가요? 그러나 애플워치의 용량을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긴 합니다만… 그렇기에 새로 온 채팅이 아닌 기존의 채팅에는 응답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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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은 기본적으로 입력된 상용구와 이모티콘 또는 시리를 통한 받아쓰기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 확인 및 답장이 그리 원활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애플워치로 보고 싶은데, 이 친구는 그저 뱅뱅뱅 돕니다. 빅뱅이 부릅니다. 뱅뱅뱅~♬ 명실공히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문자 메시지는 기대 이상으로 빠릿빠릿합니다. 특히 문자로 답장을 보낼 때 시리의 능력은 감동의 도가니탕 특대 사이즈입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애플워치로 카톡보다 문자를 더 많이 쓰게 되었죠. 해킹에 강하다는 텔레그램도 문자만큼 좋은 기량을 뽐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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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에 늦는다는 거래처 아저씨에게 답장 버튼을 누르고 외칩니다. “알면 일찍일찍 다녀요!!” 그러나…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리고 난 뒤에 완료 버튼 대신 취소 버튼을 눌러줍니다. 살포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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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 웃고 싶으신가요? 시리로 ‘크크크’ 또는 ‘흐흐흐’라고 말해보세요. 똘똘한 친구가 이렇게 받아써주네요. ‘ㅋㅋㅋ’, ‘ㅎㅎㅎ’ 하나 더! “밥은 먹었어 물음표”라고 말하면 “밥은 먹었어?‘로 써줍니다. 느낌표, 마침표, 말줄임표, 쉼표,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까지 됩니다.

 

오후 1시~6시 근무, 외근 그리고 근무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다시 손목에 느낌이 옵니다. 일어나라는군요. 날 잊은 줄만 알았던 ‘오늘의 활동’이 절 일으켜 세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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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린더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오후에 예정되어 있던 회의와 외근 일정을 알려줍니다. 아이폰 설정과 동일하게 사전 알림을 실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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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일 좀 하려니 전화가 옵디다… 내가 자리만 비우면 그렇게 찾아댑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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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통화는 애플워치로도 가능합니다. 시계 좌측에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의 성능은 생각보다 괜찮은 편입니다. 손목에 귀를 댔다가 입을 대고 이야기하는 뭔가 알 수 없는 액션이 부끄럽다면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시거나 아이폰에 이어폰을 끼워두고 다니는 것도 방법일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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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의 카메라 기능은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리모컨입니다. 애플워치에서 카메라를 실행하면 아이폰의 카메라가 켜지고 애플워치로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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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세요? 애플워치를 가진 친구를 쿡! 찔러봅시다. 메모 기능과 터치 기능으로 마치 옆 사람을 툭툭 건들 듯, 간단한 메모를 보내고 두드릴(!) 수 있습니다.

 

오후 6시~밤11시 퇴근 후 활동 및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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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근도 다니고 나름 좀 돌아다녔더니, 저녁먹고 나오는 길에 저를 부르는군요. 오늘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뭐죠? 이 칭찬받은 듯한 느낌은?

이 녀석, 날 길들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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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길, 음악 한 곡 들어주는 건 예의 아니겠어요? 애플워치에 직접 음악을 넣어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아이폰에 들어있는 여러 음악 감상 앱의 리모컨 역할을 충실히 실행합니다. 용두로 미세한 볼륨 조정도 가능합니다. 전 요즘, 클레오파트라가 좋더라구요…

통화용 외부 스피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워치에서 재생하는 음악은 이어폰을 연결해야만 실행됩니다. 시계로 음악 듣는 시츄에이션은 아직 때가 아닌가 봅니다. 제가 너무 많은걸 바라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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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의 약속을 마치고 집에 들어갑니다. OMG… 보이시나요? 오늘 하루를 다 마치기도 전에 17그램 남은 나의 애간장! 아쉽고도 아쉽습니다. 팀쿡씨, 애플워치2에는 불로초 좀 넣어주시겠어요? 겸허한 마음으로 충전기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털썩!

 

24시간이 지난 후

하루가 지났습니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아이폰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죠. 또한 손목을 톡톡 치는 느낌도 과히 나쁘지 않습니다. 전화와 문자, 각종 어플의 알림을 손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죠. 애플의 ‘간지’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반면 아직 원활하지 않은 몇몇 어플(카카오톡 힘내줘요!!)은 아쉽습니다. 또한 밤이 되면 자양강장제라도 한 병 먹이고 싶은 배터리도… 생각보다 많지 않은 애플워치 전용 어플의 빈약함도… 생각보다 오동통하고 글래머러스한 바디도… 생각보다… 생각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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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애플워치로 덕분에 새로워진 어플도 있습니다. 한 요리 어플은 아이폰에서 즐겨찾기한 레시피를 애플워치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요리하면서 손목을 보는 거죠. MS 오피스는 PT자료를 애플워치로 넘길 수 있게 해주셨군요.

어! 이거 애플워치네?

…라고 반가워하며 손목에 감아보던 많은 주변인들의 반응은 지극히 두 가지였습니다. ‘우와! 손목에 차는 아이폰인데?’ 또는 ‘뭐야, 그냥 기능 많은 시계네!’였죠. 둘 다 맞습니다. 결국 제품은 쓰기 나름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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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는 아이폰의 멋진 친구인 것은 확실합니다. 애플워치를 통해 아이폰이 더 편리해지고 그 활약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그러나 이 녀석에게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말아주세요. 아직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갓난쟁이거든요. 좋은 어플과 더 나은 기술을 먹고 자란다면 내 삶의 잇 아이템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사용자들의 활발하고 멋진 사용기와 저 멀리 캘리포니아 사과농장(!)의 노력이 보태져 얼른 더 쑥쑥 자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