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3일 삼성투모로우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 알파를 공개했다. 또 하나 준비되고 있는 제품이 있다. 18일 안투투 벤치마크는 새로 공개할 갤럭시노트4가 ‘엑시노스5433’ 프로세서와 2560×1440 해상도를 갖춘 5.7인치 제품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약 2억 달러(약 2043억원)로 추정된다. 삼성이 최근에 인수한 스타트업 중에는 최고가 기록이다.  삼성은 미국의   IT 공룡기업들과 후반기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먼저 스마트싱스부터 알아보자.

스마트싱스는 어떤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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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싱스는 2012년 킥스타터를 통해 120만 달러를 모으며 등장한 벤처 회사다. (링크 : www.smartthings.com ) 이들이 만든 ‘스마트싱스’는 도어록 제어, 온도, 습도 조절, 조명 조절, 연기나 진동 등, 집안의 이상징후 발견 등을 알려주는 홈 스마트 기기다. 이 제품의 장점은 천개 이상의 다양한 장치(스마트폰, 태블릿 등)를 지원한다는 점이고, 8천개 이상의 앱을 지원하는 폭넓은 개방형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삼성은 마치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하면서 그랬듯이 “개방형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구글의 힘에 기댔다면 새로 펼쳐질 IoT나 스마트홈 시장에서는 독자적인 노선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사실 스마트홈 시장에서는 삼성의 ‘하드웨어’ 인프라는 경쟁자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TV와 냉장고, 로봇청소기, 오븐, 심지어 아파트까지! 집안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번만큼은 구글과 대등한 게임을 할 가능성이 높다.

구글과 삼성전자, 그리고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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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해외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셋톱박스 솔루션 기업인 ‘박시(Boxee)’를 3천만 달러에 인수했고, 스마트TV 솔루션 회사인 ‘모블’도 인수했다. 올해는 동영상 큐레이션 스타트업인 셸비TV(Shelby TV)를 인수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가 TV관련 회사다. 삼성 TV의 리더쉽을 이어나가기 위한 당연한 투자다. 반면 삼성이 스마트홈 솔루션에 본격적인 행보를 한 것은 올해부터다. (물론 오해는 하지 말라. 삼성은 옛날부터 ‘유비쿼터스’라 불리는 스마트홈에 관심이 많았다.) 올해 1월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도 스마트홈에 대해 대대적 프로모션을 펼치고 지난 4월에는 11개국에 런칭했다. 그러나 또 다시 고급 냉장고와 커브드 TV 등, 하드웨어에 집중됐다. 그에 비해 구글은 지난 1월에 스마트홈 솔루션인 ‘네스트’를 32억 달러(약 3조 2천억원)에 인수했고, 애플은 지난 6월 스마트홈 프로젝트인 ‘홈킷’ API를 발표했다. 삼성은 그제서야 스마트홈의 의미가 소프트웨어라는 것을 깨닫고 스마트싱스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개인적으로는 삼성이 괜찮은 장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인수가격이 네스트의 1/15에 불과하다. 네스트에는 애플출신 CEO인 ‘토니 파델’이 있었기 때문에 오버페이를 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현재 IBM과의 연합전선을 펴고 있다.
스마트폰 초창기에 애플 vs반 애플(구글, MS)의 소프트웨어 구도가 있었다면 스마트홈 시장에서는 애플, IBM vs 구글, 삼성의 기틀을 마련하는 포석으로 적절해 보인다. 스마트싱스에 삼성이 좋아하는 ‘S’가 들어간 것도 구미가 당겼을 것이다. 굳이 억지로 ‘S 헬스’, ‘S 마스터’ 같은 괴상한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되니까.

아이폰6를 향한 갤럭시 알파와 갤럭시노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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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스마트폰 얘기다. 삼성은 지난 13일 갤럭시 알파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테두리가 메탈이다. 두께가 6.7mm에 화면사이즈는 4.7인치. 지문인식도 된다. 해상도가 HD급으로 낮기는 하지만 곧 출시할 아이폰6의 4.7인치 버전과 화면사이즈는 같고, 두께는 더 얇다. 가격은 650달러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이폰6의 4.7인치 버전이 루머대로 출시된다면 거의 비슷한 느낌의 제품을 30% 싸게 구입하도록 갈등을 유도했다.
잠깐 고개를 돌리면 아마존폰이 보인다. 난데없이 갤럭시알파와 아이폰6 싸움에 아마존폰이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안전한 4.7인치 화면으로 결정했는데, 후반기에 가장 격렬한 전쟁터에 ‘불’을 지고 뛰어든 셈이다. 심지어 갤럭시 알파는 가격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3D 화면이 있기는 하지만 금속테두리는 없고 파이어OS는 무겁다.

갤럭시 알파는 사실 비도덕적으로 보인다. 아이폰6의 작은 화면 폰이 4.7인치로 나온다고 하자 급조된 느낌이다. 그러나 빠른 시간에 원하는 스펙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삼성의 하드웨어 능력은 여전히 무시하기 힘들다. 그리고, 삼성은 갤럭시 알파의 비난을 지울 무기가 있다. 갤럭시노트4다. 아이폰6의 큰 화면 버전이 비슷한 화면사이즈로 나오기 때문에 ‘원조’를 주장할 수 있다. 9월 3일 공개될 것이 유력한 갤럭시노트4는 5.7인치 화면에 ‘엑시노스5433’ 옥타코어 프로세서, 2560 x 1440 디스플레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알파와 마찬가지로 테두리가 메탈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예상가격도 기존 제품보다 낮아진 800$대로 예상된다. 아이폰6의 5.5인치 버전이 나온다면 삼성은 ‘벽에 붙은 애플 사용자’들에게 0.2인치 더 큰 화면의 갤럭시노트4를  더 싸게 구입하라고 유혹할 수 있다.

 

하반기 공룡들의 싸움은 시작됐다.

사실 국내외적으로 미디어가 예상하는 삼성의 후반기 전망은 좋지 않았다. 중국, 인도에서 저가형 스마트폰으로 인해 수익률과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고, 아이폰이 하반기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삼성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주, 삼성의 몇 가지 행보는 삼성의 저력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재빨리 어떤 사이즈와 두께의 제품이든 원하는 스펙에 뽑아낼 수 있는 하드웨어 능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그리고, 삼성이 만든 소프트웨어만 탑재하지 않으면 강력해지는 삼성 제품을 볼 때, 스마트싱스로 인해 많은 삼성 가전제품이 어떤 힘을 얻을지도 기대된다.
남은 하반기 관전포인트는 스마트싱스가 정말 스마트한 회사인지에 대한 평가와 아이폰6가 “혁신은 없었다.”라는 뉴스타이틀 숫자 기록을 깰 수 있을지에 대한 것 정도가 아닐까 한다. 하반기에도 우리의 잔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보자.

김정철
레트로 제품을 사랑합니다. xanadu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