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누덕누덕 코드를 이어붙여보자.

하라는 일은 안 하고...
하라는 일은 안 하고…

 

1편 보러가기 : 흔한 얼리어답터 기획자의 가요 만들기 1편 – 90년대의 소리를 찾아서

 

작업 순서 결정하기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멜로디를 먼저 써야 할까? 가사를 먼저 써야 할까? 아니면 코드를 먼저 짜야 할까? 곡 쓰는 프로세스는 케이스 별로 다 다르다고 알고 있다. 다만 풍문을 들어보니 멜로디와 코드를 먼저 만드는 경우가 가장 보편적인 것 같다. 간단하게 피아노나 기타로 코드를 연주하며 멜로디를 만들고 가사는 나중에 따로 만들어 붙이는 것이다. 토크쇼에 나와 기타를 튕기며 영어도, 일어도 아닌 이상한 외계어로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작곡가들을 종종 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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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처음에 아무렇게나 내뱉은 단어를 완성된 곡에 그대로 채택하는 경우도 있다. 김현철의 ‘Must Say Goodbye’ 후렴구가 그런 경우라고 한다.

 

일반적인 상황과 별개로 나는 나와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했다. 고민 끝에 코드만 먼저 짜고, 멜로디와 가사는 나중에 붙이기로 결정했다. 멜로디 감각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흥으로 멜로디를 짜면 뻔하고 재미없는 멜로디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원하는 분위기의 코드 진행을 먼저 짜고, 거기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찾는 것이 좀 더 나은 방법이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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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냥 막 해도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코드는 어떻게 짜야 할까? 오래 전에 작곡가 윤상 씨가 진행한 클리닉에 구경 간 적이 있었다. 윤상 씨는 사용할 악기에서 곡 진행의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어떤 악기를 만져보며 그 악기의 톤에 어울리는 코드 진행과 멜로디의 씨앗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 방식을 따라 이번 곡에서 메인으로 사용할 악기인 MIDIed Grand 음원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코드 진행을 늘어놓아 보았다.

MIDIed Grand의 음색 - EP 계열의 악기로 공간감을 강조하는 이펙터가 강하게 걸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MIDIed Grand의 음색 – EP 계열의 악기로 공간감을 강조하는 이펙터가 강하게 걸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드 붙이기

자 이제 본격적으로 코드를 이어붙여보자.

 

그림4

 

가장 중요한 후렴구(Chorus)의 코드 진행을 먼저 썼다. MIDIed Grand의 멜랑꼴리한 톤과 90년대의 풋풋한 감성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보자. 최수종이 티피코시 청자켓을 입고 들판을 뛰어오는 모습이 그려지는가?

po간지wer 느껴지는가?
po간지wer 느껴지는가?

 

 

 

다음으로 후렴구로 진입하는 발판 역할을 하는 프리 코러스 파트를 썼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면 기분 탓이다.

이 사람이 떠올랐다면 정말 기분 탓이다. (feat. 데이빗 포스터)
이 사람이 떠올랐다면 정말 기분 탓이다. (feat. 데이빗 포스터)

 

 

그림2

 

프리 코러스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버스 파트를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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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읭? ⓒ http://moonkyungho.tistory.com/106

 

 

그림1

 

곡의 시작점인 인트로를 실제로는 가장 나중에 썼다. 아우트로(outro)는 인트로를 그대로 재활용하기로 했다. 귀찮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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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건 절대 아니다.

 

 

그림5

 

1절 종료 후 기존 분위기를 환기할 용도의 간주 파트를 썼다. 앞뒤 파트와 조금 다른 스타일이어서 나중에 무슨 악기로 어떻게 편곡해야 할 지 걱정이 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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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자연스러웠어…

 

 

그림6

 

장렬한 기타 솔로가 들어갈 부분이다. 이전의 분위기를 한 번 더 뒤집는 조옮김 진행이다. MSG를 조금 쳤다.

MSG는 항상 옳다.
MSG는 항상 옳다.

 

 

그림7

 

누덕누덕 다 이어붙이면 이렇게 된다. 다음은 이 코드와 잘 어울리는 멜로디를 만들 차례이다.

코드악보 1/2
코드악보 1/2
코드악보 2/2
코드악보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