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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CGV 뒷골목을 지나가다 보면 흥미로운 문구의 광고가 시선을 꽂힙니다. ‘막귀 탈출 프로젝트’ 바로 이곳,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동네 중 한 곳인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은 청음샵, ‘강남사운드연구소(G Sound Lab)’의 광고인데요. 대체 어떤 곳이기에 막귀에서 탈출시켜준다는 걸까요? 기존 청음샵과 다른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최근 포터블 하이파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강남사운드연구소를 방문해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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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블 하이파이는 하나의 문화입니다.”

강남사운드연구소. 연구소라는 이름답게 연구소장 이하 수석연구원 등으로 스텝들 명칭이 구성되어 있는데요. 일단 이상원 연구소장님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참고로 이상원 연구소장님은 아이리버에 재직하다가 퇴사 후 강남사운드연구소를 오픈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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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샵을 오픈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부터 포터블 하이파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국내는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인데 개인적으로 어떻게든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죠. 일본이나 홍콩에 있는 청음샵을 가보면 기존 청음샵과 비슷하게 서서 들어 볼 수 있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불편하기는 하지만 음악 감상에 필요한 거의 모든 아이템을 갖춰놓고 있으니 항상 많은 손님으로 북적이죠. 이런 모습을 보면서 국내에도 이런 청음샵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오픈하고 보니 계속 손님들이 찾아주고 있어요. 아직은 큰 돈을 벌기 보다는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포터블 하이파이 시장이 커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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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결코 막귀가 아닙니다.”

가장 궁금했습니다. 막귀 탈출 프로젝트 말이죠. 굉장히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막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연구소장님은 아니라고 강력하게 얘기하셨는데요. 대체 막귀 탈출 프로젝트가 무엇이기에 광고까지 내걸 정도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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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막귀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일단 음악을 사랑해야 합니다. 적어도 싫어하지 말아야 막귀에서 탈출할 수 있죠. 사람들은 자신의 귀가 얼마나 예민하고 섬세한지를 모릅니다. 음악을 좋아한다면서 대충 굴러다니는 이어폰으로만 음악을 듣고 있죠. 일단 이어폰만 교체해서 들어도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습니다. 상위 기종으로 갈수록 들리지 않던 부분이 들리게 되죠. 들리지 않던 보컬의 숨소리가 들리고, 앞에서만 맴돌던 스테이지의 크기가 뒤쪽까지로 넓어집니다. 색소폰 연주자의 침이 튀는 것도 느껴지죠. 많이 들어보면서 이런 느낌을 하나씩 알아가는 게 막귀에서 탈출하는 과정입니다. 음악을 진정 사랑한다면 이런 즐거움도 알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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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귀는 다릅니다.”

아스텔앤컨 라일라(Layla)와 엔지(Angie)를 비롯해 전세계 50대 한정판이라는 AKR08도 2대나 청음용으로 풀려있는 강남사운드연구소. 아스텔앤컨 총판이라 그런가 했더니 소위 3대 이어폰이라 불리는 슈어 SE846, AKG K3003, 젠하이저 IE800 역시 갖춰져 있습니다. 국내외 브랜드의 어지간한 제품은 다 갖춰놓고 있죠. 이 중에 단 하나를 고른다면 어떤 제품을 고를 수 있을까요? 무리한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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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는 제품이 있다면?”

“일단 지금까지 1~2만원 수준의 번들 이어폰을 사용해 왔다면 구매 가능한 가격대의 제품으로 바꿔가면서 들어보는 게 좋습니다. 차이가 뭔지를 알 수 있는 게 중요하죠. 손님들 중에서도 제품을 추천해달라는 분들이 많은데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이나 선호하는 음악 등을 고려해서 몇 가지 고른 후 직접 들어보고 판단하라고 합니다. 제품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다른 다양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귀는 다르고, 느끼는 감정도 다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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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자유로운 청음샵입니다.”

샵 중앙의 커다란 테이블에는 처음 대화가 시작됐을 때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자유로우면서도 진지한 분위기가 강남사운드연구소만의 특징인 것 같았는데요. 이 손님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왔고 와보니 어떤지가 궁금해졌습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차분하게 대답해주시고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해주신 윤희중 님과 지방에서 오셔서 결국 지름신을 굴복시키지 못한 장면을 연출해주셨던 이름 물어보지 못한 손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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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이어폰 관련 커뮤니티에서 강남역 근처에 청음샵이 생겼다는 글을 보고 왔습니다. 이전에는 대학로에 있는 청음샵을 자주 가는 편이었는데요. 장소는 넓지만 아무래도 1층에 있어서 조용하지 않아 음악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여기는 테이블도 있고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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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거주하고 있어 이런 청음샵을 잘 오지 못하는 데, 서울 오는 김에 들렸습니다. 원하는 대로 헤드폰과 이어폰을 자유롭게 들어볼 수 있는 점이 무척 좋습니다. 직원 분들이 취향에 맞게 제품을 추천해주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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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청음샵을 꿈꿉니다.”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테이블 한 켠에 있는 아이템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싶었는데 다름 아니라 이어폰과 플레이어를 청소, 살균, 소독하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자유롭게 가져다가 들어볼 수 있는 만큼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청결함을 유지하는 콘셉트라고 하는데요. 손님에 직접 느낀 점이 아닌 연구소장으로서 강남사운드연구소만의 내세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이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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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사운드연구소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아이템을 갖춰놓을 수 있을까 검색을 많이 합니다. 아마존이나 라쿠텐에서 직접 몇 개씩 사서 갖다 놓을 때도 있고요. 신기하게도 손님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와서 다 사가고 있죠. 어디에 가든 볼 수 있는 헤드폰이나 이어폰만 갖다 놓는 게 아니라 강남사운드연구소에 오면 재미있는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는 콘셉트로 아이템을 갖춰놓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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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헤드폰이나 이어폰 청음은 다른 샵에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수천만 원어치에 호가하는 제품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은 이상원 연구소장님의 대인배스러운 마인드는 분명 강남사운드연구소만의 강점이죠. 여기에 부가적으로 엔지니어 출신인 인미환 수석연구원의 케이블의 단선 수리와 교체 등 간단한 튜닝 서비스도 가능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남형 수석연구원은 강남사운드연구소를 한마디로 올인원 청음샵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연구소라는 거창한 이름이 전혀 아깝지 않은 청음샵이었습니다.

 

30초 가량의 맛보기 영상입니다. 하지만 강남사운드연구소를 경험하기에는 부족하죠. 직접 방문해야 합니다. 하지만 꼭 명심해야 할 것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도 막귀 탈출 프로젝트를 빙자한 지름신 자극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동행했던 한 에디터는 월급날을 기다리지 않고 어린이날 자신에게 주는 선물을 위해 남몰래 강남사운드연구소를 찾기도 했습니다.)

신언재
고르다 사다 쓰다 사이에 존재하는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