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가 논란의 중심이다. 국내에도 공유경제의 대표적 브랜드인 우버(Uber)택시와 에어비앤비(Airbnb)가 상륙했다.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흔히 생기는 저항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 얘기할 브랜드는 그 중에서도 에어비앤비다. 그들에 대한 여러 논란은 우선 접어두고,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그들의 리브랜딩(기존 제품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재창출하고 새롭게 하는 것)에 대해서다. 2008년 설립된 5년 남짓한 회사의 리브랜딩은 과연 기존 기업들과 어떻게 달랐을까?

Symbol

2014년 7월 17일, 리브랜딩을 단행하기 전 에어비앤비는 가입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내가 뭔가 얘기할 게 있는데, 너랑 비공개로 먼저 얘기하고 싶어. 화상 모임으로 말해야 하는데, 시간이 한밤중이라 조금 늦지만 꼭 이 이야기를 네가 들어줬으면 좋겠어.’
좀 더 은밀하게, 그리고 친숙하게 에어비앤비는 가입자들을 유혹했다. 일방적인 정보강요와 달리 고객과 1:1로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는 인상을 주어 가입자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준다. 그리고 새벽 12시, 에어비앤비의 창립자 브라이언, 조, 네이트는 약 35분 가량 브랜드와 리브랜딩에 관련한 사담을 즐겁게 늘어놓았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언제나 특정한 맥락 속에서 소비된다. 이 맥락을 캐치하고 실제로 풀어내는 역량이 곧 마케팅이고 브랜딩이다. 에어비앤비의 리브랜딩 프로젝트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저 바뀐 브랜드 컬러나, 로고,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진 로고디자인, 깔끔한 UI는 표면적인 변화에 불과하다. 그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대해 가장 적절하면서도 완벽한 단어를 찾아냈다. 그들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소속감(Belonging)이다.
왜 소속감일까? 사람들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행복을 빨리 찾을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회원들이 단순히 집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과 가족이 되어 내 집과 같이 쓸 수 있는 커뮤니티.’ 를 추구한다.
이 소속감, sense of belonging은 새로운 에어비앤비의 정체성이다. 사실 에어비앤비의 업태는 여행, 호텔, IT 등 여러 업계의 특수성을 조금씩 빼닮은 숙박중개업체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소속감’이라는 단어로 자신들의 업무 정의를 달리했다. 에어비앤비는 모든 위대한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인간을 위한 철학과 새로운 정의로 자신들을 리브랜딩했다.

 

P1

이들의 리브랜딩은 위대한 브랜드 전문가들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브랜드 전문 회사인 ‘랜도 어소시에이츠(Landor Associates)’의 ‘수잔 넬슨’은 “정말 성공적인 리브랜딩은 해당기업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미래에 어떻게 되고 싶은지를 단순 정리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소비자에게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4D 브랜딩’의 저자 ‘토마스 가드’는 “기업은 고객이 감사하고 안심하도록 하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해 신뢰하고 확신을 강화하게 된다. 미네트워크 브랜드에게는 중대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에어비앤비의 리브랜딩으로 옮겨보자. ‘Belonging’은 사람, 장소, 사랑(People, Place, Love)이라는, 브랜드가 소비되는 맥락과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한 단어로 명쾌하게 뽑아낸 그들의 정수이자 아이덴티티다. 로고나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도 중요하다. 또한 좋은 말을 다 갖다가 붙힌 캐치프레이즈도 잠깐의 신선함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브랜딩은 브랜드의 일과, 브랜드가 속한 업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고객과 공명(resonance)을 일으킬 때야 비로소 브랜드는 의미를 갖는다. 에어비앤비가 넥스트 브랜드인 이유다.

# 넥스트 브랜드 연재 순서

‘마즈(Mars)’ – 과자 포장으로 속이지 마세요.

‘임브레이스’ – 발상의 전환으로 사람을 살리는 브랜드

‘인터페이스’ – 개발과 환경은 공존이 가능하다.

‘P&G’ – 마케팅의 시대는 결국 끝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