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래에 일자리가 없어질 직업군에 ‘기자’가 뽑혔다.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기자의 입지가 점점 약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로봇기자인 워드스미스(링크 : 1년에 10억개의 기사를 쓰는 워드스미스를 아시나요?)의 발전 속도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만 죽을 수 없다. 빈둥대는 은행원들에게도 이제 앞날이 걱정될 얘기를 해야 겠다.

지난 21일 카카오톡은 오는 9월부터 소액 송금, 결제 서비스가 가능한 ‘뱅크 월렛 카카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보안성 심사를 요청했고, 통과할 경우에 카카오톡은 일종의 은행 업무가 가능해 진다. 즉, 카카오톡에 계좌를 개설해서 예금을 할 수 있고, 계좌 이체도 가능해 진다. 특히 현금인출기를 통한 현금 인출이나 매장 결제도 가능하다. 지금은 충전한도가 50만원, 이체 한도가 10만원이라서 큰 파장은 없다. 그러나 워드스미스도 지금은 기자들에게 큰 위협은 아니다. 은행원들도 안도의 한숨을 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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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지급결제 서비스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이미 뛰어 든 분야다. 페이스북은 최근 유럽에서 전자화폐 취급기간으로 승인을 요청하고, 예금 보유, 지급, 송금, 환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페이팔(Paypal)의 데이비드 마커스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해서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에 나섰다.

구글 역시 영국을 시작으로 전자화폐 발행권한을  받아 놓고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제한적인 대출 서비스도 실시했다. 구글은 구글의 광고 서비스인 애드워즈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최대 10만 달러의 신용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자체 신용카드를 발행해서 미국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신용 금리는 미국에서 8.99%, 영국은 11.9%다. 국내 은행의 현금서비스 평균 이자가 21%인 것을 생각한다면 금리도 매력적이다.

아마존이 빠질리 없다. 아마존은 온라인 소매점주를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출 이자 비용은 13~19%선으로 구글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시중 은행에 비해서는 역시 낮은 편이다. 그 밖에 월마트 역시 직불 카드를 발매했다. 현금 보유고라면 누구도 부럽지 않은 애플 역시 모바일 결제 사업에 관심이 있음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애플이 만든 카드를 상상해 보자. 미니멀한 디자인과 지문인식 기능,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우리는 새로운 아이폰과 아이맥을 사기 위해 애플에게 ‘iMoney’라는 대출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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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8~34세가 원하는 대안 은행 – 소스 : Acccenture

이제 또 무서운 얘기를 해야겠다. 중국 이야기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는 지난해 머니마켓펀드를 판매했다. 무려 87조원어치나! 머니마켓펀드는 일종의 적금이다. 알리바바가 내세운 장점은 수익률이다. 일반 은행 정기예금 수익률에 비해 월등히 높은 5.25%의 금리를 내세웠다. 알리바바는 많은 예금을 바탕으로 전자화폐인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알리페이로 쇼핑하고, 택시비 결제가 가능하며, 식당 이용까지 가능하다. 물론 소액대출도 가능하다. 중국인들은 알리페이가 시중은행 동급의 활용성과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다. 경쟁사인 텐센트 역시 ‘텐페이’를 통해 쇼핑과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전자상거래와 전자금융에 있어 중국은 미국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편의성과 활용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중 은행들의 볼멘 소리와 항의에도 불구하고,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전자금융의 미래가 결국 IT 산업의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자사 제품의 99%를 전자상거래로 팔아치우는 ‘샤오미’나 기타 중국 제품들에게 중국의 발달한 전자금융 시스템은 큰 도움이 된다.  또 하나는 전자금융의 미래가 결국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헤게모니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물화폐의 유통이 약화될 수록 달러 중심의 기존 산업구조가 와해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IT업체들의 금융업 진출은 은행의 종말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거래가 주류가 된 최근 금융업에서 보안과 데이터 관리 측면에 있어 IT기업들의 노하우와 혁신은 시중 은행을 앞도한다. 또한 자신들이 가진 정보력을 바탕으로 투자까지 뛰어 든다면 투신사나 펀드매니저들의 종말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보고서도 속속 나오고 있다. 멀지 않아 은행은 어르신들의 사랑방이나 경로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은행 대기창구 앞에는 시대를 못 따라간 은행원들과 기자들이 연금을 타기 위해 줄을 선 모습까지 눈에 그려진다. 그 때도 부디 시원한 에어컨과 공짜 커피믹스는 계속 제공했으면 좋겠다. 잡지도 제공하고 말이다. 만약 잡지가 그 때도 남아 있다면 말이다.

 

김정철
레트로 제품을 사랑합니다. xanadu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