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내가 운영하던 유니타스브랜드 페이스북 팬 수는 1,000명이었다. 그리고 2년 후 2014년 6월, 그 수는 정확히 6만 5천 명으로 늘었다. 2년 만에 60배 이상 팬 수가 늘어나자 칭찬 듣는 횟수도 늘었고, 할 수 있는 일의 기회도 늘었다.

하지만 숫자는 허상일 뿐이다. 2시간 전 몇만 라이크가 달린 게시물을 올렸다 해도, 다음에 올린 글이 채 100 라이크를 넘기기 힘든 것이 내가 체험한 페이스북 운영의 현실이다. 재미있거나, 유익하거나, 감동적이거나, 그도 아니면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한 글을 올리지 않으면 사람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페이스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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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타스브랜드의 페이스북 ‘좋아요’ 수 추이, 약 1년 간 노하우가 쌓이자 2013년 말부터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났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그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기로. 라이크수를 늘리기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 집중했다. 사람들은 뭘 궁금해할까? 어떤 이야기에 감동하고 어떤 사람들을 닮고 싶어 할까? 지금 이 순간, 어떤 문제로 가장 고민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지나고 보니 2년이 되었지만, 햇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나의 글로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행복했다. 아,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은 오히려 내게 위로가 되었다. 내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오히려 댓글로 답해주었다. 내가 던진 이슈로 인해 욕을 먹을 때도 있었지만, 그 논쟁의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 더욱 많았다.

페이스북은 운영하면 안 된다.
교감해야 한다.
페이스북 글쓰기는 멋진 명문장이 필요한 게 아니다. 소통을 위한 도구로써 충실해야 한다. 다음의 “7가지 글쓰기 기술” 은 그런 의미에서 기술이 아니다. 특별한 제안도 아니다. 내가 6만 명의 사람들에게 던졌던 질문이자 소통의 경험이다.

 

1. 따옴표를 붙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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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온라인상에서 나누는 텍스트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일방적 설교가 아닌 ‘대화’를 나누고 싶어한다. 그래서 나는 풀어쓴 기사라 해도 꼭 따옴표를 붙여 사람의 얼굴과 함께 컨텐츠를 업데이트했다.
여기서 따옴표를 빼면 좋은 ‘교훈’이 된다. 하지만 따옴표를 넣는 순간 그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그 내용이지만 말이다.)

 

2. 물음표로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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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좋은 컨텐츠는 많다. 중요한 건 페이스북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불과 2, 3초 안에 그것이 읽을만한 내용인지, 아닌지를 판단해버린다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읽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그래서 나는 내용으로 이끄는 ‘질문’을 만들었다. 그 짧은 질문의 끝에 물음표를 달았다. 사람들은 궁금하면 500원을 내어서라도 답을 듣고 싶어한다.
‘천재를 만드는 시간관리 능력’이라는 글의 제목과 ‘천재들의 하루는 어떻게 달랐을까?” 라는 질문 중에서 당신이 더 클릭하고 싶은 쪽은 어디인가?
(페북에 소개하는 제목일 때 그렇다는 얘기다. 인사이트의 제목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인사이트는 멋지다.)

 

3. 소재로 공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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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타스브랜드가 다루는) ‘브랜드’란 어려운 주제이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 스튜디오, 모노노케 공주는 많은 이들이 아는 친숙한 소재이다. 브랜드를 말하기 위해 반드시 개론서를 꺼내 들 필요는 없다.
그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떻게 그런 독창적인 만화영화를 만들게 되었는지, 지브리 스튜디오의 만화 제작 방식은 무엇인지, 모노노케 공주가 던지는 메시지를 통해서도 ‘브랜드’를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고 싶은 ‘소재’가 아닌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소재’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이야기에서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4. 약속하고, 지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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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컨텐츠를 업데이트할 때 꼭 #(넘버링 기호)을 붙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일 또 이야기하겠다는 약속이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컨셉, 동일한 포맷으로 업데이트했다. 이 약속을 100일 이상 지키니 이 컨텐츠 하나가 ‘브랜드’가 되었다.
라이크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어느 순간 그들의 아침을 깨우는 일상의 약속이 되었다.

 

5. 나누고 싶은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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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개인의 페이스북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떤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지 친구들이 모두 본다.
그것은 페이스북이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동시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자기표현의 수단임을 말해준다.
그래서 내가 어떤 글을 공유하는지도 그만큼 중요해진다. 페이스북 컨텐츠는 ‘공유할만한’ 즉,  ‘나눌만한’ 것이어야 한다. 쉽게 말해서 자랑할 만한 것이어야 하고, 생각의 수준과 사람됨의 격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유는 라이크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6.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라, 단 유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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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지쳐있다.
사람들이 유머 사이트의 짤방에 열광하는 건 그만큼 자신의 삶에 지쳐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유머가 웃음으로만 끝난다면 허탈하다. 누군가에겐 가혹한 ‘영업정지’가 다른 누군가에겐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된다. 소통하는 방법을 꼭 심각한 글로 설명해야만 할 이유가 뭐가 있는가? 당신도 그런 글은 이미 많이 읽지 않았는가?

 

7. 때로는 말을 아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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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게시물은 무려 5만 명 가까운 사람이 라이크를 눌렀고, 1,275개의 댓글과 659명의 사람이 자신의 타임라인에 공유했으며,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
신뢰에 기반한 소통의 필요성을 단 한 장의 그림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말을 줄이고, 글을 아끼라. 대신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 속으로 들어갈 생각의 ‘꺼리’를 던져주라.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란 말도 글도 아닌, 찰나의 교감으로 완성된다고 믿는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이 그림의 주인공 김다영 작가는 페북을 통해 직접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따로 싣기도 했다.)
p.s. <유니타스브랜드>는 브랜드 전문지로 지난 7년간 36권의 책을 격월간으로 발행해왔다. 오직 ‘브랜드’라는 주제만을 다루고 정해진 꼭지 없이 한 권의 책이 모두 특집으로 꾸며진다. 위의 이야기는 <유니타스브랜드> 페이스북을 최근 퇴사 전까지 직접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느낀 바를 적어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