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phone

아마존은 6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그들의 첫 스마트폰인 파이어폰(Fire phone)을 공개했다. 우선, 외신과 국내 매체를 통해 보도된 파이어폰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부터 보자.

1) 예상보다 디바이스의 차별성이 떨어진다.
2) 가격이 싸지 않다.
3) 아마존 앱스토어에서 이용가능 한 앱이 부족하다.
4)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 기존의 메이저 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을 넘기 어렵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아마존에게 이런 상황은 낯설지 않다.

 

1. 아마존은 언제나 후발주자였다.

아마존이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기에는 파이어폰의 스펙과 가격에는 한계가 있다. 기술의 진화를 사업에 모두 담는다는 것은 원가 경쟁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리스크가 매우 높다. 아마존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분명 후발주자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아마존은 기존의 하드웨어 전문 기업들과는 직접적인 경쟁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창업 당시부터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 있어서 후발 주자였다. 아마존이 시작한 인터넷 서점도 비오프라인 도서유통 사업에서 보면 당시 몇몇의 경쟁자들이 있었다. 검색, 클라우드, 전자책, 앱스토어, 태블릿 등 아마존은 후발 주자가 사업에서 성공하는 법칙을 잘 알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고객중심주의를 실천하는 기업 미션을 가지고 있는 아마존의 스마트폰은 경쟁의 패러다임을 고객을 중심에 두고 고민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해 간다. 아마존은 e-커머스가 핵심 사업이자 미션이다. 그래서 아마존이 만드는 디바이스는 실물 상품(일반 상품)과 비실물 상품(콘텐츠, 서비스 등)을 모바일 기반의 모든 디바이스 라인업을 통해서 아주 간편하고 빠르게 지원하는데 핵심 역량을 집중한다. 디바이스 자체만을 개발하고 판매해서 수익을 달성하는 대부분의 경쟁자들과는 셈법이 다른 것이다. 이 부분을 이해해야 아마존의 디바이스 전략을 이해하는 첫 단추를 꿸 수 있다.

 

2. 아마존의 핵심 전략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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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리젠테이션에서 사용된 주요 단어와 문장을 통해서 아마존이 강조하는 파이어폰의 핵심 전략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Gorgeous”, “We seek to be renewal worthy.”, “Patience, persistence, and obsessive attention to detail.”, “Earn trust with customers.”, “How would it be different?”
그렇다. 제프 베조스는 아주 멋진, 새로운 가치, 인내심, 디테일, 집중, 고객, 차별화 등 파이어폰이 철학적으로 기술적으로 고객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결책을 끝없이 묻고 답했을 것이다.

파이어폰의 하드웨어 스펙은 고급형을 지향했다. 이미 경쟁자들의 만들어놓은 시장의 평균은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하드웨어 스펙을 살펴보면,

1) 자체 파이어 모바일 OS 사용,
2) 4.7인치 IPS LCD HD 디스플레이,
3) 퀄컴의 쿼드코어 2.2GHz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2GB 램 탑재
4) 테두리 프레임은 러버 재질,
5) 앞면과 뒷면에 고릴라 글라스3 강화유리 부착,
6) 인젝션 몰디드 방식으로 제작된 스틸 커넥터 부착,
7) 카메라는 1천300만 화소, 광학적 이미지 안정화(OIS) 메커니즘 적용 등

하지만, 외형적인 스펙을 더 높여서 무리하게 원가를 높이는 것은 지양했다. 향후에 가격 파괴 전략 관점에서 파이어폰의 라인업을 늘려 저가형 보급 모델 출시 가능성도 있다. 아마존은 파이어폰에 하드웨어보다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에 차별화 요소에 더 많이 투자했다. <다이나믹 퍼스펙티브(Dynamic Perspective)>는 파이어폰 인터페이스의 핵심이다. 전면 디스플레이에 4개의 센서가 부착돼 틸트와 오토스크롤, 회전으로 퀵 메뉴를 가져올 수 있다. 이 기능은 어떤 각도에서 스마트폰을 보든 3D 효과를 내는 듯 보이게 한다.

반딧불이를 로고로 형상화한 <파이어 플라이(Fire Fly)>는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아마존이 만든 20년간의 커머스 노하우가 집결된 서비스다. 이 기능은 문자•이미지•오디오를 광학적으로 인식해서 고유한 정보를 제공한다. QR, 바코드 등 디지털 정보뿐만 아니라 20만 개의 영화와 TV 프로그램, 3500만 개의 노래, 수천만 종의 책, DVD 등 생활 용품의 정보를 통해 각종 공유와 구매 과정으로 연결된다.

 

3. 아마존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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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소스 – www.forbes.com

아마존이 스마트폰에 대해 고민한 1순위 과제는 “과연 스마트폰이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있으며, 그들의 이용률을 높이는 핵심이 무엇인가?”라는 점이 이번 발표회의 가장 기초적인 흐름으로 작용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의 모든 디바이스 개발과 실제 서비스에서 본원적인 전략 방향으로 지속될 것이다. 아마존의 신사업은 ‘병렬과 직렬의 연결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가 따로 또 같이 연결되어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시장을 향해 불꽃(kindle)과 화염(fire)을 발사한다. 파이어폰 구입자는 1년간 연간 99달러(미국 기준)의 프라임 회원제가 기본 제공된다. 이미 이 금액을 세이브하고 수백 만 건의 전자책, 비디오, 오디오 콘텐츠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앱이 부족하다고 해도 매년 그 성장세는 가장 빠르고 SDK(Software Development Kit) 공개를 통해 개발자들이 아마존 앱스토어로 몰리도록 여러 인센티브를 가동시킬 것이다. 이는 전자책 킨들의 확장을 위해 <KDP 셀렉트(Select)> 모델을 보면 개념이 떠오를 것이다. 아마존은 매월 1백만 달러 이상을 킨들 전자책 스토어에 독점 공급하는 작가와 출판사에 해당 콘텐츠에 펀딩액을 분할 지급한다. 이를 통해 확보된 콘텐츠는 아마존 회원들에게 독점적으로 판매 또는 대여되면서 플랫폼의 힘을 강화시킨다. 실제 발표회 이후, 아마존은 스마트폰 생태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앱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최대 1만5000 달러의 아마존 코인을 지급키로 발표했다. 개발자 한 명당 최대 3개의 앱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지급받은 아마존코인은 아마존 내에서 실제 화폐처럼 유료 앱 결제시에 활용할 수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아마존 입장에서 앱 갯수를 늘리는 것과 양질의 독점 앱을 확보하고 서비스하기 위한 투자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4. 파이어폰은 전자상거래를 위한 최상의 고객 접점

종합해보면, 아마존의 파이어폰은 업의 본질인 e-커머스를 가장 말단에서 확장시켜갈 최상의 고객 접점이 될 것이다. 전화나 메시징 기능은 이미 필수다. 같은 레이어에서 애플이나 삼성 등 기존 강자들과 1:1 대결은 아마존이 애초에 원했던 방향은 아닐 것이다. 이 스마트폰은 모바일 쇼핑을 위한 금전 등록기와 같은 역할을 더 많이 할 수도 있다. 이는 아마존이 자사의 플랫폼에서 각종 실물 상품과 콘텐츠, IT 서비스를 끈끈하게 연결해서 고객을 락인(lock-in)하는 디바이스로 파이어폰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불특정다수가 아닌 특정 다수의 고객을 더 많이 끌어들이고, 다른 경쟁사로 이탈하지 않게 만드는 쪽으로 최상의 커머스&콘텐츠 전략에서 스마트폰은 1:1 접점 채널의 시작이자 마지막이 되는 디바이스다. 각종 IoT 제품과 서비스가 모바일 산업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기본적인 수요는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웨어러블 사업에서 아마존의 다음 수는 시장 환경에 맞게 아마존의 연구개발조직인 <Lab 126>에서 테스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파이어폰 프로젝트에서 알려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제프 베조스가 발표회 초대장에도 선보였고, 프리젠테이션때에도 책 한권을 직접 언급했다. 출간된 지 50년이 된 <Mr. Pine’s Purple House(소나무 씨 뭐하세요?)>라는 그림 동화책이다. 저마다 가진 개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표현하라고 격려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나오는 “똑같은 모습에 똑같은 색깔, 안 돼요 안 돼!”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제프 베조스가 파이이폰에 담은 철학은 결국 다른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하얀 집 오십 채가 한 줄로 이어진 길에 사는 소나무 씨가 자기 집을 찾기 위해 온통 보라색으로 집을 칠한 그 마음이 곧 제프 베조스의 마음이었다.

아마존의 기존 산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사업 룰을 송두리째 바꿔버린다. 그만큼 도전과 혁신을 치밀하게 말단에서 상단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전략 구조를 만들고 실행한다. 2007년 11월 전자책의 역사를 새로 쓴 ‘킨들’을 출시하면서 제프 베조스가 강조한 말이 있다. “킨들은 디바이스가 아닌 서비스다.”라는 말은 디바이스와 콘텐츠 산업을 바라보는 아마존의 핵심 철학을 극명하게 표현하는 문장이다. 이번 파이어폰 역시 디바이스가 아닌 서비스라는 문장이 그대로 적용된다. 아마존의 다양한 콘텐츠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파이어폰과 연결되고, 파이어폰은 다시 각종 앱들과 연결된다. 이는 곧 고객과 연결되고 고객은 또다른 고객과 연결된다. 아마존의 고객들은 스스로 원하거나 추천받은 상품과 서비스의 모든 것을 아마존의 플랫폼 안에서 이용하면 된다. 결국 아마존이 만들어 가는 지향점은 ‘라이프 플랫폼’이라고 본다.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찾아주고 구입할 수 있는 간결하고 최적화된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진화시킬 것이다. 글로벌 메이저 경쟁사들이 아마존을 껄끄러운 상대로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약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전천후 ‘멀티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5. 앞으로 스마트폰은 콘텐츠 경쟁으로 갈 것이다.

이제 아마존을 필두로 스마트폰 시장이 하드웨어에서 콘텐츠 경쟁으로 넘어갔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즐기고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파이어폰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스마트폰이 아니다. 전화와 앱이 돌아가는 아마존 전용 스마트 쇼핑 디바이스다. 사람은 쇼핑의 동물이다. 매일 무언가를 필요로 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비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판매하는 아마존은 가장 거대하고 간편한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개인화 추천, 원클릭(One click), 클라우드(Cloud) 등 간편하고 지속적인 서비스를 통해 기존 고객을 놓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매일 다수의 사람들은 더 좋은 혜택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고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 가입한다. 즉, 매출과 이익을 견인하고 있는 매니아(Mania) 고객이 되고 있다. 2천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프라임 회원수는 이번 파이어폰을 통해 AT&T라는 강력한 파트너 채널을 확보하게 되었다. 킨들과 킨들파이어 라인업처럼 파이어폰도 디바이스 노마진 전략을 통해 콘텐츠를 통한 수익력 증대에 주력할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경쟁자들은 혼동의 시기에 접어들 것이다. 커머스 외에 각종 사업을 통해 거둬들이는 매출액이 든든한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으로 파이어폰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아마존의 다음 카드는 더욱 강력할 것이다.

더불어, 스마트폰 업체인 블랙베리와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휴도 아마존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진영을 갖추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파이어폰은 7월 25일 정식 발매 전까지 사전 주문을 받고 있다. 이 주문량과 출시 후 1년 동안의 재무성과를 반영한 성적표는 매우 중요하다. 아마존은 이미 디바이스와 콘텐츠 시장에서 기초 체력을 많이 다져놓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흐름이 다르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성도 높은 프라임 회원을 중심으로 아마존이 글로벌 시장으로 공격적인 진출과 행보를 동시에 펼친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실행시킬 것이다. 최근 1~2년 사이 아마존은 앱스토어 서비스의 글로벌화에 주력했고, 로컬의 여러 유통 파트너사와도 전략적 제휴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아마존의 사업 전략은 ‘Get Big Fast’로 정리된다. 아마존 특유의 리더십 원칙은 내부의 힘이 외부의 고객과 연결되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간다. 글로벌 고객들은 회원 가입 후에 마음껏 아마존의 생태계를 즐기면 된다.

 

6. 아마존의 다음 행보는?

Amazon.com Illustrations Ahead Of Earnings

아시아에서 파이어폰은 일본과 중국에서 먼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역 기반 고객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고 콘텐츠와 앱스토어 서비스의 활동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아마존은 현재 한국에서 AWS(Amazon Web Services) 부문만 운영중이지만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모바일과 디지털 산업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측면에서 이제 한국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다수의 커머스(월마트. 반스앤노블, 알리바바 등) 및 IT(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아마존이 걸어온 길은 늘 평탄하지 못했다. 도전과 좌절을 연속하면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은 커머스 중심에서 IT 영역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고 강력하게 확장시키고 있다. 이는 매출액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태블릿PC(Kindle Fire)에 이어 셋탑박스형 TV(Fire TV)와 스마트폰까지 디바이스 라인업을 구축한 아마존의 다음 행보는 어디로 갈 것인가? 결국 문제 해결은 다시 콘텐츠로 돌아와서 더욱 강력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것이다. 책, 음악, 비디오 등 손을 대지 않은 분야가 없는 아마존의 다음 행보는 교육 서비스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위스퍼캐스트(Whispercast)를 통해 킨들 플랫폼과 초중등 교육을 접목시키고 있다. 이를 더욱 체계적이고 확장성을 키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싶다. 아마존이 만든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은 이제 시작되었다. 모든 시장의 평가는 소비자(고객)의 몫이다. 아마존의 끝없는 도전은 다시 시작되었다. 고객최우선주의를 향한 아마존의 강한 집념과 사업 실행력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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