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에 화려하게 등장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전기 드론 택시 ‘이항(Ehang)’이 사기 계약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는 하루 만에 3분의 1토막 났다.

글로벌 투자 정보 리서치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은 기술력과 생산 설비가 전무한 주가 상승과 투자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가짜 계약서와 수익원을 조작한 정교하게 설계된 사기 기업이라며 33페이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항은 2019년 12월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올해 첫 거래일 21달러였던 주가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우주탐사 상장지수펀드(ETF)에 이항을 포함한다는 기대감에 125달러까지 급등했다. 울프팩리서치 보고서 공개 직후 폭락하기 시작한 주가는 현재 40달러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울프팩리서치 보고서에는 광저우 이항 본사와 5천억원대 드론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는 쿤샹(Kunxiang) 소재지를 직접 방문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항 본사는 제대로 된 연구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가내 수공업 수준의 열악한 생산 시설과 경비원 한 명만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천억원대 드론 구입 계약을 맺었다는 쿤샹은 계약 체결 9일 전 설립된 자본금 1천만 위안(약 17억원)에 불과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다. 쿤샹 홈페이지에 등록된 주소지 세 곳의 정체도 황당하다. 한 곳은 전혀 무관한 호텔이고 다른 한 곳의 소재지는 11층 건물에 13층으로 등록돼 있다. 마지막 한 곳은 직원 한 명이 근무하는 작은 사무실이 전부였다.

이항의 미국, 중국,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비행 승인을 받았다는 주장도 상당수 거짓으로 확인됐다. 미국, 캐나다, 유럽 항공 규제 기관에 확인 결과 지정 고도, 지정 시간, 지정 지역에서 비행 시험 허가일 뿐 승객 운송, 상업 운용과 전혀 무관하다. 영어 소개 및 보도자료에는 중국 항공 총국(CAAC)로부터 ‘세계 최초 승객 운송 상업 승인’을 받았다고 기재돼 있는데 중국어 소개에는 ‘상업적, 승객’ 내용이 쏙 빠져 있다.

울프팩리서치의 이번 보고서에 별다른 대응이 없는 이항. 제2의 테라노스, 니콜라 모터스 사태로 확대될 조짐이다. 최근 급등하는 주가에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앞다퉈 주식을 사들인 만큼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급성장한 테크 기업의 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