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할 줄 아세요?”

고객 응대 불합리함을 호소하기 위해 상급 매니저와 대화를 요청한 고객에게 애플 가로수길 직원이 한 말이다. 상급 매니저는 미국인이고 영어로 소통해야 한다는 ‘고객 무시’ 논란에 휩싸인 애플코리아가 여의도에 오프라인 매장 ‘애플 여의도’를 연내 오픈한다. 2018년 1월28일 문을 연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애플스토어다.

| 국내 1호 애플스토어 ‘애플 가로수길’

애플 가로수길

애플 가로수길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핵심은 지니어스다. 애플 기기, 서비스를 쓰는 국내 사용자가 애플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거다. 외주 공인 센터가 아닌 애플 전문가 지니어스를 통해 질 높은 고객 응대를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는 문제 발생 시 온라인 채팅, 전화, 이메일 또는 직접 매장을 방문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 애플 홈페이지에는 애플 가로수실 오픈에 맞춰 ‘Apple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 페이지가 생겼다. 지니어스바를 이용하는 첫 관문인데 소프트웨어 문제의 경우 채팅, 전화, 이메일로 지원하고 하드웨어는 매장 방문을 권장한다. 하드웨어 지원 페이지로 이동하면 현재 사용 중인 애플 기기 목록이 표시되고 수리가 필요한 제품과 이상 증상을 선택하면 방문 가능한 날짜와 시간 목록이 나온다.

| 애플스토어는 체험과 수리 등 애플 기기, 서비스 사용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장소다. 적어도 미국, 일본 같은 다른 나라에서는 말이다.

애플 가로수길이 들어서면서 시작된 애플케어+ 서비스도 변화 중 하나다. 애플케어+는 서비스 및 지원 보증 기간이 최대 2년까지 연장되는 유상 프로그램이다. 제품과 배터리, 포함된 액세서리 등의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고객 과실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최대 2건에 대해 저렴한 비용의 수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화면 손상 4만원, 기타 손상 12만원의 본인 부담금을 내면 된다. 아이폰12 프로 기준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은 36만3천원이다.

불량일 경우 ‘묻지 마 14일’ 반품 등 애플 가로수길은 그동안 마땅히 누려야 할 국내 애플 기기, 서비스 지원 수준을 나름 정상화하는 역할을 했다 평가할 수 있다.

한국에서 한국인 상대하는데 영어로?

“영어 할 줄 아세요?”라며 고객을 무시하는 듯한 애플 가로수길 직원의 발언은 애플스토어 순기능에 찬물을 끼얹는 꼴사나운 행태다. ‘빅서 게이트’라 붙여진 애플의 이번 고객 응대는 구형 맥북프로에 새로운 OS ‘빅서’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11월26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빅서게이트, 사람 바보 취급하는 애플 코리아’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직접 겪은 황당한 사건이라며 애플 가로수길 직원과의 일화를 만화로 재구성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 네티즌 A씨가 재구성한 ‘빅서 게이트’의 일부(출처=커뮤니티)

A씨는 자신이 맥북프로 래티나 2014년형을 사용 중이고, 안내 문구에 따라 11월18일 새 맥 운영체제 빅서를 업데이트했으나 부팅이 되지 않는 등 일명 ‘벽돌’ 상태가 됐다고 적었다. 수리를 위해 애플 가로수길을 방문한 A씨에게 엔지니어는 “운영체제 문제가 아닌 메인보드 문제다”, “이미 있었던 문제가 빅서 업데이트 이후 발생할 수 있다”라는 식의 구형 제품이라 발생될 수 있는 수리를 원할 경우 비용이 발생한다며 고객의 잘못을 부각하는 듯한 응대를 했다고 부연했다.

| 네티즌 A씨가 재구성한 ‘빅서 게이트’의 일부(출처=커뮤니티)

이후 A씨는 빅서 업데이트시 2014년 맥북프로 모델에서 자신과 동일 증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공지를 확인했다. A씨는 다시 애플 가로길을 찾아 다른 엔지니어를 만났으나, “그건 루머다” 등의 답변을 받았다. 해당 엔지니어는 상급 매니저를 불러 달라 요청한 A씨에게 “오늘 근무하는 매니저는 미국인이다. 영어 할 줄 아시냐”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통역 지원은 사치인 걸까?

이후 다시 찾은 애플 가로수길에서 A씨는 한국인 매니저를 만났다. 한국인 매니저의 응대는 더욱 가관이다. “OS 업데이트는 고객의 선택이고 강제한 적이 없다”, “빅서 업데이트로 인한 고장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라며 무상 수리는 불가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심지어 “입장 바꿔 생각하면 어떨 것 같냐”라는 A씨 질문에 “구형 기기를 사용한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가중됐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빅서 게이트’ 논란에 애플코리아는 임시 대응법을 홈페이지에 게시했을 뿐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애플 여의도 오픈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영어 할 줄 모르는데 입장 가능한가요?”, “외국인 전용인 듯 카지노처럼요”, “토익 성적 몇 점이어야 입장 가능할까요?”, “토익스피킹 8등급은 되어야 입장 가능할 듯” 등 냉소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애플 가로수길 공용어는 영어?
얼리어답터 뉴스에디터
얼리어답터 뉴스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