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차량 내부 스위치, 버튼을 최소화하고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파격적인 설계로 자동차를 최첨단 기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SF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기술을 현실 세계로 꺼집어낸 테슬라식 디자인에 신기하고 편리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잦은 고장, 오류로 적지 않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디스플레이 터치 불량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터치 반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한 ‘내장형 멀티미디어 카드(eMMC)’는 오래전부터 말썽이었다. 테슬라 차주들은 꾸준히 이 문제를 지적했으나 테슬라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사용자 불만이 지속되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올 초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몇 달 후 테슬라는 입장을 바꿨다.
질질 끌다 당국 나서니 뒤늦게 인정한 테슬라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릭>은 11월9일(현지시간) 테슬라 차주들의 수년간 항의 끝에 테슬라가 불량 부품 사용을 인정하고 보증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며 문제 징후가 있는 모델S, 모델X 소유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2018년 3월 이전 생산된 일부 모델S, 모델X 차량의 미디어 제어 장치에 내장된 8GB 멀티미디어 카드 보증 기간을 연장합니다. 이 부품은 장기간 사용 시 마모로 오작동할 수 있습니다. 간헐적으로 화면이 꺼지거나 메모리 카드 성능 저하 경고 메시지가 표시될 수 있고 이 경우 서비스 센터에 문의해야 합니다. 이는 차량 주행 및 제어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관련한 사고, 부상은 확인된 바 없습니다.”라고 알렸다.
보증 연장 대상은 2018년 3월 이전 생산된 주행 거리 10만 마일(약 16만 킬로미터) 이하 모델S, 모델X 차량이다. 차량 인도 시점부터 8년으로 보증 기간이 연장된다.
테슬라는 2018년 이후 생산된 차량은 문제 없는 부품을 사용했지만 이전 모델 소유자는 문제가 생기면 자비로 수리를 했다. 수년 동안 문제 제기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테슬라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공식 조사에 착수하자 어쩔 수 없이 실수를 인정했다는 점이 아쉽다. 부끄러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