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애플 광고를 검색해서 찾아본다. 15초 광고도 보기 싫어 스킵하는 마당에 광고를 찾아본다니, 웃길 만도 하다. 물론 앱등이라서 그런 건 아니다. 순수한 의미로 ‘재미있어서’다. 영상미, BGM, 스토리라인이 어우러진 애플 광고 영상은 여느 영화만큼이나 높은 오락적 즐거움을 주거든. 보다 보면 2~3분이 순삭이다. 웬만한 스낵컬쳐보다 광고 한 편이 더 낫다고나 할까. 애플이 괜히 광고장인 소리를 듣는 게 아니다.

때마침 레이디 가가와 애플의 컬래버레이션 광고도 공개됐겠다, 인상적인 광고 몇 편을 모아봤다. 출퇴근 길 대중교통에서 이 글을 읽거든 과자 먹듯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보도록 하자. 진짜 어중간한 스낵컬쳐보다는 재밌다니까?


https://youtu.be/T-fXzUsPZtM

Privacy on iPhone — Inside Joke —
가볍게 웃으면서 시작해 보자. 웃음은 전파력이 강하다. 이 영상을 보다 보면 입꼬리가 씰룩쌜룩 올라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다.

광고 속 여성은 아이폰 XR을 들고 있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받으며 미친 듯 웃는다. 막바지에는 거의 숨넘어갈 지경이다. 뭐가 그렇게 즐거울까. 이런 생각이 들 때쯤 애플은 말한다. 다른 이들은 알 필요 없다고. 여러모로 애플의 철저한 개인정보 보안을 참신하게 어필하는 광고가 아닌가 싶다.


https://youtu.be/oXaB6gULBf8

Shot on iPhone 11 Pro — Lady Gaga —
Shot on iPhone 콘셉트로 단편 영화, 미디어 아트 등 이것저것 찍어서 광고로 내보내던 애플이 급기야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

주인공은 오랜만에 돌아온 팝스타 ‘레이디 가가’다. 가가의 신곡 ‘Stupid Love’의 뮤직비디오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폰 11 프로로 촬영됐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여러 번 놀라게 되는데… 아쉽게도 아이폰 11 프로 카메라 뛰어난 품질 때문만은 아니다. 화질보다 놀라운 건 역시나 충격적인 가가의 콘셉트.


iPhone 5 — Music Everyday —
애플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며 간접적으로 홍보한 광고물이다. Music Everyday와 Photos everyday, 두 편이 제작됐다.

‘감성적 소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애플 마니아뿐만 아니라 광고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애플 광고’ 하면 여전히 회자되는 영상 중 하나. 특히 감미로운 선율의 BGM이 인상적이다. <500일의 썸머>, <라이프 오브 파이> 등의 영화음악을 만든 롭 시몬센(Rob simonsen)이 작곡을 맡았다. 애플 찐팬으로 유명한 분인데, 애플을 위해 광고음악 두 곡에 영혼을 갈아 넣은 듯하다. 그만큼 아름답다.


https://youtu.be/llZys3xg6sU

iPad Pro 10.5 — What’s a Computer —
태블릿이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갑론을박이다. 2018년에도 그랬다. ‘태블릿은 Next PC인가 Post PC인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애플이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광고에선 어린 주인공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이패드 프로 10.5가 그 중심에 있다. 아이패드에 무언가 열심히 적는 주인공을 보며 이웃은 묻는다. “너 컴퓨터로 뭐하니?”, 대답은 “컴퓨터가 뭔데요?”다. 아이패드로 완전히 대체되어, 컴퓨터가 뭔지 모르는 미래의 아이들을 그린 듯하다. 당시엔 “태블릿의 생산성을 과대 포장했다”며 뭇매를 맞았다. 2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iPhone 7 + AirPods — Stroll —
팀쿡 체제가 무르익으며 애플의 광고 성향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감성’적인 이미지와 BGM 중심에서 ‘감각’적인 이미지와 BGM 중심으로 차차 색을 바꿨다. 이쯤부터 영상과 음악이 완벽하게 합이 맞는 재미도 느껴졌다.

대표적인 광고는 아마도 에어팟이 아닐까 싶다. 첫 공개 이후 콩나물 디자인으로 조롱받던 에어팟은 이 광고 하나로 이미지 회복에 성공했다. 도대체 어떤 광고길래 그러느냐고? 흑백 화면 속 돋보이는 새하얀 에어팟, 격동적인 춤사위에도 빠지지 않는 안정성, 아이폰과의 재빠른 연결성, 리드미컬한 영상과 음악의 조화,’ 차라리 마법에 가깝다’는 카피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이유혁
도전하는 사람들과 도전적인 아이템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