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 경쟁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번지는 모양새다. 조그만 스마트폰 폼팩터로는 디지털 카메라를 따라갈 수 없으니 온갖 보정 기술로 너도나도 그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외친다. 렌즈 개수로 경쟁하던 제조사들이 이제는 보정 기술로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S20 울트라(Galaxy S20 Ultra)로 승부수를 던졌다. 소문대로 무려 100배 줌을 구현한 제품이다. 이른바 스페이스 줌, 비결은 폴디드(Folded) 방식에 있다.


@삼성전기 홈페이지

고배율 광학 줌을 구현하기 위해선 렌즈와 이미지 센서와의 거리, 그러니까 초점거리가 길어야 한다. 렌즈를 배열할 때 간격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두께다. 기존처럼 여러 렌즈를 세로로 겹겹이 배치하고, 렌즈 간격까지 넓혀서 욱여넣다 보면 스마트폰 두께가 한없이 늘어나게 된다.

제조사들은 가로 모듈에서 답을 찾았다. 렌즈를 가로로 겹겹이 배치하고, 그 끝에 프리즘을 넣었다. 프리즘을 통해 빛이 가로로 꺾여 이미지 센서로 들어오도록 했다. 갤럭시 S20 울트라의 카메라 인덕션 면적이 넓은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폴디드 방식의 원리는 여기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기 유튜브 채널

현재 폴디드 방식의 광학 줌은 5배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배 광학 줌은 현재로썬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 삼성전자는 10배 하이브리드 광학 줌으로 화질 저하 없이 줌 촬영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아마도 폴디드 방식의 5배 광학 줌에 디지털 줌을 섞어서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벌어지는 100배 줌은 순전히 디지털의 몫이다.

그리고 이 지점부터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미지를 단순히 잘라서 확대하는 게 디지털 줌이고, 화질 저하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화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채워넣기 시작했다.

구글의 수퍼 레즈 줌(Super Res Zoom)도 이런 소프트웨어 기술 중 하나다. 수퍼 레즈 줌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합성하고 보정해 고해상 사진을 구현해 주는 기술이다.


1억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가 있다고는 하나, 100배줌이라면 화질 저하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구글의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픽셀 시리즈로 스마트폰 카메라의 장인으로 소문난 구글이지 않나. 구글의 보정 기술이 어디까지 적용된지는 알 길이 없지만, 장인의 손을 빌렸다는 것만으로도 갤럭시 S20 울트라는 최소한 이름값은 하지 않을까.


어쨌거나 삼성은 폴디드 카메라와 보정 기술, 여기에 구글의 힘까지 더해 승부수를 던졌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소비자를 매혹할 만큼 준수한 화질을 보여줄까’라는 것이다. 우리는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파격에 주목해야 할 게 아니라, ‘사진으로 남길 가치가 있으냐’에 주목해야 한다. 콩알만 한 피사체를 당겨서 보는 건 한두 번 즐기다 질릴 유흥 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사진으로 찍어서 남길 가치가 있을 때 100배줌의 의미는 커지는 거다.


이 부분만 보장된다면 100배 줌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저 멀리서 좋아하는 가수나 스포츠 선수의 활동 모습을 촬영해 간직하고, 활공하는 새 한 마리를 포착해 그럴싸한 사진 한 장을 남기고. 고배율 디지털 카메라만으로 할 수 있던 것을 마침내 스마트폰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100배 줌이 준수한 화질만 보장한다면 말이다.

삼성전자는 과연 그 어려운 걸 해냈을까. 당신이 갤럭시 S20 울트라를 구매 리스트에 올려놓았다면, 이 부분을 유심히 따져볼 일이다.

그래도 대단한 건 사실.
이유혁
도전하는 사람들과 도전적인 아이템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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