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충전 강박증이 있습니다. 아이폰 배터리 잔량이 80% 아래로 내려가는 꼴을 볼 수가 없죠. 보조배터리와 충전어댑터, 라이트닝 케이블은 항상 휴대하고 다닙니다. 가방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일까 하고 이 잡템들을 집에 놓고 다니면 이상하게 불안하기도 하죠. 게다가 요즘엔 에어팟도 충전해야 되지, 애플워치도 충전해야 되지, 애플워치는 전용 커넥터가 있어야 하는데 혹시라도 예정에 없던 외박을 하는 날이면 애플워치를 충전할 수가 없으니 심장이 빨라지고 불안감이 증폭되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유약한 저의 모습…

이런 저와 같은 배터리 불안장애 앱등이를 위한 올인원 보조배터리 겸 충전기가 있습니다. 에어 알리(Air Ally)라는 제품인데요. 무선충전을 지원하고 동시에 애플워치를 충전할 수 있으며 심지어 에어팟을 꽂을 수 있는 슬롯도 들어있는 보조배터리 겸 충전기죠.

왠지 뚜껑을 열면 칫솔와 치약이 나올 것 같은 비주얼인 것 같으면서도 둥글둥글 매끈한 자태가 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유광 표면의 플라스틱에 곡선이 많은 디자인이라 손에 기분 좋게 싹 감겨옵니다. 플라스틱이라서 흠집에 약해보이긴 하네요. 사이즈는 175 x 62 x 26mm에 무게는 250g으로, 기능에 비해서는 그렇게 많이 무겁진 않은 느낌입니다. 패키지의 구성품으로는 60W를 지원하는 1m 길이의 튼튼한 C to C 케이블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에어 알리의 용량은 10,000mAh입니다. 보조배터리로는 이 정도의 용량이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더 작으면 불안하고 더 많으면 무거우니까요. 케이블을 꽂을 단자는 달랑 하나, 출력과 입력을 함께 책임지는 USB-PD C타입 포트입니다. 입력은 USB-C PD 최대 20W로, 이 보조배터리 자체도 완충에 한 시간 반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최대 출력은 PD 18W로 급속 충전을 지원해서 배터리 용량 많은 아이패드도 무난하게 충전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케이블은 이 녀석을 사용했습니다.

에어팟 1, 2세대 전용 충전 슬롯입니다. 자석으로 붙는 캡을 열어 에어팟 케이스를 꽂아준 뒤 다시 닫으면 됩니다. 쏙 들어가서 부드럽게 커넥터에 꽂힐 때의 그 느낌이 좋습니다. 그런데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다보면 캡이 저절로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가운데 부분을 통한 무선 충전은 10W 출력을 지원합니다. 아이폰은 7.5W인 거 다 아시죠? 로고가 새겨진 실리콘이 감겨 있는 덕분에 스마트폰이 미끄러지지 않는 기본 디테일도 갖췄습니다. 아이폰과 에어팟, 애플워치를 동시에 충전했을 때 완충에는 3시간 정도 걸립니다. 나쁘지 않네요.

제 책상에는 각종 충전 케이블이 문어발처럼 널려 있는데, 에어 알리는 케이블의 일원화에도 지대한 공을 쌓아줍니다. 플러그에 에어 알리를 항시 대기 시켜놓고, 충전 독(dock)으로 사용하는 거죠. 일종의 사과 쉼터인 셈입니다. 그러다 밖에 나갈 때는 에어 알리만 쏙 떼어 가방에 넣으면 야외에서도 마음 든든하게 배터리 걱정을 확 줄일 수 있고요.

다만 이제 에어팟 프로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저에게 오리지널 에어팟만 지원하는 전용 충전 슬롯은 못내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에어팟 프로는 무선 충전을 할 수 있으니 아이폰과 번갈아가며 충전 패드에 올려 놓음으로써 큰 문제는 없지만요.

에어 알리는 지난 여름 이미 해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었는데요. 이제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펀딩 최소 참여 금액은 9만9천원입니다. 이동할 일이 잦고 야외에서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특히 애플 유저라면 하나쯤 구비해놓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