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원 넘는 유튜브 머신, 백만원짜리 쟁반, 있어도 잘 안 쓰고 없으면 뭔가 아쉬운 아이패드가 이제 쓸만한 미니 노트북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아이패드OS 13.1(iPadOS 13.1)이 9월 25일부터 정식으로 업데이트되면서 드디어 랩탑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저는 오히려 새로운 아이폰을 봤던 때보다 더 반가운 마음으로 아이패드OS를 업데이트했습니다.

더 확실한 랩탑 흉내를 낼 수 있는 아이패드, 얼마나 좋아졌는지 제대로 알려면 업무에 활용해봐야겠죠? 근처 카페에 맥북 대신 아이패드를 들고 갔습니다. 이 여유로움을 즐기며 아이패드와 함께 일하는 멋진 직장인의 모습이 곧 저라는 생각을 하니 이것 참 설레는군요.

우선 iOS13에서의 그것처럼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다크모드입니다.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진한 블랙을 잘 표현하는 아이패드의 LCD 디스플레이에 어두운 배경이 진득하게 깔리며 눈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특히 밤에 누워서 뒹굴며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보기에 더 좋아졌죠. 아이콘 배치도 전보다 더 밀집해있는 것과, 위젯도 기본 화면 왼쪽에 함께 놓을 수 있는 점도 편의성을 더 높여주는 부분입니다. 이제야 이 큰 화면을 제대로 활용하는 느낌이네요. 얼마나 이 날을 기다려왔던가…

이번 아이패드 OS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액세서리와 외장 메모리 연결을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확 바뀐 ‘파일’ 앱의 폴더 구조를 기반으로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에 들어있는 파일에 액세스는 물론 저장도 가능하죠.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USB-C 허브인데요.

환골탈태한 아이패드와 함께 제가 사용한 허브는 벨킨(Belkin)의 USB-C 멀티미디어 허브입니다. 애플이 인정한 액세서리 장인 벨킨이 만든 이 USB-C 멀티미디어 허브는 USB-C PD 단자, USB 3.0 단자 2개, 그리고 SD카드 단자와 4K 30Hz 화면 출력을 지원하는 HDMI, 1GB 이더넷 단자까지 자주 사용하는 것들이 충실히 담긴 허브인데요. 최대 60W 출력으로 충전도 빵빵하게 할 수 있고 5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해 아이패드에는 물론 맥북 같이 USB-C 포트를 탑재한 랩탑에 꽂아서 쓰기에도 쾌적하죠.

자 일단 카페에 왔으니 커피 한 잔을 호로록 즐기며 유튜브부터 쭉 봅니다. 노는 게 아닙니다. 최근 업계에서는 어떤 제품이 이슈인지, 리뷰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죠. 그거 보기 전에 러블리즈 영상이 추천 섹션에 떠 있길래 잠깐 본 것일 뿐입니다.

이 텐션을 유지하기 위해 게임도 한 판 합니다. 엑스박스 원 게임패드를 챙겨오길 잘했어요. 작정하고 간 거 아니냐구요? 무슨 말씀. 이것도 엄연히 아이패드OS의 신기능을 체험하기 위한 업무의 일부입니다. 이제 아이패드에 PS4 듀얼쇼크나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거든요. 딜레이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게임할 맛 나네요!

뭐지, 벌써 두 시간이 훌쩍 지났군요. 쩝. 이제 진짜 일을 해봅니다. 자! 마우스부터 연결할까요. 블루투스 마우스도 이제 아이패드에 곧바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도 되고 동글을 가진 마우스도 됩니다. 포인터가 화살표가 아닌 게 못내 아쉽지만 마우스로 아이패드를 조작하다니 감동의 연속입니다. 무빙도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이제 타이핑을 하다 힘들게 팔을 들어 화면을 터치할 필요가 없죠. 마우스로 쓱쓱 클릭 클릭, 휠 스크롤도 드르륵 드르륵! 더블클릭이나 우클릭이 없는 게 이상하지만 뭐 괜찮습니다. 블루투스 마우스를 쓸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이렇게 귀여운 마우스가 가능하다는 게 더 중요하죠. 웹서핑에 한층 속도가 붙습니다. 그리고 이제 사파리에서 파일 다운로드가 가능해졌고 이는 ‘파일’앱과 연동된다는 점도 포인트입니다.

멀티태스킹도 한층 발전했습니다. 사이드오버 안에서 다른 애플리케이션 전환이 가능해졌고, 스플릿뷰로는 같은 앱을 양쪽에 배치하는 것도 할 수 있죠. 메모 앱을 양쪽에 띄우고 러프한 아이디어를 보며 더 디테일하게 풀어쓰는 등의 작업을 할 때 유용합니다.

디카에 쓰던 SD 카드를 허브에 꽂아서 아이패드의 파일 앱에서 가져와 보정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사진 앱의 보정 인터페이스도 한층 정돈됐고 덤으로 영상도 사진 앱을 통해 좀 더 세밀하게 편집이 가능해졌죠. 영상을 마치 사진 보정하듯이 밝기와 톤 조절을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편집하기 전 간단한 워밍업 정도의 작업을 하기 딱이네요. 허브를 통해 연결한 외장하드에 곧바로 저장해주면 깔끔!

이제 글을 좀 써볼까요. 에디팅 작업에서 가장 유용했던 건 제스처 기능이었습니다. 두 번 터치해서 단어 선택, 세 번 터치해서 문장 선택, 네 번 터치해서 문단 선택이 됩니다. 이건 마우스 클릭으로도 똑같이 가능하고요. 선택한 영역은 손가락 세 개로 오므리면 복사가 되고 다시 펼치며 문지르면 붙여넣기가 되는데요. 물론 키보드로 사용하는 커맨드 단축키 조합도 좋은데, 이 제스처 기능은 손으로 자꾸 작업하고 싶은 손맛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이패드OS를 사용해보니 기존 아이패드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우스 우클릭이 되지 않아서 그런지 맥북처럼 완벽한 컴퓨터 사용성에는 2% 부족했지만 태블릿으로서의 활용성을 이제 200% 발휘하는 것 같았죠. 이 정도면 아이패드치고 아주 훌륭합니다. 기존 아이패드의 컴퓨터 대체 전투력이 50%였다면, 이번 아이패드OS 업데이트 이후에는 85% 정도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제 아이패드로 카페 여행을 더 많이 다녀도 든든할 것 같아요.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