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보셨다시피 얼리어답터에서 각종 리뷰와 뉴스 등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는 저의 전공은 사실 시각디자인입니다. 삶에 치여 흘러다니다 보니 디자인은 뒤로 하고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제 안에는 아직 디자이너의 혼이 남아 있죠. 벤큐에서 저와 같은 고급 디자인 작업자를 위해 출시한 모니터를 보는 순간 제 안의 디자이너 피가 다시금 끓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주 랩탑인 맥북 12인치(2015년형) 그리고 벤큐 PD3220U와 함께 업무를 진행해봤습니다.

베젤은 좁을 수록 좋습니다

잠깐, 그 전에 저만의 성스러운 사전 업무의식을 진행합니다. 기독교인이 십자가를 들여놓듯, 불교인이 염주를 착용하듯, 저는 러블리즈 유지애님의 사진을 모니터에 붙입니다. 사랑의 기운이 충만한 가운데 업무 효율과 집중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죠. 벤큐 PD3220U의 베젤은 깔끔하고 폭이 좁아서 화면과 사진에 모두 집중이 잘 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간편함

모니터를 랩탑에 연결합니다. 벤큐 PD3220U에 전원을 공급해주고 USB-C 썬더볼트 3 케이블 하나를 맥북에 꽂아주니 화면 출력은 물론 맥북의 배터리 충전까지 하나로 진행됩니다. 이런 걸 전문 용어로 ‘헐 대박’이라고 하죠. 단자라고는 꼴랑 USB-C 하나가 전부인 저의 맥북에 이제 돈벌레처럼 거추장스럽게 생긴 허브를 물리지 않아도 됩니다. 깔끔해진 저의 맥북을 보세요. 오호라 벌써부터 모니터에 대한 만족도가 급격히 상승하는군요?

포케이 오케이

32인치의 4K 모니터. 책상 위에서 저에게 쏟아지는 듯 거대하게 다가오는 이 느낌과 몰입감 그리고 쨍한 선예도가 그저 감동입니다. 그렇지만 32인치에 4K 해상도를 그대로 출력하니 글을 주로 쓰는 저에게는 글씨가 너무 작게 느껴졌습니다. 저에게도 노안이 오는 걸까요? 슬프지만 전체적으로 글씨를 조금 더 키워서 사용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쨍한 느낌은 그대로네요. 이제 전 집에 있는 FHD 모니터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넓넓익선

제 작업 환경은 사실상 인터넷 창 하나와 에버노트 하나만 있으면 끝납니다. 그러나 모니터는 넓으면 넓을수록 좋습니다. 인터넷 창과 에버노트 그리고 파인더 창, 메일 앱, 메신저, 카카오톡,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바탕 화면의 넉넉한 빈 공간이 제 마음까지 넉넉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쾌적함이죠.

맥북아 힘내 너는 이 모니터를 감당해야만 해

제 맥북의 성능이 워낙 후달려서 마우스 움직이는 것조차 버벅인다는 게 한입니다. 마치 에이밍 중요한 FPS 게임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프레임이 드랍된 채로 진행되는 느낌이랄까요. 새 맥북이 격하게 사고 싶어집니다. 이 글을 보시는 우리 대표님께서 멋지게 최신형 맥북 프로 15인치 하나 주문해주셨으면…

요가 좀 가르쳐 줘 플랭크도

벤큐 PD3220U는 매일 책상에 앉아서 일만하는 저보다 유연성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각도에서도 잘 버티는 고정력 또한 굉장히 든든하죠. 이 녀석에게 요가와 플랭크를 배우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어쨌든 스탠드 포함 무려 13.3kg에 이르는 엄청난 묵직함으로 책상 가운데에 꼿꼿하게 서서 부드럽게 머리를 움직이며 안정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자태 하나 하나가 아름답습니다. 조절되는 범위도 넓어요. 피벗도 지원합니다. 그야말로 완벽하죠.

정확한 컬러를 뿜뿜

벤큐 PD3220U는 sRGB 100%, P3 95% 색 영역, HDR 10을 지원하는 IPS 패널을 탑재했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저도 몰ㄹ…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여러분. 어쨌든 이건 확실합니다. 마치 광택이 번쩍이는 패션 잡지를 보듯이 진득하고 쨍한 컬러 그대로의 화려함이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점 말입니다. 뽀얀 흰색과 진한 검은색의 대비도 너무나 명확하고, 총천연색의 컬러들은 어느 것 하나 바래 보이지 않고 또렷하게 발색되어 나타납니다.

모니터 상으로 정확한 컬러를 구현하는 건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에디터지만 이미지 작업도 많이 하는 저한테 매우 쓸모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주워 온 사진을 자르고 밝게 하고 진하게 하고 가끔은 합성도 하는 등 대학 시절에 배웠던 포토샵 스킬을 나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제게 딱 맞는 프리미엄 성능이죠.

2세대 핫키퍽으로 sRGB 모드와 맥북 모드 사이를 원터치로 탁탁 바꿀 수 있습니다. 이미지 작업을 할 때는 sRGB 모드로, 글을 쓸 때는 좀 더 명암과 대비가 또렷한 맥북 모드로, 화면의 컬러 톤을 휙휙. 휠 버튼으로는 밝기 조절도 드르륵 드르륵. 모니터에 이런 감정 갖기 쉽지 않은 거 알지만, 아무래도 저는 사랑에 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말이 바로…

글을 쓰다보면 눈이 빠질 것 같은 기분을 종종 느낍니다. 물론 그건 벤큐 이전에 저렴이 모니터를 사용했을 때의 얘기죠. PD3220U는 벤큐가 자랑하는 로우 블루 라이트, 아이 케어 등의 여러 가지 시력 보호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리고 조금씩 야근을 했을 때도 이전처럼 눈이 피로해지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저의 업무 텐션이 무척 높아짐을 느꼈습니다.

분위기가 심심해서 음악을 틀었다

글만 쓰다보면 심심해지죠. 음악을 틀어봅니다. PD3220U에는 스피커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소리는 위쪽 방향으로 나오는데요, 다만 음질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먹먹합니다. 고음역은 코 막히는 소리처럼 답답하고요. 맥북 내장 스피커가 훨씬 더 좋았어요.

완벽한 업무 퍼포먼스는 휴식에서 나와요

음악을 들으니 흥이 나서 도저히 안 되겠네요. 러블리즈의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의 뮤비를 감상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중간 휴식에 들어갑니다. 이 화사한 색감과 선명도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의 하모니를 보세요. 조회수의 압박과 기획 아이디어의 지옥 속에서 딱딱하게 굳어져 말라 비틀어진 제 마음을 컬러풀하게 녹여줍니다. 이게 바로 시각과 청각의 예술이라 할 수 있겠죠.

아재요…

피벗을 활용한 4K 60fps 세로 직캠 감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만 제 맥북 성능의 한계 때문에 너무 로딩이 잦고 엄청나게 끊기는데요. 그런데 이것도 나쁘지 않네요. 저의 최애를 더 자세히 더 오랫동안 볼 수 있으니까요.

확실히 비싼 건 다르구나

지금까지 시각디자인 전공자였던 저를 통해 벤큐 PD3220U를 매우 훌륭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퍼포먼스가 후달리는 2015년형 12인치 맥북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업무 진행을 보여주는 벤큐 PD3220U였습니다. 저처럼 하루 종일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사신다면 나중에 한번쯤 이 녀석의 이름을 떠올려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가격은 좀 비쌉니다. 159만원입니다.

FOR YOU
– USB-C 단자가 있는 맥북 유저라면
– 컬러 그래픽 작업에 민감한 유저라면
– 4K UHD 해상도의 가로 세로 직캠을 자주 감상한다면

NOT FOR YOU
– 슬림한 바디에 가벼운 무게의 인테리어 모니터를 원한다면
– 144Hz 게이밍 모니터처럼 부드러운 퍼포먼스를 원한다면

총점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