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는 ‘You are what you buy’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상에서 우리가 제품을 선택하는 데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고자 한다.

전소현 컨트리뷰터는 다이빙을 취미로 하던 통역사에서 아예 사람들에게 다이빙을 가르치는 전문 다이버가 됐다. 실제로 그를 만나면 쉴새없이 바다 이야기를 몇 시간이고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나 역시도 그를 통해 바다를 알게 됐고 다이빙을 배우게 됐으며 결국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 그의 마법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반대로 제안을 했다. 그가 다이버로서 지내며 경험한 다양한 바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줄 수 없겠냐고. 처음에는 도망갔고, 거절했지만 삼고초려만에 허락을 받은 그의 바다 안과 밖의 이야기. 일반인들에겐 낯설지만 설레는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70%는 물이 차지하고 있다. 다이버인 나는 자연스럽게 바다 속 세상을 자주 관찰하게 되는데, 그렇게 그곳을 들여다보고 있다보면 땅 위에 사는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구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다양한 바다생물들과 산호, 해초 등 그들도 우리처럼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생각이 깊어지다보면 어쩌면 인간은 그들에게 불청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나는 그들에게 기분 좋은 친구 또는 손님이 되고 싶은데 말이다.

바다에는 연간 약 64만 톤의 쓰레기가 버려진다고 한다. 이 쓰레기 중에서 64%는 육지로부터 온 것이라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있다. 실제로 바다에 들어가보면 버려진 폐그물부터 낚싯줄, 해변에서 먹고 버려진 빈 캔과 병, 그리고 어디서 흘러 들어온 지 모르는 비닐 등의 쓰레기를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내가 가장 마음이 아팠던 순간은 아무렇게나 버려진 낚싯줄과 폐그물에 걸려 오랜 시간을 갇혀있다 굶어 죽게 된 물고기들을 내 눈으로 직접 마주했을 때다.

폐그물의 피해 사이클
바다에서 주운 낚시줄과 바구니

버려진 폐그물로부터 느끼는 바다생물의 체감적 공포, 그건 사람이 길에서 지뢰를 밟은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한 번쯤 유튜브에서 거북이가 한쪽 팔을 잃거나 숨을 못 쉬어 괴로워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들이 바로 폐그물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야기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바다생물의 숨통을 조여 사망케 하며 나아가 멸종 위기까지 몰아간다. 그리고 그 피해는 최종적으로는 인간에게로 돌아온다.

다이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바다에 남기고 올 것은 추억과 공기방울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바다를 여행하는 자로서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레 바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하고자 친환경 제품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오션포지티브(@oceanpositive_kr) 는 그 이름처럼 바다에 긍정적인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다.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에서 추출한 재생 나일론과 플라스틱을 재생산한 신소재 에코닐(Econyl)을 100%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 전문 다이버들이 수거한 폐그물로 만들어진 수영복이나 래쉬가드를 입음으로써 바다를 보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입는 것만으로 바다에 도움을 주자’라는 컨셉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이 수영복의 포장재에는 카사바 나무 뿌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친환경 플라스틱 비닐이 사용된다. 패키지를 받는 순간부터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때문인지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참고로 이 친환경 포장재는 뜨거운 물에 쉽게 녹고 흙이나 물 속에서 수 개월 만에 분해가 되며 인체에 무해한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져 있다.

제품에 담긴 의의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내가 오션포지티브의 수영복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반 제품들에 비해 버클이나 매듭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나처럼 스쿠버 다이빙이나 프리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 겉에 웻슈트나 래쉬가드를 덧입었을 때 피부에 닿는 부분이 훨씬 편안하다. 바다에서 격렬하게 움직일 때는 수영복의 작은 포인트가 큰 불편함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디테일은 반가운 부분이다.

이제 텀블러와 종이 빨대를 일상에서 사용하는 시대가 왔다. 바다를, 그리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나의 작은 실천이나 노력이 모여서 환경을 지키고 그것들은 다시 우리에게 광활한 영감으로 돌아온다. 결국 가치있는 소비는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인 것이다.

전소현
좋아하는 것들로 인생을 채워요. 그래서 전 바다를 따라 언제나 여행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