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입니다. 여길 오면 마음이 설렙니다. 찌들어버린 일상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훌훌 떠난다는 그 기대감이 좋습니다. 부푼 기대감에 마음이 가벼워지니 발걸음도 가뿐해지네요. 모든 게 완벽합니다. 짐만 아니라면 말이죠.

여행을 갈 때 한 손은 반드시 캐리어의 손잡이가 독차지하죠. 안 그래도 짐이 많아 힘든데 캐리어가 나를 자동으로 따라오면 좋겠다는 공상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코와로봇 로버 스피드(Cowa robot Rover Speed)가 바로 그 자율주행 캐리어입니다. 강아지처럼 졸졸졸 따라오는 이 녀석을 보면 미래에서 온 듯 멋있으서도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어요.

어이구 우리 애기

코와로봇은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오던 기업입니다. 그 좋은 기술을 캐리어에 넣을 생각을 하다니, 생각을 하고서도 실제로 만들어내다니. 그렇게 탄생한 우리 애기 너무 대단하죠?

똘똘해 우리 애기

로버 스피드의 가장 큰 특징인 자율주행의 비밀은 캐리어 손잡이에 숨어있습니다. 손잡이에 탑재된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프레임에 들어있는 센서의 레이저 전파가 움직이는 사람을 추적하죠. 전원을 켜고 손잡이를 쭉 뽑아 자율주행 모드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앞에 서 있는 저를 알아보고 밀착마크하듯이 찰쌀 붙어 따라다닙니다. 경보로 걸어다니거나 갑자기 멈춰서도 잘 인식해요. RF 모듈이 10cm 안쪽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초당 최대 20번의 위치 정보를 인식하는 등 정밀한 기술 덕분에 가능한 거죠. 우리 애기 똘똘하죠?

잘한다 우리 애기

스마트폰 앱으로 로버 스피드를 RC카 갖고 놀 듯이 직접 조종할 수도 있어요. 이게 또 은근히 꿀잼입니다. 앞으로~ 뒤로~ 빙글~ 옳지! 우리 애기 너무 잘하죠? 앱에서는 캐리어의 배터리 잔량이나 주행 거리 정보도 확인할 수 있고, 원격으로 잠그거나 연결을 끊을 수도 있는 편의 기능들이 들어있어요.

혹시나 저를 추적하다가 놓쳐서 거리가 멀어질 때나 누군가가 손잡이를 잡는 순간,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바로 보내주기도 해요. 모르는 사람이 맛있는 거 사준대도 따라가면 안 돼! 흐뭇.

민감한 우리 애기

로버 스피드는 사람과 한 발짝 정도의 거리로 바싹 붙어서 빠릿하게 따라오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거리가 벌어질 일이 없어요. 하지만 움직임을 인식할 틈을 주지 않을 정도로 너무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어 도망가거나 손으로 손잡이의 카메라를 막는 행동을 하면 손잡이에 빨간 불이 깜박이면서 자율주행을 멈춰요. 조금은 신경을 써주면서 돌아다니는 게 좋답니다. 우리 애기 은근히 민감한 구석이 있어요.

묵직해 우리 애기

로버 스피드는 아무래도 일반적인 캐리어에 비해 무겁습니다. 이런 저런 시스템이 탑재됐고 배터리도 들어있으니까요. 기본 무게만 5kg이에요. 우리 애기… 무겁네요. 나랑 같이 다이어트 해야겠다.

그래도 32L 용량에 22인치의 크기라 기내에 반입할 수도 있고 배터리를 분리하면 수하물로 보낼 수도 있어요. 배터리는 92Wh 출력에 용량은 6400mAh로 한 번 완충하면 20km 주행 또는 5시간 동안 갖고 놀 수 있죠. 완충에 4시간 20분이 걸리긴 하지만요. USB 단자가 배터리에 2개 그리고 손잡이 부분에 2개가 있어서 최대 4개의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점은 편리해요.

튼튼해 우리 애기

로버 스피드는 알루미늄 프레임과 PC, ABS로 만들어져 튼튼합니다. 압착, 구르기, 낙하, 적재 무게, 강도, 온도 테스트 등의 자체 안전 검사도 통과했고요. 지퍼가 없는 점도 특이한데요, 그 대신 돌려서 걸어 잠그는 스위치와 3중 비밀번호가 짐을 안전하게 보호하죠. 우리 애기 너무 든든하죠?

아 예뻐 우리 애기

무언가로부터 분출되는 듯한 기분을 형상화한 것 같은 이 패턴.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데요. 강렬한 레드 컬러는 관종의 기운을 갖고 있는 저에게 잘 어울리네요. 빨간색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블랙 색상도 있습니다. 좀 무겁고 가끔 민감하게 굴기도 하지만, 우리 애기 너무 기특하고 예쁘죠?

애기야 가자!

로버 스피드의 가격은 꽤 나가는 편입니다. 정가는 149만원, 얼리어답터 스토어 할인가로는 99만원이죠. 할인을 해도 비싼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로버 스피드야말로 얼리어답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리어가 아닐까 해요. 알아서 졸졸졸 따라온다는 그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요? 애기야 가자!

FOR YOU
– 평범한 걸 거부하는 트렌드 새터와 얼리어답터라면
–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관종의 기운을 가졌다면
– 캐리어의 속박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롭고 싶다면

NOT FOR YOU
– 여행 시 무조건 40L 이상의 대용량 캐리어가 필수라면
– 깃털처럼 가벼운 캐리어를 원한다면

총점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