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키 없이도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근처에만 가도 도어락이 풀리고 차에 타서 시동을 걸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으로 다른 사람과 차키를 공유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마술이라도 부리는 걸까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서 아차키를 사용하고 계신 Y씨를 섭외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본인이 내성적인 성격이라 이런 대단한 매체에 이름과 얼굴이 나가는 것이 걱정된다고 하셔서 실명과 얼굴은 비공개로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 분이 내성적인 성격이 맞나’하는 고민을 가득 안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박세환 에디터(이하 ‘박’): 안녕하세요, 아차키 사용해ㅂ…
Y씨: 아, 무조건 사세요. 진짜. 정말.
박: 네?
Y: 정말 편해요. 스마트폰 무선충전 처음 하고 놀랐던 그 기분보다 훨씬 더 좋아요.
박: 네, 그러시군요. 저는 아직 자동차가 없어서요.
Y: 차가 없으시구나. 면허는 있으시죠? 그럼 차는 첫 차니까 중고로 부담 없는 거 잘 골라서 사거나 소형차로 가시고 아차키는 꼭 사세요.
박: …혹시 세일즈 분야에 종사하시나요?
Y: 프로그래머입니다만-

차키를 스마트폰에 넣는다?!

박: 어떻게 스마트폰이 차키를 대신할 수 있는지 쉽게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아차키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Y: 차키 대신 스마트폰만으로 차를 열고 닫고 잠그고 푼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획기적으로 편해요. 차키는 종종 깜박해도 스마트폰은 거의 항상 손에 들려 있잖아요. 나갈 때 ‘아, 차키 챙겼나?’ 같은 생각을 할 필요도 없고, 은근히 부피감이 있는 차키를 갖고 다닐 필요도 없으니까 소지품 부담도 줄어서 좋아요. 차 한 대를 가족과 공유해서 쓸 때도 편해요. 저희 아내가 최근에 면허를 땄거든요. 차는 한 대인데 따로 또 같이 쓰려니까 그거 은근히 불편하대요? 차키 쓰고 어디다 뒀는지 매번 서로 물어보는 것도 힘들고요. 이제는 스마트폰 앱에서 권한만 넘겨주고 회수하면서 쓰는데 너무 편해요.
박: 말씀을 들으니 정말 편하긴 하겠네요. 그런데 원리가 뭔가요?
Y: 차키는 차 안에 상시 들어가 있고 그걸 블루투스 무선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해주는 게 아차키에요. 그래서 아차키 앱으로 차키 기능을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권한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한 거죠. 어쨌든 처음엔 차키를 분해해서 차에 넣어주는 설치 작업이 필요해요.

설치 과정은 과연?

박: 차키를 분해해야 한다고요?
Y: 그렇죠. 처음에는 저도 그것 때문에 조금 망설여졌어요. 차키를 분해하고 보드를 블루투스 모듈 박스에 심어서 차 안에 세팅해야 한다는 게 아무래도 익숙하게 다가오는 사용법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차키도 나중에 원복이 될까 걱정됐는데 막상 분해와 재조립 과정을 보니 순정 키에 아무런 흠집 하나 나지 않더라고요. 순정 키 자체가 쉽게 분해되는 구조라서 키판만 무사히 쏙 뺄 수 있어요. 튜닝의 끝은 순정이란 믿음을 가진 제게는 안심이 되더라고요.
박: 차량 안에 설치하는 과정은 간단한가요? 직접 하셨어요?
Y: 제가 공대 출신이고 한 때는 과학도를 꿈꾸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이 정도야 쉽게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기사 장착 옵션으로 했어요.
박: (응?)
Y: 진짜로 시간이 없었어요. 진짜……
박: 네…… 그러셨군요. 그럼 과정이 조금 복잡하진 않나요?
Y: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간단했어요. 우선 제 차키를 튠잇 본사로 택배로 보냈어요. 물론 택배는 착불이죠. 며칠 뒤에 키박스 작업 완료됐다는 해피콜 받고, 택배로 받는 날에 설치 기사님과 시간 약속을 잡고 설치를 받았어요. 설치 과정은 충격 그 자체였어요. 운전대 왼쪽의 퓨즈 박스를 열고, 커넥터를 점검 단자에 꼽고, 키박스를 3M 양면테이프로 운전대 하단 안보이는 곳에 고정하고, 퓨즈 박스를 닫으시더니…… 끝났대요. 설치시간은 10분도 안 걸렸던 것 같아요. 이럴 거면 그냥 제가 할 걸 그랬어요.
박: 좀전에 바쁘셔서 그랬다고…
Y: 아, 그렇죠. 아무튼 설치 과정을 옆에서 보니 셀프로 원복하는 것도 전혀 어렵지 않을 것 같았어요. 보통 차 키는 두 개니까 굳이 키박스에 넣었던 키판을 빼지 않아도 키박스 자체를 제거해주면 분해하지 않은 순정키로 예전처럼 사용이 가능하더라고요. 다시 아차키를 사용하고 싶으면 분리한 키박스를 차에 넣고 고정하면 끝이고요.

역시 설치하길 잘했다

박: 그나저나 왜 아차키를 설치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Y: 원래 차를 사고 싶었어요. 새로 나온 신형 소나타는 스마트폰으로 차를 제어할 수 있잖아요? 마침 저희 부부는 차 한 대를 공유하면서 쓰니까 아내에게 물어봤죠. “이거 봐라. 차 바꾸면 우리 차키 때문에 싸울 일도 없지 않겠느냐” 했더니…… 예상외로 등짝 스매싱 선에서 끝났어요. 다행이죠?
박: 아, 다행인 건가요?
Y: 어쨌든 상실감과 허무함을 뒤로하고 소소한 지름거리를 찾아 해메는데 아차키가 딱 보이더라구요. 새 차에 비하면 엄청나게 저렴하고 스마트폰으로 차 제어할 수도 있고 차키 스트레스도 없어질 거고 소비욕도 만족시키고 일석사조잖아요?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곤 하는데, 저희 집은 그 용서라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서…… 그래도 아차키는 아내도 편하단 생각을 했는지 품의 올렸더니 의외로 쉽게 결재를 받았네요.

박: 어쨌든 설치하고 나서 좋으셨겠어요.
Y: 차키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어서 소지품이 하나 줄었다는 게 제일 좋아요. 카드지갑, 연초, 라이터, 아이코스, 히츠…… 많은 애연가들이 그렇듯 저도 짐이 좀 많거든요. 그리고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오토도어락’이에요. 이걸 켜면 차에 다가갔을 때 자동으로 도어 잠금이 풀려요. 멀어지면 알아서 잠궈주고요. 인식 거리를 조절할 수도 있어요. 저는 소심한 트리플 A형이라 가장 가까이에서 작동되도록 설정해놓으니 마음이 편안하더라구요.
박: A형이셨군요.

Y: 더 좋은 건 아내님께 더 이상 차키때문에 혼나지- 아니 투닥거리지 않는다는 사실이죠! 서로 차키의 행방을 물으며 짜증내지 않게 돼서 좋아요. 지금 이거 보이시죠? 앱으로 푸쉬 알림이 이렇게 딱 오거든요. 따님 데리러 가시는 모양인데. 빨리 눌러드려야 합니다. 딱! 끝! 이제 제 차는 아내가 운전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보통은 제가 차를 쓰고나면 아내님 심기가 불편하지 않도록 바로 권한을 돌려놓고 있는데 오늘은 제가 미스했네요.
박: (……화이팅)
Y: 아! 또 있네요. 가족이 함께 차량으로 외출을 할 때 목적지에 데려다 주고 저는 따로 근처 카페에서 대기 하고 있을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예전에는 아내님과 따님들이 나오는 시간을 살짝 놓쳐서 차 앞에서 기다리게 하는 불편한(?) 경험을 드린 경우가 있었는데, 아차키를 사용하고 나서 아내님과 따님들이 예상보다 일찍 일을 마치고 나와도 차키를 바로 드리면 차 안에서 편하게 기다리시니까 노여움 없이 퀘스트를 마칠 수 있었어요.
박: 결혼…
Y: 넘어갑시다.

99%의 만족과 1%의 희망

박: 그런데 혹시 불편한 점은 없으셨어요?
Y: 글쎄요, 한 달 정도 썼는데 불편한 건 딱히 없었네요.
박: 혹시 발렛 주차를 맡길 때는 어쩌죠? 스마트폰을 줄 수는 없잖아요.
Y: 발렛키가 따로 있어요. 발렛키에 권한을 부여해서 건네주면 돼요. 참 쉽죠? 물론 별도로 사는 거긴 하지만.
박: 정녕 없는 건가요? 이러면 저희 둘이서 너무 짜고 치는 것 같잖아요.
Y: 아! 생각해보니 나중에 추가됐으면 하는 건 있어요. 현재 아차키는 블루투스 통신 방식이라 블루투스가 인식되는 근거리에서만 작동하는게 조금 아쉽긴 하네요. 만약 블루링크처럼 LTE 통신이 된다면 집에서도 차량 상태를 알 수 있기도 하고 원격으로 시동 거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요. 원격 시동 기능까지 있다면 덥거나 추울 때 미리 시동을 걸어서 실내온도를 맞춰놓으면 쾌적하겠죠? 아무튼 이런 기능들이 앞으로 모듈 형태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기존 베이스를 설치한 사람들이 원하는 모듈만 추가로 설치해서 업그레이드 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요.

박: 그럼 마지막으로 아차키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요?
Y: 차키가 없어진다는 작은 변화에 불과한 시작이었지만 제 인생에 아주 큰 만족감을 줬습니다. 여러분, 설치하세요. 당장 하세요. 두번 하세요. 그리고 웬만하면 직접 설치하세요!

FOR YOU
– 잡다한 짐이 많은 (애연가) 드라이버
– 차키 챙기는 걸 자주 깜박하는 건망증 드라이버
– 뭔가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귀차니스트 드라이버
– 차 한 대를 공유해서 사용하거나 여러 대를 이용하는 멀티 드라이버

NOT FOR YOU
– 차키를 카페 테이블에 올려놔야 하는 드라이버

총점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