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턴테이블의 형태와 구동 방식 그리고 그에 따른 장단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앞서 설명했던 진동에 관한 부분을 다시 요약하겠습니다. 턴테이블은 LP의 소릿골의 요철에 따라 스타일러스가 움직이며 음성 신호를 만들어내는데 이 움직임에는 음악의 소리, 턴테이블 암의 흔들림, 플래터의 재질에 따른 공진 등 다른 요소들까지 관여해 재생음에 영향을 끼칩니다.

물론 턴테이블의 형태나 구동 방식도 이런 재생음에 영향을 끼치는데 이런 부분을 고려해보면 어떤 것을 선택할지 좀 더 확실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1. 턴테이블의 형태

턴테이블을 처음 보면 크게 플린스(Plinth) 혹은 베이스(Base)라 불리는 네모난 판이 있는 모델과 없는 모델로 구분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턴테이블의 모습은 대부분 이 네모난 판 위에 플래터와 톤암이 올라가 있는 형태입니다.

이 플린스의 역할은 뭘까요? 모터와 톤암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보기 싫은 부품들을 가려주는 역할입니다. 설계에 따라서는 플린스를 이용해 모터나 톤암으로 유입되는 진동을 차단하도록 스프링으로 지지하는 경우도 있고 진동이 발생하는 모터부와 톤암을 물리적으로 이격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이 플린스를 없애서 조금이라도 진동에 의해 떨리는 부분을 줄이는 것입니다.

영국 아비드의 턴테이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플린스를 최소화해서 겉으로 보기에는 플린스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제품이 과거에 비해 많아졌습니다. 보통은 플래터와 같은 모양으로 동그랗게 플린스를 만들거나 튼튼한 금속 구조로 플린스를 최소화하면서 강화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턴테이블을 보면 네모난 플린스는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독특한 구조 위에 육중한 플래터를 얹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레가의 Planar 3

하지만 꼭 플린스가 있다고 나쁜 제품도 아니고 없다고 좋은 제품도 아닙니다. 다른 모든 조건이같은 상태에서는 플린스가 없는 것이 낫겠지만 턴테이블을 두는 표면이 고르지 않을 수도 있고 모터나 다른 요소가 부족하다면 플린스의 유무가 재생음에 큰 차이를 만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플린스에 대해 한 가지 간단한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데 턴테이블로 LP를 재생 중에 플린스를 손가락으로 툭툭 쳐보는 것입니다. 그럼 대부분의 경우 플린스의 진동이 스타일러스로 전해져 재생음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란츠 TT-15S1

2. 턴테이블의 구동 방식

1) 벨트 드라이브 방식
턴테이블의 구동 방식도 마찬가지로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아무리 공들여서 만든 모터라고 해도 모터가 작동하면서 진동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대다수 턴테이블이 벨트 드라이브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벨트 드라이브 방식은 모터와 플래터가 직접 연결되어있지 않고 탄성이 있는 실리콘 재질이나 나일론 실 같은 재질로 되어있기 때문에 진동이 직접 전달되지 않습니다.

벨트의 마찰력에 의해 플래터가 돌기 때문에 LP를 플래터에 올리고 재생에 적합한 속도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모터와 플래터를 잇는 벨트의 탄력이나 두께가 균일하지 않으면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국 같은 환경이 아니라면 속도에 따른 불편을 느끼긴 힘들며 속도의 정속성 역시 상당히 개선되어 최근 나오는 대부분 턴테이블은 이 벨트 구동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테크닉스 SL-1200

2)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
다음으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가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입니다. 모터가 플래터를 직접 구동하는 방법으로 재생에 적합한 속도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매우 빠르며 돌아가는 힘도 좋습니다. 또한 플래터를 돌리는 모터가 플래터의 중심축에 있기 때문에 Wow & Flutter 수치도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빨리 곡을 바꾸고 재생해야 하는 방송국에서 주로 사용됐었습니다.

테크닉스 SL-1200MK2 모터부

이 방식은 모터의 진동이 그대로 플래터에 전달되기 때문에 재생할 때 일정한 잡음이 유입됩니다. 하지만 구동축의 크기를 늘리거나 AC 방식의 모터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터 자체의 진동을 줄여 이를 극복하고 장점을 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의 복잡함과 상품성 등의 이유로 최근에는 이러한 방식을 점차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3) 아이들러 방식
빈티지 턴테이블에서만 볼 수 있는 오래된 방식으로 모터가 동그란 고무 디스크를 돌려 마찰력에 의해 플래터를 돌리는 방식입니다. 벨트 드라이브 방식과 비슷하지만, 모터의 힘이 좀 더 직접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힘이 더 좋고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보다는 다소 진동에 의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마찰력에 의해 동력이 전달돼야 하므로 끊임없이 접촉면으로 힘이 발생해야 하고 이 때문에 디스크의 특정 부분의 마모가 더 되거나 동력을 전달하는 고무의 경화가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표적으로 3가지 구동 방식의 턴테이블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런 구동 방식의 특성으로 인해 재생음에도 각기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플래터를 돌리는 힘이 강력하고 모터의 동력이 직접 전달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은 정교하고 넓은 대역을 표현하지만 다소 가는 소리를 들려주며 아이들러 방식은 역시 전반적으로 소리에 힘이 느껴지지만 가늘지 않고 탄력 있는 소리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은 플래터를 돌리는 힘이 부족해 부드럽고 풍성한 소리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독일 데레네빌의 모듈러 MK3

가장 이상적인 턴테이블은 외부는 물론 내부의 진동에서도 자유로우며 LP가 정해진 속도로 일정하게 돌면서 LP 표면에 기록된 형태에 따라 스타일러스의 움직임이 정교하게 움직이며 전기 신호를 만들어내고 여기서 만들어진 미약한 전기신호가 외부의 노이즈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스란히 포노앰프까지 전달되는 것입니다.

많은 턴테이블 제조사들이 이와 같은 이상적인 특성을 목표로 다양한 아이디어로 턴테이블을 만들고 있지만 이는 단지 이상일 뿐입니다. 플래터, 모터, 톤암 등 턴테이블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내부나 외부의 진동에 반응해 소리에 영향을 주고 카트리지 리드선은 물론 포노앰프까지 이어지는 긴 신호라인이 외부의 노이즈나 선재의 영향을 받아 많은 턴테이블이 각기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 글: 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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