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뮤직 서비스 등 디지털 소스에 대한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바이닐 페스티벌은 점차 그 규모와 참여 업체가 늘어나고 있고, 바이닐 디깅(Vinyl Digging)이라고 오래된 LP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판을 찾는 사람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로 듣는 오디오 첫 번째 편은 턴테이블 편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앞으로 턴테이블이 플래터(LP를 놓는 동그란 판)를 돌리는 방식부터 마지막으로 세팅 방법까지 설명해 드릴 텐데 가장 중요한 LP의 소릿골에서부터 음악 신호가 되기까지 그리고 거기에 영향을 주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pinterest

1. 소릿골

LP에는 무수히 길다란 소릿골이 음악 신호에 따라 회오리 모양으로 파여있고 스타일러스(바늘)가 이 골을 따라 움직이며 LP의 소리를 재생합니다. 초창기 좌우 구분 없이 소리가 나던 모노 시절 LP의 소릿골은 좌우의 움직임만으로 음악 정보가 저장되었으며 모노 카트리지라 불리는 카트리지 역시 좌우의 움직임만 감지하도록 제작되어 있었습니다.

스테레오로 녹음을 시작하면서 좌우뿐만이 아니라 위아래의 움직임까지 더해져 소리를 저장하기 위해 V자로 파인 소릿골은 좀 더 좁아졌고 이에 따라 카트리지 역시 좌우 위아래를 감지하도록 제작됩니다. 이렇게 세밀한 움직임을 위해 스타일러스의 폭 또한 좁아집니다.

레가 아페타2 MC 카트리지

2. 카트리지

흔히 턴테이블 바늘이라 부르는 부분은 스타일러스(Stylus)와 캔틸레버(Cantilever)가 합쳐진 부분을 부르는 명칭인데 기다란 쇠 부분이 캔틸레버 그리고 LP와 맞닿는 뾰족한 부분이 스타일러스입니다. 그냥 바늘이라 불러도 되는데 요즘 LP도 영문 표현을 따라 바이닐(Vinyl)이라고 칭하는 만큼 스타일러스 및 캔틸레버라는 단어도 알아두면 좋을 듯합니다.

MM 카트리지 방식(좌), MC 카트리지 방식(우)

스타일러스의 진동은 캔틸레버를 움직이고 캔틸레버에 달린 자석은 진동에 의해 카트리지 안에 부착된 코일과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움직이며 전기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캔틸레버에 자석이 달려서 움직이는 방식이 흔히 MM(Moving Magnet)이라 불리는 방식이고 캔틸레버에 코일이 달려있고 다른 쪽에 자석이 있는 방식은 MC(Moving Coil)라 불리는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3. 진동

흔히 아날로그는 신경을 쓰면 쓸수록 좀 더 정밀한 세팅을 하면 할수록 더 좋은 소리로 보답한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이유는 바로 이 소릿골의 모양에 따라 바늘이 진동하며 음악 신호를 만드는 방식에 있습니다.

마이크를 예로 들어봅니다. 마이크는 외부의 음성이 안에 있는 진동판이 움직이면서 음성 전기신호를 만듭니다. 움직이면서 음성신호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턴테이블의 스타일러스 작동방식이 떠오르지 않나요? 단지 마이크는 공기의 진동을 진동판의 움직임으로 변환해 소리를 내는 것이고 스타일러스는 LP의 소릿골에 따라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영국 아비드사의 아쿠투스 SP 턴테이블

하지만 이 작고 민감한 스타일러스는 LP의 소릿골에 따라 움직일 뿐만 아니라 LP의 재질,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의 소리, 턴테이블 암의 흔들림 등 모든 요소에 영향을 받아 움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턴테이블 제조사에서는 어마어마한 무게의 턴테이블을 제작하기도 하고 독특한 진동관리 시스템을 채용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오로지 스타일러스가 LP의 소릿골의 모양에 따라서만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LP중 중량반이라고 불리는 120g 이상의 두꺼운 LP도 이런 이유로 무게를 무겁게 만듭니다.

4. 음악

이렇게 LP의 소릿골에 따라 스타일러스가 움직이고 스타일러스의 움직임은 마치 작은 발전기같이 작동하며 미세한 전기신호를 생성합니다. 이 신호가 작고 미미하기 때문에 앰프나 스피커에 바로 연결하면 볼륨을 끝까지 올려야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카트리지를 LP 위에 올려놓고 재생한 상태에서 스타일러스 가까이 귀를 대면 음악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LP의 소릿골에 의해 스타일러스가 움직이며 생기는 작은 진동을 소리로 듣는 것입니다.

이렇게 LP 표면의 소릿골부터 시작해 음성 신호로 출력되기까지 소리가 나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디오는 진동과의 싸움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반면에 또 진동을 즐기는 것이기도 하죠. 음악을 재생하는데 필요한 진동을 잘 살리면서 불필요한 진동을 없애는 게 아날로그뿐만이 아니라 오디오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는 플래터를 돌리는 방식에 따른 턴테이블의 종류와 그에 따른 소리 차이가 어떻게 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턴테이블의 소리가 나는 원리를 잘 기억하고 계신다면 각 방식의 장단점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 글: 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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