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매일 아침 하루에 가장 집중하는 1분의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왁스 바르는 시간입니다.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하루 동안의 제 이미지를 완성하는 하나의 경건한 의식과도 같기 때문에 무척 세심하게 신경씁니다. 비록 아무도 제 머리에 대해 관심이 없다 해도 말이죠. 이것은 마치 군인이었던 시절 휴가 나오기 전 2시간 넘게 군복에 칼각을 잡는 심정이랄까요? 어쨌든 완성된 머리를 보며 자신감을 키워갑니다.

그런 저에게 슬릭고릴라(Slick Gorilla) 파우더 왁스는 새로운 스타일링 세계로의 편도 티켓과 같았습니다. 끈적이는 고체 왁스나 질척이는 젤이 아니라 밀가루 같은 느낌의 파우더 왁스죠. 신기하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지금 저와 함께 신세계를 대면하는 중입니다. 전 세계를 휩쓸었다는 그 왁스. 고릴라도 잘생겨 보이는 마법을 부리는 그 왁스. 슬릭고릴라 파우더 왁스입니다.

20g이 들어있는 슬릭고릴라 파우더 왁스. 패키지와 케이스는 단출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좋습니다. 넙대대하지 않고 가벼워서 갖고 다니기도 편하고요.

냄새도 없고 밀가루처럼 흩날리는 모습이 그저 신기합니다. 처음 사용했을 때는 적응 기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손에 뿌리고 머리에 문지르든 머리에 바로 톡톡 뿌리고 만져주든 조금만 방심해도 공중에 흩뿌려지기 때문에 이를 잘 모아서 정교한 컨트롤로 머리에 안착시키기까지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죠. 다만 아무리 컨트롤을 잘해도 어깨나 바닥에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5% 정도의 로스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강한 고정력

제 머리카락은 가늘고 숱이 많이 없어서 볼륨감을 주는 게 필수인데요. 며칠 동안 슬릭고릴라 파우더 왁스로 스타일링을 하면서 높은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이 왁스의 강점은 매트함, 자연스러움, 별 10개 만점에 7개 정도 되는 강한 고정력이죠. 아침에 세팅하고 밤에 돌아왔을 때도 80% 정도의 고정력이 지속되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손을 씻을 때도 전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손에 잔여물이나 끈적한 느낌이 없다시피 하니까요. 그렇지만 머리를 감을 때는 샴푸질을 최소 2번 정도 해줘야 뻑뻑한 느낌이 좀 가셨습니다.

왁스를 추가 투입해 다시 매만졌는데도 자연스러운 스타일링

세팅을 하다가 조금 마음에 안 들어도 머리를 다시 감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왁스를 조금 더 투입하면 되니까요. 그래도 머리카락이 떡지는 정도가 심하지 않습니다. 물론 네다섯 번 이상 과다한 시도를 하면 머리카락이 마른 나뭇가지처럼 뻣뻣해질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하는 게 좋습니다. 아무래도 매트한 질감인 만큼 자칫 푸석해보이는 경향이 있기도 한데요. 그러나 저는 아무것도 안 바른 듯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고정되는 이 스타일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갖고 다니기도 편하고, 덧칠해도 문제 없고, 고정력은 강하고, 볼륨감은 자연스럽고, 손 씻을 때도 수월하고. 이 정도라면 사소한 불편함은 충분히 상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아침 1분 의식은 전보다 훨씬 만족감이 높아졌습니다. 다른 왁스보다 조금 더 비싼 1만9천9백원이라는 가격이라 해도 충분히 투자할 만합니다.

FOR YOU
– 아침마다 고체형 왁스 스타일링으로 알게 모르게 고생하고 있다면
– 매트하고 고정력 좋은 왁스를 찾는다면
– 인위적으로 멋 부린 듯한 느낌이 싫다면

NOT FOR YOU
– 윤기가 좔좔 흐르는 포마드 스타일링을 선호한다면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