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은 내게 악몽 같았다. 유난했던 폭염 탓은 아니다. 폭염보다 무섭다는 전기요금 때문이다. 100만원 상당의 공짜 숙박권에 당첨됐을 때만 해도 좋았다. ‘휴가비 굳었다’며 자축도 했다. 그때는 몰랐다. 공짜 숙박의 행운이 요금 폭탄이 되어 돌아올 줄은.

모든 악몽의 근원이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상하게 냉기가 감돌았다. 등골이 오싹하더라. ‘아, 망했다.’ 순간 정신이 번뜩이며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에어컨이 장장 96시간 동안 돌아가고 있던 것이다. 내 돈!

그렇게 제법 큰 돈이 뭉텅뭉텅 사라진 기억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다. 외출 전 한 번만 확인했더라면 요금 폭탄 따위는 없었을 텐데. 깜빡 깜빡하는 이놈의 성격…

끝내주는 올인원 플러그

그래서 올해는 안전장치를 하나 마련했다. 브런트 스마트 플러그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불편함을 개선하는 브랜드, 브런트가 만들었다. 놀랍게도 이 플러그에 전자제품을 꽂으면 원격으로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다! 전력 소비량은 물론 전기요금도 가늠할 수 있다. 대기 전력도 발생하지 않는다.

광고로만 봐왔던 스마트홈 IoT의 구현이랄까. 스마트 플러그는 스마트폰 하나로 전자제품을 알뜰하게 부릴 수 있게끔 야무지게 도와준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는데, 한마디로 끝내주는 플러그라는 거다.

와이파이를 켜고,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목록에서 BRUNTgk51을 선택하고 앱을 재실행한다

네트워크 기반의 기기 치고 설치도 쉬운 편이다. 물론 와이파이 설정 화면과 전용 앱을 왔다갔다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긴 한다. 사람에 따라 다소 복잡하게 느낄 수도 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건 없다. 안내를 따라 와이파이를 바꿔주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등 몇 단계 과정을 거치면 설치가 끝난다. 참고로 2.4G 대역만 지원한다.

어떻게 써야 잘 썼다는 소리를 들을까?

스마트 플러그를 손에 넣은 뒤 나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전기요금 아끼는 데 최적이라는 제품, 요 녀석을 어떻게 써 먹여야 천원이라도 아낄 수 있을까.

전기요금 사수하기 1 : 자주 쓰는 제품을 찾아라

생김새는 좀 심심하다. ‘응? 고작 하나?’ 네모난 몸체에 플러그 하나만 덩그러니 박혀 있다. 당연히 하나의 전자제품만 꽂을 수 있다. 모든 전자제품에 꽂으면 좋겠지만, 개당 2만5천원인 걸 고려하면… 전기요금 아끼자고 몇 십 돈을 지출할 순 없는 일이다. 몇 가지에 한정해 쓰는 게 좋다.

우선 자주 쓰는 전자제품부터 찾았다. 여름철 1순위는 당연히 에어컨이다. 개인적으로 무드등도 자주 사용한다. 내가 한정한 제품은 이렇게 두 가지다. 제품을 선정하고, 스마트 플러그에 연결하는 것으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건 하나였다. 켤 때 켜고, 끌 때 끄는(켤켜 끌끄) 스킬을 구사하며 전기요금을 사수하는 것.

전기요금 사수하기 2 : 원격 제어를 생활화하라

켤켜 끌끄 스킬? 별거 없다. 전용 앱을 자주 들여다보며 켜기, 끄기 버튼만 누르면 된다. 앱에서 내린 명령은 브런트 IoT 서버로 전송된다. 서버에 입력된 데이터는 각 가정의 와이파이로 전달된다. 와이파이로 전송된 데이터는 스마트 플러그로 뿌려진다.

이 말은 전용 앱에만 접속할 수 있으면 어디서든 조작할 수 있다는 거다. 와이파이든, LTE든, 집이든, 회사든, 중국이든, 미국이든 상관없다. 덕분에 전용 앱을 수시로 살피는 부지런만 떤다면, 낭비되는 전력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다.

무드등은 켜놓고 나간다. 뒷일은 브런트에게 맡긴다

깜빡 깜빡의 대명사인 나는 여러 번 혜택을 봤다. 바쁜 아침, 출근 준비를 하다 보면 무드등을 켜놓고 나오기 일쑤였다. 다행히 회사에서 발견하고 끄는 일이 종종 있었다. 스마트 플러그 아니었으면 정말 어쩔 뻔했나.

전기요금 사수하기 3 : 웰컴&굿바이를 활용하라

웰컴 & 굿바이는 전자제품 여러 개의 전원을 동시에 켜고 끄는 기능이다. 귀가 후 웰컴 버튼을 누르면 목록에 추가된 모든 제품에 전원이 공급된다. 외출 시 굿바이 버튼을 누르면 모든 전원이 차단된다. 자동 실행 기능도 품었다. 스마트폰 위치 정보를 활용한 기능이다.

감지 센서가 아닌 위치 정보를 쓴다

미리 지정해 놓은 위치에 접근하거나 벗어나면 웰컴 & 굿바이가 알아서 실행된다. 감지 범위는 넓은 편이다. 직선거리로 700m가량이다. 집 앞 슈퍼에 다녀오는 정도로는 전원이 차단되지 않는다.

웰컴 & 굿바이 목록을 하나하나 등록할 수 있다

내가 애용한 건 자동 웰컴 & 굿바이다. 이 기능을 쓰고부터는 앱을 수시로 들여다보는 일도 줄었다. 알아서 전원을 차단해 주니 말이다. ‘내가 선풍기를 켜고 나왔나?’, ‘잠깐만, 에어컨 안 끄고 나온 거 같은데’ 이런 찝찝함도 말끔히 사라졌다.

전기요금 사수하기 4 : 잠들 때는 타이머로

노곤노곤함에 눈이 감기다 스르르 잠드는 경험, 누구나 있지 않나. 이게 참 기분이 좋은데, 문제는 에어컨이며 무드등이며 죄다 켜놓고 잠든다는 거다. 밤사이 치솟는 전기요금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다.

무드등을 켜고 책을 읽다가 잠들어도 안심

타이머를 등록하니 이런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었다. 켜고 끄는 시간을 지정하거나, 켜는 시간만 따로, 끄는 시간만 따로 지정할 수도 있었다. 나는 주로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잠드는 편이다. 에어컨과 조명의 전원은 새벽 2시에 차단되도록 맞춰 놓았다. 설정을 끝내니 드라마 보고, 게임 하고, 천연 수면제인 독서 좀 하다가 스르르 잠들어도 안심이더라.

전기요금 사수하기 5 : 타이머로 웰컴&굿바이

위치 감지 범위(직선거리 700m) 안쪽으로 외출이 잦다면 자동 웰컴 & 굿바이는 무용지물이다. 이러면 외출해도 전원이 차단되지 않는다. 그럴 땐 타이머를 활용하길 권한다. 귀가 시간에 맞춰 플러그를 켜고, 귀가 후 운동가는 시간에 맞춰 플러그를 끄고, 운동 후 귀가하는 시간에 맞춰 플러그를 다시 켜는 식으로 활용하는 거다. 타이머는 여러 개 맞출 수 있다. 생활 패턴에 맞게 다채롭게 구성 가능하다.

전기요금 사수하기 6 : 모니터링은 치밀하게

가장 감탄한 부분은 모니터링이다. 전용 앱에 접속하면 실시간 전력 소비량과 월 사용량, 전기요금까지 확인할 수 있다. 누진세를 고려했을 때 100% 정확하진 않다. 하지만 요금을 대략 가늠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 특히 에어컨 같은 전력 소비량이 많은 제품에 물려 쓰니 효과적이었다. 스마트 플러그 덕에 많이 썼다 싶으면 사용을 줄이고, 적게 썼다 싶으면 조금 넉넉하게 사용했다. 흡사 주부 9단의 알뜰함을 전수받은 느낌이었다.

번외편 : 스마트홈 구현하기

스마트 플러그는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데도 제격이다. 플러그에 물려 놓은 모든 기기를 언제 어디서든 제어하니 이보다 편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자동 웰컴 기능이 작동하면 일단 기분이 좋다.

매일 밤 쓸쓸하게 귀가하는 나 같은 혼족에게 집은 또 다른 이름의 외로움이다. 지친 몸을 끌고 들어오면 반기는 건 어두컴컴한 방과 정적뿐. 스마트 플러그가 있으니 달랐다. 포근한 조명이 귀가를 반겼다. 과장 조금 보태, 마치 가전이 “어서 오세요.” 하며 반기는 느낌? 참으로 마법 같은 일이다.

헤이 카카오, 무드등 좀 켜줘

스마트한 기능을 몇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카카오 미니 등 AI 스피커와 연동할 수 있다는 거다. 이러면 음성으로 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노래 재생이나 날씨 검색 용도로만 쓰던 AI 스피커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 권한 공유도 된다. 스마트 플러그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 명 더 추가할 수 있다. 여러모로 스마트하다.

버튼을 미리 눌러 놓어야 전원이 들어왔을 때 알아서 작동한다

포근한 조명과 시원한 선풍기 바람이 귀가를 반기는 스마트홈. 사실 이건 코드만 꽂으면 바로 작동하는 제품에 한정된다. 이를테면 버튼식 선풍기. 이런 건 미풍 버튼만 눌러 놓으면 전원이 들어오자마자 알아서 작동한다.

스마트 플러그는 전원을 켜고 작동까지 시켜주는 스마트 리모컨이 아니다. 전력을 공급하거나 차단하는 역할만 하는 거다. 전원이 들어오고 실행 버튼을 눌러야 작동하는 제품에 연결한다면, 마법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두근두근, 과연 얼마나 아꼈을까? 고지서 기다리는 게 이렇게 설레는 일이었던가. 요 며칠 사용해 본 스마트 플러그는 전기요금을 사수하는데도, 스마트홈을 체감하는 데도 두루두루 만족스러운 제품이었다.

이 리뷰를 끝으로 여름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또다시 제주를 찾는다. 올해는 공짜 좋아하다 뒤통수 맞은 일 따위는 없을 거다. 이번엔 철저하고 똑똑하게 대비해 놓았으니까. 브런트 스마트 플러그, 올여름은 정말 너만 믿고 떠난다.

FOR YOU
– 에어컨 끄는 걸 깜빡하고 외출하는 일이 잦다면
– 매일 저녁, 어둡고 적막한 자취방으로 쓸쓸히 귀가한다면
– 전자제품을 손 안 대고 켜고 끄고 싶다면
– 전력 소비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 전기요금을 아끼고 싶다면

NOT FOR YOU
– 스마트 플러그가 아닌 스마트 리모컨이 필요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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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점
아껴쓰지 말고 똑똑하게 쓰기
이유혁
도전하는 사람들과 도전적인 아이템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