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는 ‘You are what you buy’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상에서 우리가 제품을 선택하는 데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고자 한다. 

윤춘근 컨트리뷰터는 제품을 쓰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디자이너다. 그래서 그가 연재하는 [디자이너의 쓺]은 자신의 일상 속에서 다양한 제품의 쓸모를 발견한다. 그리고 실제 그의 성격답게 그는 제품을 이야기할 때에도 늘 친절한 말투로 쉽고 편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EDITOR IN CHIEF 신영웅

한 달 전 애플워치 정품 스트랩의 대체제로 크래프츠 클립을 구입하고 착용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그간 중국 짝퉁에 시달려왔던 터라, 사실 크래프츠 클립 역시 한 달을 제대로 버텨줄 수 있을지 마음 한구석에 불신이 있었다.

나와 한 달을 보낸 크래프츠 클립

다행히도 올 초여름은 작년보다 바람도 많이 불고 비교적 선선했던 터라 반소매 옷에 가죽 스트랩을 매우 예쁘게 뽐내며 다닐 수 있었던 한 달이었다. 6월 초중반을 넘어가면서 애플워치에 가려진 손목에 땀이 조금씩 차오르긴 했으나, 그다지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은 아니어서 착용하고 생활하는 데 무리는 없었다.

덕분에 한 달 중 5일 정도를 제외하곤 거의 매일 착용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가죽 상태가 나쁘지 않다. 살짝 광이 나는 재질이라 오염도 적은 편이고. (참고로 필자는 테두리가 스테인리스 재질로 되어있는 애플워치를 사용 중인데, 아직 이 스테인리스에 흠집이 없는 것을 보면 애플 워치를 막 다루는 편은 아니다.)

가죽 재질의 시곗줄은 일정하게 같은 부분이 버클로 눌리면서 줄이 가고, 구부러진 형태로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품질이 좋지 않은 가죽은 눌린 부분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가죽 앞 뒷면이 분리되거나, 스티치(앞뒤 가죽을 잇는 실밥)가 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걱정이었는데 크래프츠 클립은 한 달을 넘게 사용해도 매우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크래프츠 클립으로 행복했던 에피소드 #1 – 이것은 에르메스의 훌륭한 대체제다

5월 말이었나? 점심에 연구소 회식이 있었다. 사실 나는 회사에서 애플 마니아로 정평이 나 있는데, 한동안 일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했던 옆 팀의 동료가 나의 블링블링한 애플워치4와 잘 여며진 브라운 컬러의 크래프츠 클립을 보고는 “어머! 이거 그 비싼 에르메스 아니에요!?”라며 눈을 반짝였다. 비록 진품 에르메스는 아니었지만 어찌나 뿌듯하던지. 사실 내가 크래프츠 클립의 브라운 컬러를 선택한 이유도 에르메스를 연상시키고자 함이었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었다.

크래프츠 클립으로 행복했던 에피소드 #2 – 정품 밴드를 이긴 크래프츠 클립

6월 중순, 미국 출장을 갔을 때 일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애플스토어에 들렀다. 한국보다 저렴하면서 종류도 다양한 애플워치 스트랩을 보며 나 때문에 애플워치를 구매했던 팀 후배가 생각나 나흘 동안 머무를 예정이니 필요한 게 있나 보라며 연락을 했다. 하지만 그 후배는 3일을 고민하더니 결국 내 손목에서 항상 보던 크래프츠 클립을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더라.

한 가지 아쉬운 점

이처럼 사용하는 내내 나를 만족감과 뿌듯함으로 채워준 크래프츠 클립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지난 글에서도 썼듯이 애플워치 본체와의 분리와 결합이 너무 뻑뻑하다. 조금 사용하다 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애플워치의 스트랩 해제 버튼을 누르고 끼우거나 빼도 여전히 너무 뻑뻑하게 느껴진다. 사실 한 번 결합하고 나면 뺄 일은 많지 않지만.

무더워지는 날씨, 이제는 가죽 스트랩을 잠시 놓아주어야 할 때

크래프츠 클립을 처음 만난 때는 친한 형이 결혼하던 5월이었고, 가죽 스트랩을 가장 알차게 사용했던 날이었다. 그때 때마침 크래프츠 클립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하지만 이제 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7월. 이제 가죽 스트랩은 잠시 서랍 속에 넣어두어야 할 때다. 워낙 예쁘고 마음에 들었기에 아쉬운 마음도 크지만,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가을이 되면 다시 꺼내 손목에 두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제 뭘 차지?
괜찮다.
나는 사실 스트랩 부자니까.
스포츠 루프와 밀레니즈 루프를 차고 나가보자!

바야흐로 애플워치의 계절, 여름이 왔다.

고마웠다, 크래프츠 클립!, 가을까지 잠시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