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처자식과 집, 차, 음식도 있다. 아직도 세상에는 안전과 끼니로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 세상에서 웬만하면 사고 싶은 걸 살 수 있는 것도 행복하다. 그래서 나와 내 가족은 참 행복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을 탓하며 “분노”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는 뭔가 속고 있고, 불행하다며 겁을 준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속도와 세계적인 전자 회사를 가진 한국인데도 불만이 많단다. 그리고 행복하게 이용하는 나는 어쩐지 죄인이 된다. IT환경이 엉망이라 함부로 행복을 말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도 불행을 말해야 개념인이 된단다. 그러나 차라리 나는 행복한 죄인이 되련다.

공인인증서
여기서 번 돈은 모두 국가로 들어간다. 국가가 있어야 내가 있다. 행복하다. = 한국정보인증 홈페이지 캡쳐

 

우선 공인인증서. 없앤다는 말이 있었는데 아직 안 없어지고 있다. 이 좋은 걸 없애려는 선동세력들을 이해할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갑자기 뭔가를 지르고 싶을 때, 공인인증서가 없어 못 지른 경험. 다들 있지 않은가? 충동 구매를 억제하고 액티브X를 설치하는 동안 내가 사려는 제품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점을 생각해 보자. 또, 1년에 한번씩 업데이트 해야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나이가 한살 한살 먹는 것을 물리적으로 느끼고, 다음 업데이트까지 1년을 계획하는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인문학이 바탕이 된 서비스가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말 나온 김에 엑티브X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서비스다. 엑티브X 덕분에 컴퓨터가 느려지면 시스템을 재설치하고 레지스트리를 정리하게 된다. OS에 대한 이해도도 늘어난다. 평생 공부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마 한국인이 컴퓨터나 OS시스템의 평균이해도가 가장 높을 것이다. 모두 엑티브X 덕분이다.

샵메일
샵메일 서포터도 모집한다. 어서 빨리 지원하자. 매달 활동비도 지원한다. = 샵메일 공식블로그 캡쳐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공인인증서에 이은 행복한 서비스 ‘샵메일’을 추진 중이다. 이 역시 공인인증서와 마찬가지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비표준 기술이다. 평범한 메일과는 달리 이용료도 내야 한다. 개인은 1만원(개인주소 제공시 무료), 사업자는 2만원, 법인은 15만원, 발송시에는 송신비가 100원 또 든다. 이런 메일이 어떻게 행복하냐고? 정부는 샵메일을 행정 메일, 범칙금, 과태료 관련 메일로 쓴다고 한다. 평소에 샵메일을 이용하지 않는 삶을 살면 된다. 즉, 몸가짐을 조심스럽게 하고, 안전운전도 해야 한다.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켜주는 고마운 메일이다.

 

국내 사이트의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도 행복하다. 잊기 쉬운 결혼기념일이나 배우자 생일이 되면 알아서 메일을 보내준다. 결혼기념을 잊어 먹고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곤란을 겪는가? 그러나 많은 사이트에 가입한 남자들은 그럴 걱정이 없다. 앞으로 개인정보란은 빠짐없이 빼곡하게 채우자. 나중에는 해킹한 중국계정에서도 생일 축하 메일이 날라올 수도 있다. 글로벌하게 축하를 받을 수 있으니 기술의 축복이다.

생각을 바꾸는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할까 한다. 몇 달전, 은행권의 대규모 해킹에 부모님께 오랜만에 전화를 드렸다. 역시 해킹 당하셨다. 우리는 절대 당황하지 않고 부모님과 은행 나들이를 나가 카드와 통장을 바꿔 드렸다. 부모님의 오래된 꾸깃한 통장을 보니 눈물이 흘렀다. 남몰래 눈물을 훔치며 받아 본 새로운 카드와 통장은 디자인도 멋졌다. 생각해 보니 이런 돈 안드는 효도가 또 있나 싶었다. 좋게 생각한다면 가족간에 대화와 만남을 유도한 은행권의 신의 한수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인이라서 참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