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영상 촬영’ 따위의 문구로 다양한 영상 촬영 제품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말을 더 보태면 ‘카메라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들 한다. 영상 콘텐츠는 시청각 경험을 충족해줘야 하는데, 시각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건 조명, 그리고 청각은 마이크가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고 카메라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흔히 스마트폰으로도 촬영할 수 있다는 건 기회비용 차원의 이야기. 좋은 카메라로 촬영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명제다. 비싼 카메라보다 조금 덜 비싼 액세서리가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하고 싶은 거겠지.

슈어(SHURE)의 MV88+ 비디오킷 액세서리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영상 촬영’, 그리고 ‘스마트폰으로도 수준 높은 영상 촬영’을 명제로 삼은 액세서리다.

MV88에 플러스가 붙었다.

MV88+ 비디오킷은 크게 MV88+ 마이크와 스마트폰 촬영을 돕는 액세서리(비디오킷)으로 이뤄져있다. 다른 액세서리보다 핵심 요소인 MV88+부터 짚어보자.

MV88+는 슈어에서 내놓은 MV88의 형태를 바꾸고 기능을 개선한, 이른바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의 제품이다. 큰 특징으로는 연결 부분인데, 기존 제품이 아이폰에 바로 연결하는 형태였다면 MV88+는 케이블을 이용해 확장할 수 있는 형태를 채택했다. 접점이 하나 더 생겼지만, 기존의 부족한 호환성(케이스 장착 여부, iOS 한정)을 크게 개선했다.

기기에는 마이크로 5핀 단자와 3.5mm 오디오 단자, 그리고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LED가 있다. 함께 제공하는 마이크로 5핀 to USB 타입C 케이블 혹은 마이크로 5핀 to 라이트닝 케이블로 안드로이드와 iOS 사이를 오가며 연결할 수 있다. 단, 안드로이드 연결이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전용 앱으로 영상을 촬영하며 수음을 함께 할 수 없다. 조만간 보완 예정이라고 한다.

다양한 액세서리가 USB 타입C를 지원하는 가운데 아직 마이크로 5핀을 채택한 점은 살짝 아쉬움으로 남는다. 덕분에 케이블 사용이 제한적이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기기까지 지원 기기는 확장됐지만, 스마트폰을 벗어날 수 없는 점 또한 아쉽다.

아니, 연결할 순 있다. 마이크로 5핀 단자로 전원만 받아오기 때문에 보조배터리 등을 이용해 전원을 공급하고, 3.5mm 오디오 단자를 이용해 카메라와 연결하면 된다. 이걸 거치할 생각까지 해보면, 그냥 일반 카메라를 쓰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3.5mm 단자를 지원해 오디오 체크 기능이 생긴 점은 장점이다. 기존 MV88은 녹음하면서 스마트폰 앱 화면을 제대로 보지 않는 이상 녹음이 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오디오 체크로 제대로 녹음은 되는지, 어떻게 녹음되는지 그때그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강력한 전용앱, 분명한 음향 개선

MV88+는 슈어에서 제공하는 전용 앱을 활용했을 때 강점이 두드러진다. 슈어는 두 가지 전용 앱을 제공하는데, 녹음 전용 앱과 비디오 촬영 앱이다. 비디오킷을 아무래도 비디오 앱을 주로 쓰게 된다. 메인 카메라가 아니라 앱을 통해 촬영한다는 게 처음엔 조금 걸렸지만, 쓰다 보니 안정적으로 영상과 음성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촬영된 결과물을 보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아마 시청각에서 청각이 생각보다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적으로 실내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사라진다. 마이크가 대상을 향해 있다 보니 음색이 변하지 않고 고스란히 녹음된다. 스마트폰의 마이크는 상대적으로 전용 마이크보다 성능이 낮은 데다가 방향이 카메라 대상을 향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다.

윈드 스크린을 벗겨보면 왼쪽과 오른쪽으로 수음부가 나뉘므로 이를 활용해 스테레오 사운드를 녹음할 수도 있다. ASMR이라고 하던가? 귓가에서 속삭이는 소리를 ‘낭낭하게’ 담을 수도 있다.

그리고 비디오 킷.

기타 액세서리로 치부한 비디오 킷을 보자. 만듦새가 나쁘진 않다. 삼각대 제조사는 시루이. 괜찮은 품질의 카메라용 삼각대 장비를 만드는 브랜드다. 접어서 손으로 쥐기도 좋고, 펼쳐놓기도 좋다. 다리가 길어 안정적으로 지면에 세울 수 있다. 빨간 버튼을 누르면 윗 부분이 볼헤드처럼 움직이는 부분도 좋다. 목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스마트폰을 고정하는 부분은 나사를 돌려 쥐는 방식으로 특이하진 않다. 삼각대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안정적이지 못한 느낌이 든다. 마이크 헤드 또한 마찬가지. 힘주어 밀어 넣으면 단단히 잡는 부분까진 좋으나 방향을 90˚ 단위로만 조절할 수 없어 활용 폭이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액세서리들은 상대적으로 MV88+보다는 희미한 인상을 준다. MV88+까지 한꺼번에 넣어 다닐 수 있는 파우치는 휴대성을 강조한 것일 테지만, 급조된 인상을 준다. 그다지 빛나는 완성도는 아니고 쓸 만한 덤을 얻은 느낌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는다는 것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을 수 있다고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촬영해야 했던 일부 영상을 빼곤 잘 찍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사운드의 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여러 소스로 촬영했는데,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만 사운드가 다 죽어버리면 찍어도 활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MV88+를 이용한 스마트폰 촬영은 권해봄 직하다.

카메라를 꺼내고 삼각대에 고정하고, 마이크를 연결하고… 이러저러한 과정을 거치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빠르고 가볍게 촬영을 시도해볼 수 있어 부담이 많이 줄었다. 다만, 이런 편리함이 빛난다고 적기에 비용은 과한 측면이 있다. MV88+ 자체의 성능은 의심할 여지 없이 뛰어나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소리를 왜곡없이 담을 수 있다. 다만, 이 강력한 기능의 마이크가 스마트폰에 매여있어야 하는 게 문제다.

좀 더 부연을 하자면 MV88+ 비디오킷을 보면 영상을 촬영하려는 브이로거에게 스타터 팩(Starter Pack) 같은 존재다. 저렴한 비용으로 기본기를 갖춘 촬영을 할 수 있게 하는 액세서리. 문제는 이 스타터가 중고급형 기기로 이동할 때 발판이 될 수 있게 해줬으면 하는데, 확장성에 제한이 있어 중고급형 기기를 완전히 새로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MV88+ 비디오킷만 놓고 본다면 권해봄 직한 제품이다. 하지만 이리저리 치고받으면서 느낀 바로는 성격이 모호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발돋움하려면 차라리 저렴한 범용 마이크를 선택해 스마트폰과 쓰다가 카메라로 마이크를 이어서 쓰는 게 낫겠다. 오히려 고급 이용자가 기존 카메라의 보완재로 쓰기 좋아 보인다.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