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5월인데 한낮이면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벌써부터 7, 8월이 무서워진다. 지금은 바삭하게 굽는 느낌이라면, 습도가 더해지는 순간 푸욱- 쪄내는 기분일테니 말이다. 숨이 턱턱 막히는 출퇴근 지하철과 버스 속에서 그 끈적함을 날려버리기 위해 사람들은 장전해둔 총을 꺼내듯이 휴대용 선풍기를 하나 둘 들기 시작한다. 처음 휴대용 선풍기가 나올 때는 뭐 이렇게까지 하나 유난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동남아보다 습해진 한국 더위를 견디기 위해서 어느새 흔한 풍경이 되었다.

휴대용 선풍기를 떠올리면 주먹만한 동그란 팬에 얇은 손잡이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런 보편적인 모양새와는 꽤나 다른 제품이 나왔다. 그것도 팬이 두개 달린 녀석으로 말이다.

휴대용 트윈팬 (2만9천원)

트윈팬은 전체적으로 매끈하고 납작하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던 휴대용 선풍기와는 다른 모양새다. 이런 디자인의 이유는 휴대성에 있다. 일반적인 휴대용 선풍기는 팬 자체가 면적을 꽤 넓게 차지해서 가방에서 꺼내려고 하면 꼭 다른 물건에 걸려서 잘 안 나올 때가 많다. 작은 핸드백이나 폭이 좁은 브리프케이스를 갖고 다니면 둥그렇고 커다란 팬이 부피를 차지해서 그렇게 짐스러울 수가 없다.

트윈팬은 큰 팬 하나 대신 작은 팬 두개를 나열했다. 전체적으로 슬림해진 트윈팬은 휴대성이라는 가장 큰 장점을 갖게 된다. 무게도 가벼워서 작은 파우치에도 남성들 정장 안쪽 주머니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쏙쏙 잘 들어간다. 그래서 밀도 높은 지옥철 안이야말로 트윈팬이 가장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 된다.

6단계의 바람 세기

휴대용 선풍기를 사용할 때 1단은 아쉽고 2단은 너무 세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트윈팬은 각 3단계에 원팬과 투팬 모드까지 총 6단계로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작동법도 간단하다. 전원 버튼을 3초 이상 길게 누르면 원팬 – 투팬 모드로 전환이 가능하다. 미세하게 맞춤형으로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트윈팬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탁상용 선풍기

한 번 작업을 시작하면 짧게는 6시간, 길게는 20시간 넘게 노트북을 맹렬하게 붙들고 있어야하는 프리랜서 입장에서는 맥북이 더 열받을지 내가 더 열받을지 경쟁할 정도로 주변이 후끈해진다. 평소에도 휴대용 선풍기를 탁상용으로 세워두고 얼굴의 열감 해소나 노트북 쿨러 대용으로도 사용하는 편이다. 직접적으로 바람을 쐬면 침침하던 눈이 더 피로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때도 있는데, 트윈팬을 원팬 모드 1단계로 틀어두면 눈에 무리는 가지 않으면서 주변 환기가 가능했다.

슬림한 디자인이라 외부에서 사용하기에도 부담이 적다

소음과 그립감

트윈팬의 가장 아쉬운 점은 1단으로 틀었을 때의 ‘끼이익’ 거리는 모터음이다. 2,3단일 때는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대부분인데 1단에서는 모터음이 유독 더 잘 들린다. 외부소음이 있을 때는 충분히 묻힐 수 있는 소리지만, 조용한 곳에서는 꽤나 거슬릴 수 있다.

무광 재질의 매끈한 디자인 역시 깔끔하지만 들고 사용할 때 손에서 미끄러워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양 옆 사이드 라인에 고무재질의 마감이 약간이라도 있었다면 마찰력을 높여서 안정감 있게 잡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팬의 개수를 늘리고 늘씬해진 트윈팬은 ‘휴대용’ 선풍기로서의 목적 달성에 충실한 제품이다. 가지고 다니기에 편한 것, 휴대성을 1순위로 따지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습한 공기 속에서 이너피스(Inner Peace)를 빠르게 얻고자 한다면 비좁은 공간에서 쉽게 꺼내고 수납할 수 있는 트윈팬을 장전할 때다.

FOR YOU
끈적이는 바깥과 출퇴근이 두렵다면

NOT FOR YOU
조용한 장소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총점
김희정
제품을 쓰고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