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사도 괜찮은 걸까?

완전 무선 이어폰의 대혼란 시대에 좋은 녀석을 찾기란 힘든 일입니다. 제가 소개하려는 이 녀석, 스웨덴 브랜드 ‘수디오(Sudio)’의 ‘톨브(Tolv)’라는 제품은 그 와중에 꽤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수디오라는 브랜드에 대해 그동안 큰 감흥은 없었는데도 말이죠. 좀 과격하게 말하자면 깔끔한 디자인의 북유럽 감성이라는 테마로 블로그 중심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감성 호소 브랜드 정도의 느낌이었달까요? 작년에 선보였던 ‘니바(NIVA)’를 봤을 때도 그리 강한 임팩트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왠지 이번만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 후속 제품은 느낌이 딱 옵니다. 14만9천원이라는 결코 저렴하진 않은 가격임에도 저의 결론은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 이유를 3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포인트 1. 둥글 매끈한 디자인

눈으로 봐도 수디오 톨브의 전체적인 촉감이 느껴지시죠? 이어버드부터 케이스까지 무광 코팅이 꽤 고급스럽게 처리되어 손에 쥘 때 느낌이 굉장히 촉촉합니다. 모난 데 없이 조약돌처럼 둥글둥글한 이미지도 귀엽습니다. 이어버드 4.5g, 케이스 43g으로 무게도 가볍고요.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좀 부족하지만 충분히 깔끔하다는 인상입니다. 케이스에 무심한 듯 시크하게 달려 있는 끈은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쓸데 없어 보이지만 이게 바로 북유럽 감성이겠죠? 무언가를 구매함에 있어서 디자인 때문에 몇 만원 정도는 더 쓸 수 있다면 수디오 톨브는 꽤 괜찮은 만족감을 줄 겁니다.

포인트 2. ‘선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어폰

선물로 무난한 품목을 찾는다면 블루투스 이어폰이 있지 않을까요? 요즘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음악이나 영상을 많이 보는데 이어폰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편리함을 느끼게 해줄 수 있으니까 말이죠. 사실 선물은 마음만 잘 전해진다면 현금이든 편지 한 장이든 그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마는 ‘너무 저렴하지 않으면서도 내 재정 상태에 큰 부담 없이 퀄리티 높은 만듦새와 성능으로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 만한 그 마지노선’의 끝에 수디오 톨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패키지 자체는 종이가 많이 쓰여 평이한 인상을 주지만 제품 자체의 아우라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포스가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때는 약간의 추가금을 지불하면 선물 포장도 해주고요. 시크한 블랙과 로즈골드 포인트가 가미된 화이트 컬러는 취향에 따라서 고르기도 좋습니다.

수디오 톨브는 선물하기에 꽤 괜찮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고의 선물은 현금이겠지만… 받는 사람이 분명 감탄사를 내뱉게 될 겁니다.

포인트 3. 쿵따리 샤바라한 음색

수디오 톨브의 음색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단어가 가장 잘 맞지 않나 생각됩니다. 쿵따리 샤바라. 1996년 한국 가요계를 휩쓸었던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와는 크게 관계 없습니다. 세대 인증? 깊고 딴딴한 극저음에서부터 도톰하게 깔리는 저음역에서 ‘쿵’, 약간 좁지만 제 영역을 충실하게 지켜내는 중음역에서 ‘따리’, 화사하게 펼쳐지는 고음역에서 ‘샤바라’입니다.

극저음역은 과하지 않게 살짝 진동합니다. 뒤통수부터 목 깊숙한 곳에 위치하는 듯한 음상이 인상적입니다. 그 위에 적절한 펀치감으로 깔끔하게 울리며 치고 빠지는 저음이 있습니다. 지저분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울리는 부스트를 좋아하는 저에게 딱 맞았습니다. 중음역 보컬은 촉촉함 위에 바삭함이 더해진 느낌입니다. 에코가 많은 노래는 이마에서부터 시작해 뒤통수로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잔향감이 느껴지는데 이게 또 별미처럼 생생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음역은 화사함 속에 정제된 멋과 찰랑이는 생동감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에어팟의 도톰하고 플랫한 느낌에 저음이 한층 더 깔끔하게 업그레이드 됐고 뱅앤올룹슨 특유의 화창한 고음역 느낌이 조화된 음색입니다.

참고로 코덱은 AAC와 SBC를 지원합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5.0 덕분인지 연결 안정성은 매우 뛰어났습니다. 복잡한 출퇴근길에서도 전혀 끊김 현상이 없었습니다.

수디오 톨브 음질 평가

합격드립니다

수디오 톨브를 사용해본 며칠 동안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어폰의 본질인 ‘음질’, 그리고 완전 무선 이어폰으로서의 ‘편리함’, 그리고 존재감에 멋을 칠해주는 요소인 ‘디자인’까지 전반적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고 느꼈죠. 스펙 상으로 무려 7시간 이상 재생되는 배터리 타임도 막강합니다. 케이스 충전을 포함하면 약 4번 추가 완충에 최대 35시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체력은 동급 최강이죠. 배터리 타임은 다다익선

그러나 사소한 단점이 조금씩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약간 아쉬운 통화 품질이나, 멀티페어링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나, 이어 가이드가 없어서 피트감과 고정력이 단단한 편이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가격을 생각하면 아쉬운 히어스루 같은 부가 기능의 부재 정도가 있겠네요. 적고 보니 많은 것 같은데 하지만 완전 무선 이어폰 본연의 기능에 매우 충실하면서 분명 멋진 매력까지 갖고 있는 이 제품. 위시리스트에 넣어둬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히어스루 기능이란? 말 그대로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외부의 소리를 그대로 들려주는 것으로 실외 환경에서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

FOR YOU
– 적당히 듣기 좋게 강조된 저음과 고음 기반의 깨끗하고 박력 있는 음색을 선호한다면
– 돈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멋진 이어폰을 소유하고 싶다면
– 그럴 듯하면서도 큰 부담 없는 선물을 찾고 있다면

NOT FOR YOU
– 운동용으로 사용할 제품을 찾는다면
– ‘이왕이면’ 병을 심하게 앓고 있는 사람 (ex. 이왕이면 5만원 더 보태서 차라리 에어팟 2를…)

Specs

  • 이어버드 무게: 4.5g
  • 블루투스 버전: 5.0
  • APT-X: 미지원
  • 드라이버: 그래핀
  • 수신 거리: 15m
  • 배터리: 음악 재생 시간 7~8시간, 최대 35시간 사용 가능(4번 완충)
  • 가격: 149,000원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