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스트리밍 산업의 공룡 기업 ‘스포티파이’가 국내 진출한다. 글로벌 기업의 진출 소식으로 업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과연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전자신문 등 언론에 따르면 스포티파이가 국내 저작권 신탁단체와 음원 제공 관련 저작료 배분율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매체는 “스포티파이와 접촉한 것은 사실”이라는 신탁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 국내 서비스를 위한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예측했다. 또한, 애플 뮤직 등의 국내 진출 사례를 들며 스포티파이가 배분율 협상을 원활히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스포티파이는 스웨덴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사용자는 2018년 기준 1억9천700만명에 달한다. 서비스는 무료와 9.99 달러(약 1만1천300원) 유료로 나뉜다. 모바일 사용 시 무료 서비스는 ‘무작위 재생’만 가능하다. 유료 서비스에선 원하는 음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중간 광고도 없다. 대표 기능은 ‘데일리 믹스’다. 청취자 취향을 바탕으로 큐레이팅 해주는 서비스다. 무료・유료 서비스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데일리 믹스로 유명한 스포티파이는 국내서도 인지도가 제법 있는 편이다. 하지만 서비스 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VPN을 통해 우회 접속 해야만 했다. 이번 스포티파이가 국내 정식 출시됨에 따라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안착을 위협하는 요인이 다수 잠재하기 때문. 그중에서도 ‘저렴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많다’는 건 스포티파이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스포티파이의 이용 요금은 한화로 1만원 선이다. 반면 국내 서비스는 3~6천원(매월)의 스트리밍 요금대를 형성하고 있다. 아마도 1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는 기존 사용자들의 지갑을 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통신사 연계 할인’과 같이 사용자의 구미를 자극하는 장치도 스포티파이가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통신사 멤버십 연계 할인을 통해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인지도와 콘텐츠 파워만으로 사용자를 확보하기는 역부족이다.
‘국내 음원 확보’도 스포티파이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데일리 믹스 기능이 제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국내 음원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부족한 국내 음원 탓에 사용자 확보에서 고전하고 있는 애플 뮤직의 전례가 있다. 국내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애플 뮤직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과 함께 SK텔레콤의 맞춤형 음원 플랫폼 플로(FLO) 소식도 눈에 띈다. SKT가 멜론과 이별하고 새롭게 시작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SKT는 멤버십 결합을 통한 반값 할인을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통신사 연계 할인 시 월 요금은 월 3천450원이다.
파격가를 내세운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한 가운데 스포티파이가 과연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파격적인 행보가 없는 한, 기존 음원 시장을 위협하는 존재는 오히려 플로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