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옛날에는 황당한 제품이 많았다. 그러나 기술이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된 2000년대 이후로는 제품들의 완성도는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나 개발자의 이상한 자존심 때문에 사용자 편의성이나 생활습관을 무시한 제품들이 종종 등장했다. 얼리어답터는 과거를 회상하며 지난 15년간 가장 황당했던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들을 소개해 본다. 엄격한 비판이 아니니 부디 웃으며 추억하기를 바란다.

 

에이수스 W5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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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하자. 에이수스 W5Fe에이수스가 2007년 출시한 노트북이다. 이 제품은 상판에 2.8인치 액정이 있어서 노트북을 열지 않아도 이메일, 멀티미디어 콘텐츠, 내비게이션 등으로 활용이 가능했다. 사실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노트북의 덮개를 항상 덮어두고 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게다가 사람들은 노트북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는 손쉬운 방법을 생각해 냈고, 에이수스 대신 얇은 노트북과 아이폰을 샀다.

 

메카노 스파이크(Meccano SPy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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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거의 소개가 된 적이 없는 극강의 아이템이다. 얼굴에는 웹캠이 달려 있었고, 촬영된 화상은 무선으로 전송이 가능했다. 내장 마이크, 스피커도 달려 있어서 인터넷 전화 기능도 있었고, 심지어 뮤직 플레이어로 사용이 가능했다. 게다가 바퀴가 달려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고 계단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기기였다. 목적은 불분명했으나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집안의 불륜감시용으로 썼다고 한다. 불륜감시용 제품치고는 너무 요란하게 생겼고, 당연히 망했다.

 

소니 바이오 VN-C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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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2006년 바이오 브랜드로 마우스를 출시했다. 그런데, 이 마우스는 전화기 기능이 있었다. 즉, 마우스로 열심히 작업을 하다가 전화가 오면 바로 마우스를 열어 전화를 받으라는 소니의 놀라운 아이디어였다. 다만 이걸 사용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차라리 다리미와 전화기를 결합하는 게 훨씬 재미있을 뻔 했다. 게다가 소니는 전화를 받다가 컴퓨터에서 자료를 찾으려면 마우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트위터픽(TwitterP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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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트위터만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쿼티키보드와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는데, 다른 기능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트위터만 할 수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제품을 만든 곳이 트위터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즈모도의 리뷰어들이 뽑은 역사상 가장 쓸모없는 가젯으로 뽑힌 바 있다.

 

소니 디지털 레코딩 쌍안경 ‘DEV-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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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이번에 쌍안경에다가 캠코더를 결합했다. 10배 광학줌으로 무언가를 살피다가 느낌이 오면 녹화를 하면 되는 제품이다. 문제는 이 제품의 용도다. 소니는 이 제품을 가지고 조류관찰을 하라고 진지하게 조언 했는데, 일반인들이 참새나 개똥지빠귀를 녹화하기 위해 200만원을 지불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아마 소니 연구소에는 봉황새나 불사조가 사방에 날아다니는 것 같다.

 

에이서 셀피 햇(Selfie 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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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노트북으로 유명한 에이서가 그 동안 저가를 팔면서 얻은 스트레스를 이 괴상한 모자로 풀었다. 비교적 최근 제품인데, 2014년 런던 패션 위크에서 선보인 실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일종의 셀카봉과 비슷한 원리의 셀카모자인데, 모자에 달린 거치대에 스마트폰도 아닌 에이서 태블릿(그렇다. 에이서는 스마트폰보다 태블릿이 잘 팔린다.)을 꽂고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모자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그냥 모자를 손으로 돌리면 되니까. 한정판이기 때문에 인류중에 한정적인 사람만 바보로 만든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기즈몬도 (Gizmondo)

gizmondo

세상에서 가장 안 팔린 휴대용 게임기라는 타이틀을 가진 타이거 텔레메틱 사의 ‘기즈몬도’다. 2005년 출시한 이 게임기는 사실 혁신적인 게임기다. 게임기능은 기본이고, GPS가 달려 내비게이션으로 쓸 수도 있었고, 카메라도 달려 있었으며, PMP 기능과 문자메시지 전송까지 가능했다. 문제는 모든 기능이 전부 어설펐다는 거다. 최악의 디지털 컨버전스 사례로 꼽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시도와 기능 자체는 놀라웠다. 다만 그 모든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만들었다면 스마트폰의 원조로 꼽혔을지도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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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노트북과 태블릿의 장점만을 모아 만든 서피스 RT를 2012년 의욕적으로 출시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최악의 운영체제와 최악의 태블릿, 최악의 윈도 기기라는 3관왕을 수상하며 MS에게 수조원의 손해를 끼쳤다. 노트북 용도지만 정작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적었고, 태블릿으로 쓰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MS는 최근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 계획을 발표하며 서피스 RT는 업그레이드 대상에서까지 제외시켰다. 다시는 사람들이 서피스RT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거다.

 

모토로라 ROKR 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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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업계는 술렁였다. 애플과 모토로라가 손잡고 완전히 새로운 뮤직폰을 출시한다는 소문때문이었다. 그 당시 모토로라는 레이저가 여전히 잘 나가고 있었고, 애플은 아이팟으로 최고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온 것은 ROKR E1. 결과는 끔찍했다. 유일한 교훈이라면 폴더가 아닌 모토로라와 애플의 하드웨어에 들어 있지 않은 애플 소프트웨어의 제품은 사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그리고 여기서 교훈을 얻은 모토로라는 망했고, 애플은 아이폰을 탄생시켰다.

 

소니 스마트위그(SmartW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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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소니가 내놓은 특허다. 아직 제품화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설명을 들으면 절대로 제품화가 기대되지 않을거다. 이름처럼 이 제품은 ‘가발’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휴대폰과 연결되는 회로가 있어 전화가 오면 가발이 진동한다. 주변 사람들을 모두 행복하게 만들 아이디어다. 게다가 레이저 포인터도 내장되어 있어 필요할 때면 머리로 레이저로 쏠 수 있다고 한다. 소니가 영원히 망하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