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텀블러 부자다. 컬렉터도 아닌데 참 많이도 모았다. 기억도 안 나는 어느 행사에서 가져온 것, 스틱 커피 사은품으로 딸려온 것, 생일 선물로 받은 것, 디자인에 혹해 스타벅스에서 구매한 것… 집 안에 굴러다니는 것까지 모두 더하면 어림잡아 열댓 개는 되겠다.

가짓수가 아무리 많아도 유달리 정이 가는 건 하나쯤 있게 마련이다. ‘아소부(asobu) 플래버 유 씨(FLAVOR U SEE)’는 그런 텀블러다. 차고 넘치는 텀블러 중 는 유독 손이 가는 제품이다. 과일 물을 우려낼 수 있는 텀블러라 그럴까. 플래버 유 씨만 보면 자꾸만 물을 채우고 싶고, 또 마시고 싶다.

영롱하게 비치는 과일 한 조각

솔직히 텀블러만 놓고 보면 이게 뭔가 싶기도 하다. 플래버 유 씨를 처음 본 동료 에디터는 ‘미래에서 가져온 폭탄 같다’고 평했다. 그러고 보니 녹색이나 파란색 액체가 들어 있다면 영락없는 미래형 무기다.

재밌게도 분위기 반전이 있다. 미래형 폭탄 같던 녀석이 과일 한 조각만 잘라 넣으면 맛깔스러운 텀블러로 변한다.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과일이 투명하게 비치면서 영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미하고 차갑게 보이던 스테인리스 스틸도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바뀐다. 과일 한 조각으로 이토록 새로워지는 텀블러라니.

물맛과 건강을 한 번에

플래버 유 씨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 아니 단 하나의 이유라 말하는 게 좋겠다. 바로 ‘인퓨즈드 워터(Infused Water)’다. 영문으로 언급하니 뭔가 그럴싸한데 사실 별거 없다. 과일이나 채소를 넣고 하루 정도 우려낸 물을 말한다. 카페에서 종종 마시던 그 상큼한 물 있지 않나. 언론에서 하루가 멀다고 추천하고 있으니 마냥 낯설진 않을 거다. 사실 이렇게까지 대중적이진 않았는데, 해외 셀럽들이 마신다는 입소문을 타고 무서운 속도로 인기를 얻었다.

단지 셀럽들이 마신다고 유명해진 건 아니다. 건강 관리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이유도 컸다. 인퓨즈드 워터는 비타민C와 미네랄 보충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톡스 효과도 있다. 언론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속에서 녹아 나온 칼륨 성분이 나트륨 배출을 유도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때문에 ‘디톡스 워터’로 불리기도 한다. 물론 의학적으로 완벽히 검증된 이야기는 아니다. 극적인 효과 또한 없다 보니 ‘효능 마케팅’의 일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렴 어떤가. 마케팅 용어가 판을 치는 요즘 시대, 어차피 인퓨즈드 워터의 효능을 100% 믿는 이는 없을 거다.

효능을 떠나서 밋밋하던 물맛이 좋아진다는 거 하나만으로 마실 가치는 충분하다. 과일의 달콤함과 상큼함이 물에 녹아들면서 물맛이 참 좋아진다. 자꾸만 마시고 싶어진다. 그런데 물을 많이 섭취할수록 건강에 좋다는 건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 아닌가? 인퓨즈드 워터 덕에 물 마시는 횟수가 늘었으니 건강에 좋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

이토록 손쉬운 인퓨즈드 워터

물맛과 건강을 한 번에 챙길 수 있는 인퓨즈드 워터, 이 물에 특화된 게 바로 플래버 유 씨다. 이 제품은 과일이나 채소를 담아두는 전용 용기를 갖췄다. 텀블러가 뚜껑, 상단부, 중앙부, 하단부, 총 4개로 분리되는 덕에 과일 넣기도 편하다. 상단 통을 떼어낸 다음 전용 용기에 과일 한두 조각을 넣고 물을 채워주면 인퓨즈드 워터 제조가 끝난다.

전용 용기 위아래로 인퓨져 필터가 부착되어 있어 과일이 가라앉지도 않는다. 레시피도 복잡하지 않다. 라임이나 오렌지, 레몬 등 한 가지 과일을 넣어도 되고, 여러 과일을 함께 블렌딩 해도 좋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도 다양한 레시피를 찾을 수 있다. 자몽 + 로즈메리 조합, 레몬 + 오이 조합 등 원하는 조합으로 섞어 마시면 된다.

그 자리에서 물 한 병 벌컥

물 한 잔 마시자고 여러 번 손 가는 건 번거롭지 않나. 부산스럽게 준비할 거 없이 과일 한 조각만 잘라 넣었다. 그 좋다는 한라봉을 넣은 뒤 상온에 두고 우려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뚜껑을 열자마자 향긋한 한라봉 향이 풍겼다. 물맛은 아주 상큼했다. 12시간 보랭 기능을 갖춘 덕에 상온에 놓아두었음에도 시원함이 남아 있었다. 그 자리에서 벌컥거리며 한 병을 비웠다. 뒤처리도 쉬웠다. 텀블러가 4등분 되는 덕분이다. 길쭉한 전용 솔로 구석구석 닦아줘야 하는 일반 텀블러와 비교해 안쪽 깊숙한 곳까지 손쉽게 닦을 수 있었다.

전용 용기의 용량이 작은 탓에 블렌딩에 한계가 있다는 건 아쉬웠다. 과일 서너 조각만으로도 전용 용기가 가득 차 버렸다. 여러 과일을 풍성하게 섞어 우려낼 수 없었다. 430㎖라는 전체 용량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물을 많이, 그리고 자주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여러 번 물을 채우고 과일을 갈아줘야 한다.

보기 좋은 게 맛도 좋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다. 아무렴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 플래버 유 씨로 우려낸 과일 물은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 투명한 용기 안으로 둥둥 떠 있는 과일을 보고 있노라면 자꾸만 손에 쥐고 싶고, 마시고 싶어진다. 카페 테이블에 올려놓고 자랑하고 싶어진다. 덕분에 수분 섭취량도 늘어나니 건강 관리하는 데도 이만한 게 없다. 인체에 무해한 건 기본 중의 기본. 전용 용기는 트라이탄 소재로 만들어졌다. 아기 젖병에 사용되는 소재다. 환경 호르몬을 배출하지 않고, 내열성이 좋아 뜨거운 물을 부어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보기 좋고 먹기 좋고 건강에도 좋은 플래버 유 씨. 차고 또 넘치는 게 텀블러라지만, 이왕 쓰는 텀블러라면 이런 게 좋지 않을까.

장점

– 인퓨즈드 워터 전용 텀블러
– 과일을 넣으면 예쁘게 변하는 텀블러
– 4단 분리 덕분에 손쉬운 설거지

단점

– 다소 작은 용량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