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앉아서 하고 휴식도 앉아서 취한다. 돌아다니는 것보단 앉아서 쉬는 걸 좋아한다. 휴일에는 침대에 엎드려 온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 게임도 많이 했다. 생각해 보니 이건 거북목을 갖추기 위한 최적의 조건. 그래서인지 나는 당연하게도 거북목이 되었다. 구부정……

 

항상 어깨가 뻐근하다. 사람들이 내 어깨를 만져보고는 운동했냐고 물어온다. 물론 했지, 숨쉬기 운동. 승모근과 등허리를 꾹꾹 마사지할 수 있는 다이소 표 안마 기구를 거의 목에 두르고 있다시피 한다. 딱히 나아지진 않아도 순간순간을 모면하기엔 괜찮으니까. 사실은 그마저도 귀찮을 때가 많다. 뭐 좋은 거 없나, 하는 순간 눈에 들어온 ‘C-레스트(C-Rest)’. 얼른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고 생각보다 빨리 물건을 받았다. 그런데 희한하게 생겼다. 고래 꼬리인가?

 

사용법은 간단하다. 의자에 등을 기댈 때 C-레스트를 목에 자연스럽게 받쳐주고 체중을 이용해 스리슬쩍 힘을 줘서 뒷목과 어깨를 마사지하면 된다. 사무실에 있는 의자 과반수가 머리 받침대가 없는 상태였는데, 이게 딱 좋은 받침대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시원하다.

전원이 켜지는 것도 아니고, 진동도 없고, 저절로 움직이지도 않으며, LED 같은 것도 없다. 그냥 하나의 덩어리일 뿐이다. 그런데 몸에 찰싹 붙는 이 편안한 느낌, 뭘까. 물아일체가 이런 걸까. 으메 시원한 거.

 

C-레스트의 종류는 2가지다. 라임과 블루, 색상만 다른 건 아니다. 돌기의 모양이 달라서 지압 되는 느낌도 좀 다르다. 라임은 좀 더 편안하게 기댈 수 있고 마사지 압력도 부드럽다. 블루는 신음이 절로 나오는 강력한 지압이 인상적이다. 그러니까 라임이 포근한 애인이 사랑의 마사지를 해주는 느낌이라면, 블루는 10년 경력 마사지사가 힘을 실어 안마해주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돌기가 더 무섭게 돋아 있는 블루가 더 좋았다. 으으으메 시원한 거.

 

소재는 인테그랄 스킨폼이라고 한다. 단단하면서도 살짝 탄성이 있는 플라스틱 느낌이다. 무게도 400g 정도로 가벼운 편이다. 부피가 좀 있어서 가방에 넣긴 애매하지만, 맘 먹고 갖고 다니려면 못 할 것도 없겠다.

 

의자에 기대서 해도 좋고, 누워서 해도 좋다. 목을 움직이는 대로 근육이 꽉꽉 눌리면서 안마를 제대로 받는 느낌이다. 이거 중독된다. 한때 SNS를 떠들썩하게 했던 ‘마약 베개’가 생각난다. 이건 먀약 마사지기다. 한번 하면 도저히 빼기가 싫다. 으으으메시원한 거어어어……

그런데 자꾸 졸리다. 몽롱해진다. 집중력이 흐려진다. 좀 어지러운 거 같기도 하고. 어라, 이거 진짜 마약인가? 기분 탓이겠지 생각했는데, 아닌 거 같다. 제조사에 따르면 10~15분을 넘기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오래 하고 있으면 뇌 혈류가 변화되고 그에 따라 두통이나 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랬구나. 오메 무서운 거… 아무리 시원해도 적당히 하는 게 좋겠다.

 

주위 동료들이 C-레스트를 한 번씩 써보고는 시원하고 좋다는 사람이 있던 반면, 이물감이 영 어색하고 께림칙하며 아파서 못 쓰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거북목에 어깨가 강철같이 단단한 나에게는 매우 만족스러운 어깨 뒷목 마사지기 겸 머리 받침대였다. 가격은 라임 기준으로 4만9천원.

 

장점
– 중독성 있는 시원한 지압

단점
– 너무 오래 하면 어지러울 수 있다.
– 부피가 살짝 커서 갖고 다니기가 애매하다.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