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용 카카오톡이 출시될 예정이라는 소식 이후,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며 앱스토어를 들락거렸다. 아이패드에서 빨리 카카오톡을 켜보고 싶은 소망에서였다. 그리고 드디어 12일, 아이패드용 카카오톡이 정식으로 업데이트됐다. 마침 집에 아이패드를 두고 길을 나선 후였다.

기존 아이패드에서 카카오톡을 불러온 모습

열 일 제쳐두고 집으로 달려와 아이패드를 붙잡았다. 장장 8년을 기다리게 했던 아이패드용 카카오톡.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이패드에서 카카오톡을 정상적으로 쓰기 위해선 아이패드에 설치된 카카오톡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아이패드용으로 새롭게 앱이 나오지 않고, 기존 카카오톡 앱이 유니버설 앱으로 업데이트됐으므로 앱스토어에서 업데이트를 마치면 된다. 업데이트가 나오지 않는다면 검색으로 직접 카카오톡 페이지에 찾아가면 업데이트할 수 있다.

화면을 꽉 채운 카카오 로고. 이게 도대체 얼마 만인가.

유니버셜 앱으로 바뀐 카카오톡은 이제 기존 아이디와 연동해서 쓰는 걸 기본으로 설정한 듯하다. 카카오 ID로 로그인하는 게 메인이고, 단독 기기로 쓸 수 있는 메뉴가 아래 ‘가입’ 항목으로 있다. 기존에 쓰는 카카오톡과 연동하려면 스마트폰에 있는 카카오톡 또한,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아이폰에 있는 카카오톡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업데이트하고 카카오 ID를 이용해 로그인하자 PC 버전 카카오톡 로그인할 때와 마찬가지로 보안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이 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스마트폰 카카오톡 데이터가 아이패드로 이동한다.

친구 목록과 채팅창

아이패드에 맞는 형태의 디자인으로 구성됐으며, 좌측은 목록, 우측은 본문으로 넓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디자인을 갖췄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보내기 유용하다.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이모티콘과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송 기능. 물론 스마트폰보다 차지하는 공간이 적어 이모티콘의 강렬함은 좀 떨어지나, 한눈에 이모티콘 대부분을 선택해 보낼 수 있는 점은 아이패드 카카오톡의 장점이라 하겠다.

아이패드 프로의 카카오톡은 애플펜슬 덕분에 덩달아 활용도가 늘었다.

애플 펜슬을 위한 별도의 기능을 지원하진 않지만, 애플펜슬을 이용하면 좀 더 다채로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가로, 세로 모드를 모두 지원하며, 아마 다들 걱정했을 스플릿 뷰(Split View)도 지원한다. 또한, 키보드 단축키 기능도 더해졌다. 기존까지 스마트폰 앱 채팅 옵션에서 엔터(Enter)로 메시지 전송을 켜고 끌 수 있었으나, 그러면 화상 키보드에서 줄 바꿈이 사라지는 등 사소한 부작용 때문에 쉽게 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쓰면서 엔터로 메시지 전송 옵션을 꺼놓으면, CMD+Enter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돼, 키보드를 이용해 좀 더 빠르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통일이 빠르냐, 애플스토어의 한국 오픈이 빠르냐, 카카오톡의 아이패드 지원이 빠르냐는 내기에선 2등을 가져간 카카오톡. 아이패드의 기능 개선에선 유독 소비자의 니즈를 무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한국에서의 독점적 지위 탓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이패드가 출시된 지는 벌써 8년이 지났다. 그리고 아이패드에서 카카오톡 ‘메신저’를 쓰고 싶다는 소비자의 니즈도 8년이 지났다. 이미 경쟁 메신저 앱은 멀티 디바이스 로그인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이제라도 업데이트된 아이패드용 카카오톡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입맛은 여전히 쓰다.

이제 온 국민이 스마트폰은 하나씩 쓰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성장률도 정체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메신저 기능 외의 다양한 사업을 접목해 성장을 꾀하는 카카오에서 이런 환경은 가슴 쓰린 환경이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영역에 카카오톡을 지원한다는 건, 카카오의 속내는 카카오톡이 ‘포털’처럼 작동하길 바람이 아니었을까? 이 짐작이 맞는다면, 앞으로 카카오는 카카오톡 지원을 확대하면서, 넓어진 화면에서 자사의 콘텐츠와 쇼핑 등 부가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다.

그러니 카카오가 바라보는 포털로서의 카카오톡, 그리고 소비자가 바라보는 메신저로서의 카카오톡의 간극이 여전히 남아있는 이상. 카카오톡의 업데이트를 무조건 환영할 수만은 없다.

정크 데이터로 무거운 메신저가 왜 아직도 쓰이는지를 카카오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