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매일 밤 볼 수 있지만, 그 정체를 자세히 알기는 힘들다. 촉감은 어떤지, 어떤 냄새가 나는지. 그래서 달은 신비하다. 그 신비로운 기분에 취하며 여유를 즐기고 싶어 ‘문 홀더’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다. 문 홀더는 인센스 스틱 홀더다. 멋진 이름답게 감성을 촉촉이 자극하는 오브제로, ‘그레이 스펙트럼(Grey Spectrum)’이라는 업체가 만들었다. 역시 멋진 이름.

 

문 홀더는 소품으로서는 다소 낯선 소재인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 그 때문에 단가는 올라갔겠지만, 달을 직접 본 적이 없는 만큼 그 신비로운 느낌이 잘 보인다. 드문드문 자리한 작은 구멍들은 달의 분화구를 닮았다. 삼각형 모양의 거치대와 홀더를 자유자재로 결합해 다양한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어서 질릴 틈이 없다. 서로 받쳐주고 기대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차분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흡족.

 

인센스 스틱 몇 가닥이 동봉되어 왔다. HEM의 시에떼 챠크라(Siete Chakra)라는 스틱이다. 피워보니 처음에는 습한 대중목욕탕(남탕)에서 맡는 스킨향 같이 시큼하고 낯선 향에 의아한 기분이었지만, 조금 지나니 금세 중독이라도 된 건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인센스 스틱이 타들어 가고 있는 문 홀더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물에 잉크가 퍼지듯 공기에 아름답게 번져가는 연기가 신비롭다. 초승달이 담배 한 대를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머릿속이 비워지는 듯했다. 토니 베넷이 부르는 <Fly Me To The Moon>도 틀어놓으니 분위기가 더 훌륭해졌다. 눈으로 달을 보고, 코로 달의 향을 맡고, 귀로 달을 듣는다. 잡생각이 사라지고 우주에 홀로 남겨진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밤에 감상하면 증폭 효과가 두 배. 이런 게 바로 힐링이다.

 

달은 볼 수는 있지만 멀리 있고, 향기는 가까이 있지만 볼 순 없다. 하지만 문 홀더를 만난 후에는 달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가격대에 살짝 망설여지긴 했었지만,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 안심이다.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