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애플 스페셜 이벤트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아이패드 프로 3세대였다. 

모두의 예측대로 애플은 2종의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11인치와 12.9인치 모델이다. 예상한 그대로의 변화였지만, 예상대로 놀라움을 안겨줬다. 더 넓고 화려하고 강력해진 아이패드 프로는 시종일관 두 눈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압도적인 베젤리스 디스플레이

두 모델 모두 화면이 넓어졌다. 베젤이 줄어들면서 10.5인치 모델의 화면이 11인치로 커졌다. 전체 크기는 비슷하다. 12.9인치 모델의 화면 크기는 전작과 같다. 대신 전체 크기가 25% 더 줄었다. 막대한 크기로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꺼렸던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두께는 두 모델 모두 5.9㎜로 얇아졌다.

OLED가 들어갈 거라는 일부 예상과 다르게 LCD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아이폰XR과 같은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다. OLED가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전작의 주사율과 트루폰 디스플레이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한 번 경험하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마성의 옵션, 120Hz 주사율과 트루톤 그리고 베젤리스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조합은 OLED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는다.

굿바이 홈버튼, 헬로우 트루뎁스

베젤이 줄면서 홈버튼도 사라졌다. 이제 애플의 홈버튼은 완전히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는 트루뎁스 카메라가 붙었다. 각종 보안 기능과 잠금 해제는 아이폰X 시리즈와 같이 페이스 ID가 담당한다.

조작법도 아이폰의 제스처 컨트롤로 바뀌었다. 이제는 화면 아래서부터 쓱 끌어올리는 제스처가 홈버튼을 대체한다. 아이폰X 시리즈와 다른 점은 가로, 세로 모드와 상관없이 얼굴을 인식한다는 거다. 덕분에 잠금 해제하는 건 아이폰보다 한층 수월해졌다.

한 차원 높은 A12X 바이오닉

페이스 ID를 쓴다면 당연히 머신러닝 칩셋이 사용되었을 터. 신형 아이패드 프로엔 애플의 최신 A12X 바이오닉 칩셋이 사용됐다. 7나노공정으로 제작되었고, 8코어 CPU, 7코어 GPU, 뉴럴 엔진으로 구성된 칩이다.

성능 하나만 보더라도 태블릿 중에서 가장 앞선다. 애플에 따르면 싱글코어에서 기존 아이패드 프로 대비 35%, 멀티코어에서 90% 더 높은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노트북보다 빠르단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강력한  A12X 바이오닉 칩을 기반으로 증강 현실, 그래픽 작업 등 어떤 작업도 무리 없이 해낸다. 아이패드 위에서 구동되는 풀버전 포토샵 또한 매끄럽게 돌린다.

이런 C 단자!

새 아이패드 프로엔 USB 타입 C 단자가 붙었다. 이로써 기존에 사용하던 라이트닝 충전 케이블은 쓸모없게 되어버렸다. 아까워할 거 없다. USB 타입 C 단자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게 됐다.

아이패드 프로는 USB 타입 C 단자를 통해 더욱 손쉽게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DSLR에 연결하는 것은 물론 아이폰까지 충전할 수 있다. 물론 USB 타입 C to 라이트닝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지만… 애플 독자 규격을 벗어나면서 충전 범용성도 더 넓어졌다.

그리고 대망의 애플펜슬 2

아이패드 프로와 환상의 짝꿍, 애플펜슬도 새 옷을 입었다. 외모부터 달라졌다. 새 애플펜슬은 뚜껑 없는 일체형 디자인이다. 연결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아이패드 프로 옆면에 착 붙이는 것만으로 페어링이 되고, 충전도 된다. 마그네틱이 들어간 덕에 손쉽게 붙였다 뗄 수 있다. 터치 센서도 품었다. 펜슬 앞부분을 톡톡 두드리면 작업 도구가 바뀐다. 예를 들어 브러시가 지우개로 바뀌는 식이다. 전반적으로 사용성이 크게 향상됐다.

‘크리에이터가 아닌 사람에게 애플펜슬이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에 관한 문제는 아이패드 이용자에게 늘 뜨거운 감자였다. 새로운 애플펜슬은 과연 어떤 답을 줄지 궁금해진다.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는 전후면을 모두 보호해 주고, 2단계 각도 조절이 되는 등 소소하게 변했다.

64GB~1TB 폭넓은 구성과 막강한 가격

새로운 변화는 곧 가격의 변화를 의미한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가격은 전작보다 조금씩 올랐다. 저장 용량은 64GB부터 1TB까지 고를 수 있는데, 11인치 모델은 99만원(와이파이), 119만9천원(셀룰러)부터 시작한다. 12.9인치 모델은 126만9천원(와이파이), 146만9천원(셀룰러)부터 시작한다. 다소 비싸다고 여길 수 있는데, 아이폰XS 시리즈의 가격과 비교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태블릿과 컴퓨터의 경계에서 다시 한 번

이번 행사에서 애플이 강조한 건 아이패드 프로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넓고 화려해진 디스플레이, 생산성을 끌어올려 줄 새로운 애플펜슬,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성능이 바로 애플이 ‘생산성 향상’을 외치는 근거다.

지지난해 “컴퓨터가 뭐냐?”던 애플의 발칙할 도발이 떠오른다. 아이패드 프로가 컴퓨터를 대체할 거라며 연신 “What’s a computer?”를 외쳐대던 애플이었다. 당연히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태블릿과 컴퓨터는 서로 대체할 수 없는 다른 영역의 디바이스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를 보니 이제 조금은 두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직접 써보기 전까진 모르는 일이다.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는 11월 7일 1차 판매 국가에 정식 출시된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나라는 1차 판매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미 태블릿의 한계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