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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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지 <블룸버그>가 오늘, 제목이 아주 자극적인 기사를 하나 냈습니다. 기사 제목은 ‘애플 유괴(Apple Abduction)’. 테슬라가 다른 그 어느 회사보다도 애플 직원들을 많이 영입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것을 유괴에 비유한 것이죠. 유괴당한 사람의 수는 지금까지 150명 정도라고 하네요.

유괴당한 사람들도 쟁쟁합니다. 맥북 에어, 맥북 프로, 아이맥 등의 하드웨어 디자인을 주도했던 덕 필드(Doug Field) 전 애플 최고기술경영자, 애플의 소매전략의 부흥을 이끌었던 조지 블랑켄쉽(George Blankenship) 등 우리가 잘 모르는 많은 능력자들이 테슬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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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테슬라에 간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가 착해서라든지, 돈을 많이 주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들의 능력을 발휘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간 것입니다. 덕 필드는 테슬라에 합류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테슬라는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며, “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테슬라에 왔다”고요. 왠지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말보다 더 멋있게 들리네요.

테슬라에 합류한 전직 애플 직원들은 기술개발, 디자인, 법률 관련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제는 IT 회사 직원도 자동차 회사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변화 덕분입니다.

10년 전쯤만 해도 자동차에서 컴퓨터의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60%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10년 새 6배가 상승한 것이죠. 덕분에 요즘 차들는 이전보다 복잡하지만, 쓰기 더 편해졌습니다. 앞 차와 거리를 알아서 조절하며 달리고, 차선을 알아서 유지하며 달리고, 사고 날 것 같으면 스스로 멈추죠.

BMW Remote Valet Parking, CES 2015 (4)

또 혼자 알아서 주차한다거나, 무인 발레파킹 및 픽업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요. 심지어 올해부터는 운전자 없이 달리는 자율주행차가 판매될 예정입니다. IT 기술이 적극적으로 투입된 덕분에 자동차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앞으로 테슬라와 애플 간의 인력 이동과 비슷한 일들이 점차 늘어날 겁니다. 내연기관 엔진보다 다루기 쉽고 효율 좋은 전기모터가 널리 사용되고, 운전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각종 기술이 추가되거나 통합된다면, 더 수준 높은 IT 개발자들이 많이 필요해질 테니까요.

카카오톡을 개발하고 있던 선배가 어느 날 갑자기 현대차로 옮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뜯어 고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보수적이고 굳게 닫혀 있던 자동차 회사들의 문이 활짝 열릴 날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참고 링크 : 블룸버그

김현준
자동차, 특히 재미있는 자동차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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