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이어폰 리뷰를 많이 해보면서 되짚어보면, ‘괜찮다’라고는 자주 느끼지만 ‘아주 좋다’고 할 만한 녀석은 손에 꼽는다. 디락 시리즈 정도가 떠오르는데… 이번에 리뷰한 제품은 상당히 매력 있는 독특한 형태의 이어폰이다. 자신을 무려 ‘이어 스피커’라고 소개하고 있는 ‘InAir M360’이다. 가격은 89,000원(얼리어답터 스토어 단독 할인가로 82,900원). 에어 튜브를 활용한 색다른 구조로 만들어진 게 특징이다. 귓구멍 안에 깊숙하게 넣어서 듣는 오픈형 이어폰. 이게 무슨 말인가, 귓구멍 안에 쑤셔 넣는데 오픈형? 하지만 정말이다.

 

우선 패키지와 구성품은 이렇다. 전체적으로 꽤 견실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파우치가 없다는 게 약간 흠.

 

유닛 크기가 매우 작다. 그리고 가볍다. 마치 핀 마이크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하다. 하우징은 메탈 재질인데 워낙 작아서 전혀 무겁지 않고 디자인적으로도 고급스러워서 좋다.

 

스펀지 캡을 벗겨 보면 다른 이어폰들과 다른 점을 알 수 있는데, 노즐(관)이 없고 투명한 실리콘인 에어 튜브가 유닛을 감싸고 있는 구조다. 소리가 유닛에서 나와 노즐을 통해 귀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귀 안에서 곧바로 퍼지게 하여 풍성한 사운드를 구현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이 에어 튜브는 스펀지 캡과 함께 귓구멍 안에 유닛이 단단히 자리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저음도 든든하게 울려준다. 귓구멍 안에 꽂아 넣는 형태인데도 오픈형처럼 바깥소리가 어느 정도 들리는 건 튜브를 감싼 스펀지가 귀 안이 막히는 걸 방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생각할수록 참 특이한 구조다.

 

사실 이거보다 더 깊게 넣어야 한다

M360을 착용할 때의 관건은 유닛을 귀에 대충 꽂는 게 아니라 귓구멍 안에 깊숙하게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귓구멍 입구에 살짝 걸치듯 넣으면 저음이 다소 부족해지고 자꾸 빠진다. 귓바퀴를 위로 들어 올려 귓구멍을 넓힌 다음 깊숙하게 꽂아줘야 한다. 제대로 착용하기 위해서 손이 좀 가는 편.

 

더 더 더 깊이…

제대로 삽입한다면 귀 안이 꽉 찬 느낌이 드는데, 처음에는 압박감이 좀 있으나 몇 분 지나니 금방 익숙해졌다.

 

음악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졌던 건 뛰어난 해상력과 엄청 넓고 풍부한 공간감이다. 우선 중고음역이 가장 크게 치고 나온다. 목소리가 독보적으로 명확하게 전달되고, 심벌즈와 같은 고음역의 소리가 뾰족하고 날카롭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Painkiller>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면도칼과 같이 새파랗고 날카로운 일렉 기타 소리의 전율이 다시 느껴지는 듯하다. 뱅앤올룹슨의 이어폰인 A8을 듣는 듯한 상쾌함도 느껴진다. 중저음 강조를 위한 인위적이고 시큼시큼한 느낌이 단 하나도 없이 오로지 투명하고 반짝반짝거린다.

Toto의 <Africa>에서 들을 수 있는 차카차카 쉐이커, 샤랄라 반짝이는 기타, 그루브한 베이스, 딴딴한 드럼, 그리고 신비로운 신디사이저 사운드까지 서로 겹치지 않고 아주 조화롭고 풍부하게 주위를 감싼다. 제목 그대로 아프리카 초원의 오후 하늘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소―름… 마치 헤드폰으로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TLC의 <Unpretty>와 같은 음악에서도 가볍고 매트한 질감의 어쿠스틱 기타와 오밀조밀 잘게 부서지는 하이햇 소리를 매우 잘 살려줬다.

 

아무래도 오픈형의 특성 때문인지, 저음역은 상대적으로 적은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인이어 형태의 이어폰에 비해 양감은 적지만 단단한 펀치감 주위로 포근하게 몽글몽글 퍼지는, 상당히 깔끔한 저음을 들려준다.

보컬 중심으로 노래를 듣고, 쾌청한 기타 사운드를 좋아하거나, 악기 자체의 세밀한 사운드와 리버브의 현장감, 앰비언트 사운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M360의 음색이 분명 마음에 들 것이다. 반면 육중한 무게의 그루브가 중요한 힙합이나 하드코어류의 메탈 장르를 좋아한다면 M360의 사운드는 다소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완벽하게 호환되는 3버튼 리모컨은 편리하다. 마이크의 감도는 그냥 일반적인 수준이었다. 다만 Y 분기점 기준으로 아래에는 패브릭 처리가 되어 있는데 유닛 연결 부위는 일반적인 케이블 재질이라 야외 사용 시 터치 노이즈가 느껴진다. 다행히 케이블 클립이 동봉되어 있어서 옷에 고정하여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넥 스트랩을 결합해서 썼을 때 무척 편리했다. 유선 이어폰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편한 조치법인 것 같다.

 

종합해보면 InAir M360은 특이한 구조의 오픈형 이어폰으로, 아주 맑고 청아한 음색에 적당한 저음을 가진 매력적인 제품이다. 착용감을 비롯해 전체적인 사용성도 유선 이어폰치고는 꽤 편리했다. ‘괜찮다’를 넘어 ‘아주 좋다’의 반열에 올려놓을 만한 이어폰으로 선정한다!

 

장점
– 매우 매우 맑은 음질과 풍부한 공간감
– 유닛이 작아 귀에 쏙 넣을 수 있어서 깔끔해 보인다
– 인이어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주위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단점
– 착용할 때 손이 좀 간다
– 약간의 터치 노이즈

 

주요 정보
– 형태 : 오픈형, 에어튜브 설계,
– 플러그 : L형, 3.5mm, 4극
– 음압 : 92dB+-3dB @1kHz
– 임피던스 : 16ohm+-15% @1kHz
– 주파수 대역 : 10 – 20kHz
– 구성품 : 이어폰 본체, 스펀지 캡 3쌍, 케이블 클립, 넥 스트랩, 매뉴얼
– 가격 : 89,000원 (얼리어답터 스토어 단독 할인가 82,900원)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