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예능 프로그램에서 앞만 투명하게 뚫린 박스에 손을 넣고 그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맞추는 게임을 합니다. 원체 겁이 많은 저는 그 게임을 보고만 있어도 손끝이 짜릿한데요. 가끔 제 가방에 손을 넣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곤 합니다. 잡다한 것들이 워낙 많아 어디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마치 작은 우주 같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 가방을 보자마자 유레카! 싶었습니다. 양 옆으로 쫙 펼쳐지는 가방은 캐리어나 배낭에서만 봤지 이런 토트백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가방이 파도처럼 범람하는 가운데, 간만에 마음에 드는 가방을 만나 신나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기글의 메이커스백입니다.

 

메이커스백의 가장 큰 특징은 보시다시피 가방의 양면이 180도로 쫙 펼쳐지는 것입니다. 작은 동전이나 볼펜 하나 찾으려고 주리를 틀 듯 가방의 양 손잡이를 쫙 펼쳐 붙잡고는 내부에 손을 넣고 손을 휘적이곤 했는데 메이커스백은 그냥 펼치면 됩니다. 속이 다 시원하네요.

 

대책없이 갈라놓기만 한 건 아닙니다. 15인치 노트북 정도는 거뜬히 담아내는 공간과 각종 필기구를 센스 있게 꽂아둘 수 있는 파트가 있습니다. 요즘 카페 안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되어 자주 들고 다니는 텀블러가 애물단지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 가방엔 텀블러를 잡아주는 밴드가 있어 텀블러를 착착 꽂는 재미도 있습니다.

 

휴대폰이나 지갑처럼 자주 꺼내야 하는 아이템을 위한 히든 포켓은 이 메이커스백의 러블리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빼꼼하고 꺼낼 때마다 희열이 느껴질 것만 같아요. 전체적으로 은은한 광택을 띄는 블랙 색상의 가죽은 어떤 룩에도 자연스레 매치가 되어 매일 들고 다녀도 손색 없는 데일리백의 가치를 더해줍니다.

 

매일 들고 다니다 보면 가죽에 스크래치 장난 아니겠다, 싶은 생각은 저만 했을까요? 기글은 친절하게도 스토리의 FAQ 부분에서 제 기우에 답해주었습니다. 답인즉슨 웬만한 가죽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고급 소재를 사용해 어지간한 자국은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거칠거나 날카로운 곳에 긁힌다면 어쩔 도리가 없겠지만, 격렬한 손톱 스크래치에도 별다른 자국이 남지 않는 걸 보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습니다.

 

기글은 와디즈에서 총 9번의 펀딩을 진행했습니다. MoM, 메이커오브메이커라 할 수 있을만한 경험으로 스토리에서 메이커스백에 관한 설명을 꼼꼼히 작성해두었습니다. 스토리를 읽다 보면, 나라면 이 가방을 이렇게 쓸 수 있겠다! 하고 감이 오실 겁니다. 입구가 좁아 슬픈 가방의 한을 풀어준 기글의 메이커스백 펀딩은 목표금액의 700%를 돌파했습니다. 이제 당신의 가방으로 만들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