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캐릭터의 최고봉이라 함은 역시 카ㅋ…… 아니 라인프렌즈의 브라운이 빠질 수 없지. 포동포동 둥글둥글한 얼굴과 푸근한 몸매에 시크하고 뚱한 표정. 여자들은 곰 같이 듬직한 외모의 남자를 좋아한다던데, 가로수길에 있는 라인프렌즈샵 입구에 줄까지 서서 브라운과 사진을 찍어대는 예쁜 여인들을 보면 아마 맞는 말인 듯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스피커는 갖고 있기만 하면 내 매력이 급격히 상승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바로 B&O 베오플레이 P2 브라운이다. 풀네임은 ‘Bang & Olufsen X LINE FRIENDS Beoplay P2 BROWN Limited Edition (뱅앤올룹슨 X 라인프렌즈 베오플레이 P2 브라운 리미티드 에디션)’. 헉헉 길다. 잠깐, 뱅앤올룹슨?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오우 이런. 내가 알던 그 뱅앤올룹슨이 맞다. 뱅앤올룹슨, 예쁘고 비싸지만 대중적인 인기까지 두루 누리고 있는 음향 브랜드 아니던가. LG G5와 V20에 B&O 로고를 새겨 넣었을 때에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라인프렌즈 브라운이라니 뜬금 없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뱅앤올룹슨에게는 최초의 캐릭터 브랜드 콜라보라고 하니. 어쨌든 굉장히 쇼킹한 콜라보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다양한 컬러 바리에이션으로 디자인에 생기를 불어 넣던 뱅앤올룹슨 제품을 자주 봐왔으니 브라운 컬러로 입혀진 베오플레이 P2의 모습 자체도 낯설진 않다. 오히려 이런 새로운 면모가 뱅앤올룹슨의 이미지를 유연하고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 한편으로는 곰 캐릭터로 뱅앤올룹슨과의 콜라보를 이뤄낸 라인프렌즈가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라인프렌즈는 브롬톤, 라미, DJI, 록시땅 같은 굵직한 브랜드 도장깨기…아니 콜라보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었지.

 

차갑고 단단한 알루미늄 그릴. 진한 초콜렛 색의 브라운 컬러로 깨끗하게 물들여진 베오플레이 P2 브라운 에디션의 모습은 볼 때마다 오묘하다. 컬러만 단순히 갈색이라면 심심했겠지만, 스트랩에 달려 있는 브라운 얼굴 피규어가 귀여움을 약 350배 정도 강화시킨다. 아 초콜렛 먹고 싶다. 브라운처럼 멍-뚱한 표정으로 으적으적.

 

베오플레이 P2 브라운은 모던하게 딱 떨어지는 프리미엄 디자인 베이스에 귀여운 매력까지 철철 넘쳐 흐른다. 바닥에 누워 있어도, 어딘가에 걸려 있어도, 손으로 들고 있어도 뭐든 좋다. 한 마디로 존재감이 뿜뿜. 약 14cm의 아담한 크기, 2.8cm의 두께, 275g의 가벼운 무게로 휴대하기도 좋다.

 

동봉된 가죽 파우치에도 브라운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보들보들 맨들한 감촉에 부드러운 가죽. 그리고 브라운 컬러의 USB-C 케이블도 패키지에 함께 포함되어 있다. 고급스러움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게 정말로 가능했던 거라니.

 

지금까지 캐릭터 콜라보 제품들에 대해 그닥 긍정적인 마음이 들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캐릭터의 유명세 하나만 믿고 품질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스피커는 그러한 선입견을 완전히 깨부순다. 하긴 베오플레이 P2가 원래 소리는 괜찮았다. 2” 풀레인지 드라이버와 3/4” 트위터의 조합으로 뱅앤올룹슨 특유의 청명한 음색에 저음 부스트가 꽤 강화되어 있다.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의 정석이라 할 수 있을 만한 그런 음색이다. 소리가 위로 뿜어져 나오며 360도 어디에서 들어도 왜곡이 없어서 어디에서든 음악과 함께 하기 좋았던 베오플레이 P2가 아니던가. 역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고 만지기도 좋고(?) 듣기도 좋은(?) 격이다.

작은 몸집임에도 저음이 꽤 많이 울린다. 저음역이 단단하기 보다는 부드럽고 유연하다. 음악을 맛깔나게 해주며 든든한 힘까지 실린다. 중음역대도 죽지 않고 또렷하게 보존되어 보컬이 명확하게 치고 나온다. 고음은 깔끔하게 잘 다듬어진 채로 명쾌하게 뻗으며 가을 하늘 같이 시원한 느낌을 전한다. 전체적으로 높은 해상력과 밝은 성향의 깨끗한 사운드에 듣기 좋은 저음으로 흥을 더해준다.

 

베오플레이 제품군이 언제나 그랬듯이 이 녀석도 스마트폰 에서 손쉽게 음색을 변경할 수 있다. 보고 또 봐도 어려운 그래프 같은 이퀄라이저가 아니라, 포인트를 움직여 금방 음색 차이를 알 수 있는 쉬운 조작성이 마음에 든다.

 

겉으로 버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데, 사실 뒷면 실리콘 부분에 새겨진 B&O 로고가 바로 버튼이다. 전원과 페어링을 맡고 있다. 역시 디자인의 B&O. 참고로 전면의 그릴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톡 터치하면 음악 재생이나 정지를 할 수 있다. 스피커를 쓱싹 흔들어주면 트랙 이동도 된다. 버튼이 없는 대신 색다른 컨트롤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편하긴 하지만 다루다 보면 종종 원치 않게 음악이 멈추거나 재생되는 점이 양날의 검이다. 물론 이 기능은 전용 앱에서 마음대로 설정을 켜고 끄는 게 가능하니 안심해도 된다. 볼륨 조절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꼬박꼬박 만져야 한다는 게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 스피커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실효성이 크게 와 닿진 않는다. 참, 그래도 통화 품질은 준수하다.

 

배터리는 최대 10시간 재생되며 완충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이 정도면 준수한 플레이 타임이다.

 

뱅앤올룹슨과 라인프렌즈의 콜라보로 탄생한 귀여운 베오플레이 P2 브라운. 가격은 27만9천원이다. 오리지널 P2보다 좀 비싼데… 콜라보의 의미란 게 저만큼의 가치가 있는 걸까, 의구심이 들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한정판’이라는 것이다. 무려 전세계 5000대 한정. 10월 4일 한국 출시를 시작으로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 6개 국가의 라인프렌즈 채널에서 판매된다고 한다. 음질도 청명하고. 멋지고. 귀엽고. 한정판이고. 갖고 싶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선물용 아이템으로도 최적이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차분하고 진득한 브라운 컬러의 매력 덩어리를 선물 받는 사람은 그 특별한 성의를 절대 잊어버릴 수 없을 것이다.

  

장점
– 고급스러운데 귀엽다
– 귀여운데 고급스럽다
– 휴대하기 좋다
– 선물하기 좋다
– 깊이 있는 저음의 울림과 화사한 고음이 조화된 사운드

단점
– 볼륨 조작 부재

 

주요 정보
– 크기 : 140 x 80 x 28 mm
– 무게 : 275g
– 디자이너 : Cecille Manz
– 주파수 범위 : 68Hz – 21,000Hz
– 블루투스 : v4.2
– 입력 단자 : USB-C
– 배터리 : 1100mAh, 10시간 재생, 완충 2시간
– 구성품 : 스피커 본체, USB-C 케이블, 가죽 파우치, 매뉴얼
– 가격 : 279,000원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