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위에 어느 한 구석에는 오래 전에 길거리에서 받았던 헬스장 광고지가 하나 붙어있다. 거기엔 이렇게 쓰여 있다. ‘당신의 뱃살, 이대로 괜찮은가’ 음…… 괜찮을 리가 있나. 이 찌라시를 받았을 때보다 배가 더 나왔다. 그럼에도 내가 이걸 붙여놓고 아직까지 떼지 않은 이유는 항상 배를 쭉 내밀고 앉아서 일하고 게임하고 인터넷을 하는 나를 채찍질하기 위해서다. 물론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냥 거기에 붙어있을 뿐이다. ㅎ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거야…

앉아있는 중간 중간 ‘제발 좀 일어나라’는 애플워치의 간곡한 외침도 싸그리 무시한 채, 어차피 나이 먹으면 다들 배도 나오고 인격도 형성되고 그러는 거라며 반 포기 상태로 자위하고 좌식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던 내 앞에 홀연히 나타난 물건이 하나 있다. ‘닥터뮤직 EMS 홈트레이닝(Dr.Music EMS Home Training)’이라고 하는 제품이다. 이미 근육질의 몸을 가진 이유혁 에디터가 운동을 즐긴다는 이유로 이걸 리뷰하려고 하길래 나의 배를 보여주며 이런 건 당신이 아닌 나를 위한 물건이라며 정당하게 뺏어왔다. 나도 이제 복근을 가질 수 있는 건가, 훗.

 

 

사실 이 제품,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먼저 진행되기도 했었다. 400%의 달성률로 보기 좋게 성공. 그런데 광고 문구가 꽤 자극적이다. 집에서 20분만 하고 있어도 6시간 운동한 효과와 같다고? 갑자기 의심이… 흠, 일단 EMS가 뭔지부터 알아야겠다. EMS는 Electrical Muscle Stimulation이란 뜻으로 100Hz 미만의 저주파를 근육에 전달하면서 근육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운동할 때 근육에 전기 자극을 주는 거다. 이 제품의 저주파 방식은 일반적인 병원에서 치료용 신경 자극 및 통증 완화를 위해 쓰이는 TENS 방식이 아니라, 근육 강화를 위한 EMS 방식으로 작동된다. 확실히 운동용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볼 수 있겠다. 찾아보니 EMS 장비를 갖춰 입고 운동을 할 수 있는 EMS 트레이닝 센터가 많다. 전기 자극 효과가 꽤나 뛰어나단다. 이거 나만 몰랐나? 운동에 관심이 있었어야 알지…

 

EMS 운동의 좋은 점은 근육을 훨씬 효과적으로 강화시킨다는 거지만, 그 이면에는 센터 이용료가 비싸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장비가 비싸니까. 닥터뮤직 EMS 홈트레이닝의 진가는 여기서 발휘된다. 비록 복부 한정이긴 해도(팔에 붙이는 작은 패드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긴 하다) EMS 운동을 집에서 쉽고 저렴한 가격에 도와주는 녀석인 것이다. 가격은 약 크라우드 펀딩 얼리버드 기준으로 20만원선이다.

 

 

그런데, 닥터뮤직이라…… 낯설지 않은 브랜드인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알겠다. 조그마한 전기 마사지기! 목이나 어깨에 붙이면 꿈틀꿈틀 저릿저릿하던 그 저주파 자극기다. 이 제품은 TENS와 EMS 방식이 혼합되어 작동했었던 의료기기였고, 앱을 통해서 꽤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EMS 홈트레이닝은 일단 패드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배에 붙일 거니까!

 

 

겔패드를 잘 붙이자. 특히 전도성 실버잉크로 그려진 은색 선을 잘 덮어야 한다.

 

 

작동은 쉽다. 전원 눌러서 켠 다음 모드를 정하고 +/-로 강도를 알맞게 조절하면 된다. 총 50단계의 강도를 지원한다. 10단계 마다 멜로디 음이 달라진다. 좀 거슬리지만 왠지 신나! 화면 없이 조작하기 쉬워서 좋다.

 

 

조작하기 애매하다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앱을 설치하자. 지금 리뷰를 쓰는 시점 기준으로 앱스토어에는 아직 앱이 없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다운 받을 수 있다.

 

 

총 6가지의 모드, 지방 연소, 근력 강화, 스마트폰 음악에 맞춰 자극을 전하는 뮤직 싱크, 그리고 남성과 여성용으로 각각 나뉘어져 있다.

 

 

리뷰 때문에 배까지 깔 줄은 몰랐다

50단계로 강도를 설정하면 자극이 제법 강하다. 허억- 앗흥- 신음이 절로 나온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자극이 전달됨에 따라 배에 힘이 반강제로 들어간다. 때로는 배를 농구공으로 퍽퍽 때리는 것 같고 때로는 전기로 굽는 것 같기도 하며 때로는 살살 마사지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지속 시간은 모드 하나당 30분. 참고로 컨트롤러의 배터리 타임은 약 1시간 반 정도, 그러니까 프로그램을 3번 정도 돌릴 수 있는 수준이다.

 

 

회의실에서 연출한 사진들이지만… 실제로 2주 넘게 집에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면서 사용했다

그냥 앉아서 부르르 떨리는 진동을 느끼며 헉헉거리기만 하면 사실 별로 의미가 없다. 움직여야 한다. 전기 자극을 받으면서 복부 운동으로 복근을 조져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집에서 2주 정도 운동을 병행하며 사용해봤는데, 배가 확실히 금방 단단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의 내 배가 바람이 빠져가는 비치볼과 같이 흐물거렸다면, 지금은 공기를 가득 채운 트럭 타이어 같다.

 

배가 날씬해지는 건 아니다. 뱃살만 쏙 빠지는 건 기대하면 안 된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다이어트를 할 때는 어느 한 부위만 특정해서 살을 뺀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제품은 그저 복부 운동을 할 때 좀 더 근육이 빠르게 활성화되는 걸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선명한 빨래판 복근을 일구고 싶다면 유산소도 병행해야지.

 

고로, 내 의지와 행동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점이 된다. 그래도 몸에 직접 붙여 자극을 받으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완벽한 복근을 찾기 위한 목적지의 끝은 아직 저 너머 아득하지만, 일단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할지는 정해진 느낌이다. 좀 더 의지를 불태울 일만 남았다. 그러함에 있어 닥터뮤직 EMS 홈트레이닝은 운동을 다짐에 끝나지 않고 직접 움직이게 만드는 파워가 있는 녀석이다. 운동하자 운동!

 

장점

  • 자극의 단계를 매우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 그냥 운동하는 것보다 복근이 더 빨리 단단해지게 만든다
  • 휴대하기 좋다

 

단점

  • 얇은 패드 재질 특성상 잘 구겨진다
  • 겔패드가 금방 닳는다

 

주요 정보

  • 사이즈 : 350 x 175mm
  • 무게 : 108g
  • 재질 : PC, 실리콘, 전도성 실버잉크, 하이드로겔
  • 배터리 : 충전식 리튬이온(3.7V, 126mAh)
  • 사용 시간 : 약 1시간 30분
  • 완충 시간 : 약 30분
  • 프로그램 : 컨트롤러 본체 단독 사용 시 4가지, 모바일 앱 연동 사용 시 12가지
  • 무선 주파수 : 2,402 ~ 2,480GHz (Bluetooth LE)
  • 구성품 : 패드, 컨트롤러, 겔패드 6개 2쌍, Micro USB 케이블, 파우치, 매뉴얼
  • 제조, 제품협찬 : 스마트메디칼디바이스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