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활이 어제보다 더 편해지고, 매일 더 나아지는 것은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 사소한 불편함까지도 누군가는 꼼꼼히 따져보며 이유와 방안을 고민한 덕분일지 모릅니다. 빨대, 폴라로이드 카메라, 셀카봉, 휴대용 선풍기 등,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모든 제품이 이렇게 탄생했겠죠.

이처럼 아이디어는 곧 우리의 삶을 바꾸는 원동력이자 덩달아 우리를 발전시키는 요소가 되기에 작은 아이디어라도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얼리어답터도 이런 중소기업이나 1인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응원하고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얼리 펀딩을 진행하고 있죠! 오늘로 벌써 10번째 시간을 맞이했네요!

비록 윈저노트 클러치, 인생 참치회, 옴니차지 보조배터리, 블루필 미니헤드 선풍기 등 (제품의 품질이나 프로젝트의 성공 유무를 떠나) 우리의 기준에서 실패한 사례도 몇몇 있었지만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더 열심히! 성공률 99%를 달성하는 그날까지 꿋꿋하게 진행해보려 합니다.

더 나은 제품을 위한 고민

오늘 얼리 펀딩에서 소개해드릴 제품 역시 우리의 일상을 함께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도마(인타코퍼레이션)가 선보인 스마트 링, 히든(HIDDEN)입니다.

이 제품이 만들기 전 그들이 고민한 불편함은 다음의 4가지였습니다.

  1. 스마트폰을 보다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 링을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스마트 링은 지나치게 두껍고, 툭 튀어나온 디자인 때문에 여기저기 걸리거나 책상 위에 반듯하게 놓이지 않고 흔들거린다.
  2. 운전할 때 차량용 거치대도 사용하게 되는데, 일반적인 스마트 링은 자석 거치대에 붙지 않아 따로 액세서리를 추가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3. 치렁치렁한 이어폰 줄이 불편한데, 이어폰 줄 감개를 따로 써야 하는 것은 번거롭다.
  4. 일반적인 스마트 링은 사용하다 보면 고리가 쉽게 헐거워져 스탠드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모두 공감이 가는 문제점이긴 합니다. 비록 저는 비운전자에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기에 2번, 3번과 같은 불편함은 없었지만, 실제로 꽤 여러 종류의 액세서리들을 써보며 반지 형태의 툭 튀어나온 스마트 링 때문에 테이블 위에 놓을 때는 화면을 바닥으로 해서 뒤집어 놓아야 하거나, 고리가 금세 헐거워져 스탠드 기능으로는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스마트 링 히든(HIDDEN)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1. 기존의 스마트 링 디자인에서 벗어나 조금 더 얇은 6mm 두께의 반듯한 사각형 형태로 만들었으며 손가락을 끼우는 고리 부분도 넓은 ㄷ자 형태를 하고 있기에 조금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 따로 메탈 플레이트를 부착하지 않고도 기존의 자석 거치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쪽에 금속 소재가 추가됐습니다.
  3. 따로 이어폰 줄 감개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이어폰 줄을 정리하거나, 원하는 만큼 짧게 줄여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링 측면에 줄 감개를 숨겨두어 원할 때마다 뽑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4. 스프링 결합 구조 힌지를 이용해 오히려 뻑뻑한 느낌이 들 정도로 튼튼하게 처리했으며, 오랜 시간 사용해도 헐거워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얼리 펀딩으로 선택한 이유

얼리 펀딩으로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이들이 그냥 흘려 넘길 수 있는 작은 액세서리까지도 그렇게 열심히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느꼈습니다. ‘아이디어를 생각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아이디어 제품 개발 전문 회사가 되고 싶다’는 회사의 비전도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제품 때문이었는데, 기존과 다른 스마트 링의 디자인이 궁금하기도 했고, 펀딩 스토리 페이지 내의 제품 이미지에 끌리기도 했습니다. IT 기기와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광 메탈 재질로 표현되어 있었거든요. 거기에 32g으로 가볍다는 말에 ‘오~ 혁신인데?’를 외치며 펀딩에 참여했죠!

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얼리 펀딩이 또다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본 모습을 숨긴 채 찾아온 히든

딩동~
여느 때처럼 수많은 택배와 함께 사무실로 찾아온 히든은 가장 작은 상자 안에 들어있었습니다. 작은 택배 상자를 여니 뽁뽁이에 잘 싸여있는 더 작은 제품 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손에 들자마자 다들 ‘와~ 엄청 가볍네?’를 연발했죠. 하지만 상자를 여는 순간!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왔습니다.

아픈 상처를 숨기고 있어서 히든인거니…? ㅠㅠ

‘그래~ 그래도 사용하기엔 문제가 없을 거야’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겠지’라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제품을 찬찬히 살펴봐도, 여기저기 찍히고 긁힌 상처며, 오래 사용한 듯 코팅이 벗겨진 모습은 자꾸만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펀딩 페이지 댓글에도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재질과 퀄리티 등으로 문의하신 분이 많았는데요. 다행히 교환이나 답변 등의 대응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히든(HIDDEN)이라는 이름처럼 본체 속에 숨어 있는 이어폰 줄 감개는 상황에 따라서는 유용할 수는 있겠으나, 너무 뻑뻑하게 끼워져 있는 나머지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잡아당겨야만 뽑히는 수준이었습니다. (약 10번 이상 뽑았다 끼웠다를 반복하니, 결합 부위가 다듬어졌는지 쉽게 분리가 되네요.)

또한, 이어폰 케이블을 감아 적절히 길이를 조절해서 사용하거나 보관할 수 있지만, 양쪽 끝에 있는 케이블 홀더가 일반 이어폰 케이블 굵기에 맞춰져 있기에 칼국수 케이블이나 코듀라처럼 두께가 다른 소재들을 고정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다른 스마트 링과 달리, 바닥에 안정적으로 놓아둘 수 있는 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표면의 스크래치는 피해 갈 수 없을 것 같지만 적어도 스마트폰은 스크래치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해줄 테니까요.

스탠드로서의 기능도 만족스럽습니다. 힌지의 고정력이 매우 뛰어나 원하는 각도 그대로 힘 있게 받쳐주는 느낌이었죠. 일부러 꽤 여러 번 움직여 봤는데도 헐거워지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여러 개의 손가락을 넣어서 잡을 수 있는 디자인이기에 더욱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도 들었습니다. 만원 지하철 안에서도,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한 손으로 마음껏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죠.

이번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에서는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거치대를 함께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비록 타사의 제품을 함께 구성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기본에 충실한 성능과 깔끔한 디자인, 나쁘지 않은 만듦새에 만족스러웠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듯하지만 그래도 좋은 선물을 받는다는 건 항상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제품 소개에 적혀있듯 히든(HIDDEN)은 다른 메탈 플레이트를 붙일 필요도 없이 그대로 자석 거치대에 자유롭게 붙였다 뗄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꽤 튼튼하게 고정되므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죠.

모두에게 어울릴 수는 없는 걸까

네… 어떻게 보면 이 제품은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고, 평상시에 손에서 폰을 놓지 못하며, 자석 거치대를 사용하는 운전자라면 최고의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뽀통령이 필요한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더욱 유용할 테고요.

아이폰X과 이어폰 줄감개 무엇?

하.지.만!

안티 없는 사람 없고, 모두의 취향을 맞춘 물건이 없듯 아이폰X 이용자인 저에게 히든의 기능은 무용지물인 것이 많았습니다. 이미 8년 전부터 블루투스 이어폰만 써온 저에게 이어폰 줄감개는 거의 쓸 일이 없는 기능이었죠. 이미 아이폰에서 이어폰 단자가 사라진 것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요.

무엇보다!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는 무선 충전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스마트 링이 두껍거나 금속 재질이어서 무선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히든만큼은 그런 부분을 해결해주었을 거란 알 수 없는 믿음 같은 것이 있었거든요. 심지어 얼리어답터 에디터의 과반수가 무선 충전을 이용하고 있기에 그 충격은 더 컸습니다.

그렇습니다. 길고 긴 설명을 통해 애써 부인했지만, 이번 얼리 펀딩도 결국 실패로 끝났습니다. 어떻게든 그가 가진 장점을 생각하며 맞춰보려 했지만, 결정적인 한 가지 때문에 결국 만남은 포기해야 했죠. 실패의 원인은 실제 제품 이미지보다 아이디어를 시각화한 이미지가 대부분인 크라우드 펀딩의 소개 페이지를 있는 그대로 믿은 것과, 실제로 소개되어 있지 않은 내용을 ‘이런 제품일 거야’라고 제멋대로 짐작하고 믿어버린 탓일 겁니다.

그래서 크라우드 펀딩에는 메이커에게 직접 문의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인데, 미처 이런 기능을 활용하지 못했죠. 크라우드 펀딩의 장점 중 하나는 메이커와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니, 만약 제품이나 기능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품질 개선과 실패 없는 펀딩을 위해서라도 바로바로 문의를 남겨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비록 저와는 가까이할 수 없는 히든(HIDDEN)이었지만 이런 불편함까지도 반영한 더욱 좋은 아이디어 제품으로 거듭나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본의 아니게 얼리 펀딩 후기를 통해 자꾸만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실패 사례를 소개해드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지만, 일종의 상황극처럼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며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얼리어답터가 미리 경험해보고 알려드리는 것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와 똑같은 실수를 하시지 않도록 미리 확인해보시면 좋겠죠?

곧, 성공하는 얼리 펀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