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제품을 어필함에 여념 없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페이지들 사이에서, 뜬금 없는 눈뭉치 사진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 잡은 물건이 있었다. 쪄 죽을 것 같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던 날이라 그랬을까? ‘남자필독’이라고 자랑스럽게 써놓은 문구부터, 상품에 대한 생생한 반응을 볼 수 있던 카톡 캡쳐까지… 무언가 시그널이 온다. 그리고는 두 번 볼 것 없이 바로 참여했다. 목표 달성률도 이미 1000%를 훌쩍 넘긴 상황. 그게 바로 스노우볼 쿨링스프레이다.

 

스노우볼 쿨링스프레이란 무엇인가? 액체 가득한 구체 안에 반짝이며 흩날리는 스노우볼 그 장식품은 아니고… 신체의 Y존에 분사하면 급소 부위의 온도를 낮추고 쾌적함을 유지해주며 살균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일종의 남성용 스프레이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불ㅇ… 아니 고환에 칙칙 뿌리면 시워어어어언해지는 미스트다! 그래서 이 크라우드 펀딩은 스노우볼 프로젝트라 불린다. 공감! 이건 나를 비롯해 남자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 것이다! 남자의 똘똘이를 시원하게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이니까. 구성애 선생님의 강의에 따르면 남성의 고환이 원래부터 비대칭인 것도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진화라 하지 않았던가. 또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펑퍼짐한 한복 바지를 입어서 하체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막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현대의 남성이라면 이런 스프레이쯤 하나 갖고 다니며 쿨해져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제품은 신속하게 도착했다. 간단한 감사의 쪽지와 함께. 물건을 만든 제조사인 ‘네이처포’는 체온에 관해 탐구하고 원료를 개발해 각종 미스트 류를 만드는 곳이다. 고열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신체 이상을 방지하기 위해, 적정 체온을 유지시키는 일종의 바디 케어 기능성 화장품을 주력으로 만든다 할 수 있겠다. 이미 ‘자연비’라는 브랜드로 두피 케어, 선케어, 쿨링 마스크팩 등을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얼굴에 집중해오다가 이제 Y존 공략 제품을 탄생시킨 셈이다. 잘했어요.

 

 

긴 말이 필요 없다. 뚜껑 열고 그냥 뿌리면 된다.

 

 

가즈아! 칙칙칙칙!

일반 상태에서 한 번, 소중이의 하부에 한 번, 파이어볼의 양쪽에서 각 한 번씩 총 네 번의 분사를 추천한다. 그러면 곧…

 

 

별빛이 내린다 샤라랄라랄랄라! 분사를 완료하면 우선 독특한 향기가 코를 찌른다. 은단 냄새 베이스에 30대 아재의 성숙미가 혼합된 듯한 시큼퀘퀘한 향기다. 한방 약재의 느낌도 살짝 있고. 뽀샤시하고 샤방한 냄새는 아니지만, 왠지 마초적이다. 그리고 이거 꽤 중독성 있다. 새로운 꼬카인의 시작이 열린다.

 

 

5초 정도 지나면 화-한 느낌으로 엄청 시원해진다! 목 안을 이리저리 헤집으며 상쾌한 스파클링감을 선사하는 탄산수를 마실 때처럼, 짜장면 한 그릇 먹은 뒤 후라보노 껌을 쫙쫙 씹을 때처럼, 모기에 물린 곳을 긁어대다가 버물리를 바를 때처럼. 겨울에 뜨끈한 물에 샤워를 하고 나와서 베란다 문을 쓱 여는 순간의 그 차가움이 나의 주니어에 딱! 물파스처럼 시원하지만 따갑지 않아 묘하고 상쾌한 느낌이다. 오우야!

 

 

다리를 계속 꼬고 있어도 뜨끈해지는 게 덜하다! 다리를 풀었을 때, 그릇에 붙은 크린랩을 떼어내는 것마냥 쩍쩍 붙는 느낌도 덜하다! 체감상으로 화-한 느낌은 20분 정도 지속되고, 그 후에는 향기와 함께 시원함이 쭉 유지된다. 시원하니까 뽀송하다. 뽀송하니까 쾌적하다. 쾌적하니까 기분이 좋다. 업체에 따르면 분사한 부위의 체온이 2도 정도 내려가는데, 잠시 시원해지다 마는 속옷, 파우더, 바디워시 같은 것들과는 애초에 근본적으로 다르게 피부의 열을 내려준다고 한다. 효과는 약 90분 정도 지속된다는데, 이거 허튼 말이 아닌 듯하다. 일하다 졸릴 때 뒷목에 한 번 칙 뿌려주면 잠이 확 달아나기도 한다!

 

 

그런데 문득, 소중한 곳에 뿌리는 건데 안전한가? 라는 의문이 든다. 성분을 살펴볼까. 네이처포에서 강조하는 쿨링 효과 성분의 비밀은 천연 원료인 ‘A.C.C.(Advanced Cooling Composition)’이다. 황백 추출물, 작약나무 껍질과 수액 추출물, 황금 추출물, 박하 추출물의 4가지 재료를 적절히 배합한 것인데, 무려 4년 동안 10만 회에 가까운 실험 연구를 거쳐 최적의 배합비를 가진 원료를 만들어낸 거라 한다. 내가 1회당 3~4번씩 하루에 약 20~30번의 분사량으로 2주일 정도 사용해봤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가렵거나 이물감이 느껴지지도 않고, 고드름도 나지 않고, 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A형 텐트 자동 구축 시스템에도 이상이 없었으며, 종족 번식을 위한 화이트미사일 장전 태세도 절대 이상 무! 한 번씩 뿌려본 주위 동료들이 빌려달라는 말을 하는 빈도가 계속 늘어갈 뿐… 훗. 쿨링에 살균까지 가능하다는 천연 원료 성분이라는 말에 믿음이 생긴다.

 

그나저나 이게 용량이 50ml고 하루 권장량을 썼을 때 3~4개월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하는데, 좀 더 짧게 쓰더라도 작은 용량이 있었다면 좋았을 법하다. 스프레이 용기가 은근히 큼직해서 주머니에 넣기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두 시간에 한 번씩은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칙칙이를 뿌린다. 한 번 맛들리면 빠져 나올 수 없다. 아 상쾌해. 이제 스프레이를 뿌리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는 몸이 되어 버렸어…

 

 

어 시원하다!

 

 

아이 뽀송해.

 

 

아 이거 참 시원한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사진으로나마 나의 기분이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펀딩에 참여했던 제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 IT 기기 같은 것들보다 훨씬 더. 가격은 2만원 초반대(현재는 23,900원에 펀딩 가능)다. 많은 시간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 오래 공부하는 학생들,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들, 더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정자왕이 되고 싶은 남자들을 비롯해 Y존이 자주 뜨끈해져 불쾌감을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총점
너를 여름이 오기 전에 알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