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맥OS를 쓰는 이용자라면 한 번쯤은 머리를 싸매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일부 서비스가 ActiveX를 위시해 윈도우OS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벌어질 때가 대표적이다. 그래도 ActiveX가 점차 사라지고 있고, 연말정산 같은 일은 맥OS로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맥OS에서 윈도우OS가 필요한 순간은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맥OS에서는 가상 머신을 이용해 윈도우OS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일까? 인텔 CPU를 탑재하면서부터 애플은 부트캠프(Bootcamp)라는 기능을 지원해 맥OS가 설치된 기기에 윈도우OS를 설치해 멀티 부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부트캠프를 쓸 때면 매번 기기를 재시작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한 게 가상화 머신 프로그램인 패러렐즈 데스크톱(Parallels Desktop)이다. 매년 메이저 업데이트를 거친 패러렐즈가 올해는 14버전과 함께 돌아왔다. 도대체 어떤 게 달라졌다는 걸까?

 

 

윈도우와 맥의 융합

패러렐즈는 페러렐즈 데스크톱을 통해 맥OS에서도 윈도우OS의 네이티브 기능을 자연스레 쓸 수 있는 ‘융합’을 강조한다. 단순히 한 OS에서 다른 OS를 병렬로 살펴보는 것이 아닌, 두 OS를 마치 하나의 OS처럼 자연스레 활용할 수 있는 게 패러렐즈 데스크톱이 추구하는 것이다.

 

 

잉크 기능을 지원해, 동그라미를 그리면 해당 부분이 선택된다.

몇 년 전부터 지원하는 동시 실행 모드 역시 패러렐즈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별도 OS의 바탕화면을 띄우지 않고 메인 OS에서 바로 프로그램만 실행할 수 있도록 한 동시 실행 모드는 두 OS를 시각적으로 통일돼 보이도록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동그라미를 그리면 자동으로 도형으로 바꿔준다.
오피스 2019에서 볼 수 있는 필압 기능

패러렐즈14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윈도우OS에서 지원하는 잉크(ink) 기능은 패러렐즈13에서부터 지원하는데, 올해 오피스 2019 출시와 함께 압력센서에 따른 필압을 지원하자 패러렐즈14에서도 필압을 지원한다. 맥북에서 이 기능은 추가 하드웨어를 구매하지 않고도 구현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데모 시연 상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터치바를 표현했다.

거꾸로 윈도우OS에서 맥OS만의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단적인 예가 2016 맥북프로 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한 터치바 인터페이스다. 프로그램에 맞춰 다양한 터치바 지원을 통해 맥OS에서는 생산성을 일부 향상할 수 있었으나, 가상 머신으로 윈도우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는 이를 활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윈도우 프로그램에서도 터치바를 지원해 알맞은 기능을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다.

 

 

터치바 커스터마이징 기능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일부 프로그램은 제공하는 프리셋에서 터치바를 수정할 수 있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4버전에서부터는 프로그래밍 또한 지원한다. 특정한 경로에 xml 파일을 제작하면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키를 자유롭게 매핑해 터치바에 지정할 수 있다. xml 파일 제작은 크게 어렵지 않으며, 이미 만들어 놓은 파일을 공유해 프리셋처럼 쓸 수 있다는 게 패러렐즈의 설명이다.

 

 

더 강력해진 패러렐즈 데스크톱14

매력적인 신기능 외에도 기본기도 강화됐다. 이 역시 두 OS를 하나로 융합한다는 측면에서 바라봄 직하다. 새로운 하드웨어를 지원해 외부 카메라의 지원 해상도가 4K까지 확장됐으며, 새로운 하드웨어를 탑재한 아이맥 프로에서도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전반적으로 7~80%에 이르는 성능 개선 작업이 이뤄졌으며, 윈도우OS를 완전히 종료한 상황에서도 윈도우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약 5초 이내에 프로그램 구동이 완료되는 모습을 데모시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저장공간 최적화 기능이 새롭게 생겼다. 맥OS 하드웨어에서 가상 머신을 쉽사리 선택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적게는 수십, 많게는 100GB에 이르는 저장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트캠프는 쓰지 않는 공간도 부트캠프가 쓸 수 있도록 미리 파티션을 나눠놓아야 했기에 저장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패러렐즈 데스크톱14에서 지원하는 가상 머신 파일은 OS를 쓰면서 저장공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으며, 불필요한 파일을 만들지 않아 저장공간을 아낄 수 있다. 저장공간 최적화 기능이 제안하는 스냅샷 관리, 아카이빙 기능을 통해 용량을 더 아낄 수 있으며, 동시에 패러렐즈 데스크톱14를 설치하면 함께 따라 나오는 툴박스를 이용해 다시 한번 저장공간을 정리할 수 있다.

 

 

많은 요청이 있었다는 스케치업

전체적인 성능 향상이 이뤄짐과 함께 호환성도 대폭 개선됐다. 패러렐즈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포럼에는 다양한 프로그램 호환성 요청이 오는데, 가장 많이 들어오는 요청 중 하나가 스케치업이었다고 한다. 이에 패러렐즈 데스크톱14부터는 스케치업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이 밖에 게임에 집중했던 작년에 이어, 올해는 데이터 시각화 프로그램과 캐드 프로그램에 집중했다는 게 패러렐즈의 설명이다.

 

만약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패러렐즈 자체 포럼에 요청을 남기면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호환성 업데이트를 통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모하비 베타 프로그램까지 패러렐즈 데스크톱14에서 쓸 수 있다.

다만, 호환성은 패러렐즈 데스크톱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는 부분이기도 하다. 매년 메이저 업데이트를 통해 선택적으로 호환성 개선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패러렐즈 데스크톱14는 앞으로 출시할 맥OS 모하비를 공식 지원한다. 그러나 11 혹은 12버전은 앞으로 모하비를 지원하지 않게 될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호환성을 패러렐즈에서 보장하지 않는다. 호환성 업데이트를 받으려면 메이저 업데이트 때마다 별도의 금액을 내고 프로그램을 써야 한다.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가격은 만만치 않다. 당연히 OS 라이센스 비용은 별도.

다른 소프트웨어 벤더처럼 패러렐즈도 구독 기반의 라이센스 정책을 세웠다. 매년 최신 버전을 유지한다면 10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내야 한다. 가상 머신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면 모를까, 가끔 아쉬운 윈도우OS를 쓰기 위해서라면 패러렐즈 데스크톱14의 가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시아 태평양(APEC) 지역에 한해 아직 영구 라이센스를 판매한다. 보통 패러렐즈 데스크톱 메이저 버전 당 맥OS 2년 정도를 지원하므로, 그나마 저렴하게 이용하려면 2년에 한 번씩 영구 라이센스를 구매하는 편이 좋다. 다만, 영구 라이센스가 지역에 기반한 특화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이 체계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닿지 않을 것 같은 두 OS, 윈도우OS와 맥OS. 이 두 OS 사이의 거리를 패러렐즈 데스크톱이 줄여준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통합은 더욱 빠르고 끈끈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일반적인 이용자가 얼마나 그 매력과 가치에 공감할 수 있을지, 가격이라는 저항선을 넘어 구매에 이르도록 하는지는 패러렐즈에 남은 문제다.

윈도우OS 미지원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일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