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카메라 업계의 화두는 풀프레임 미러리스다. DSLR을 위시한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가파르게 축소하고 있으나, 35mm 풀프레임 센서를 채택한 카메라, 그리고 미러리스 카메라만은 둔화 혹은 오히려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소니가 먼저 깃발을 꽂은 시장에 캐논과 니콘도 이런 시장 흐름에 맞춰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공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이미 2017년 공식적으로 대형 센서를 장착한 미러리스 카메라 개발을 밝힌 니콘이 드디어 새로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Z7과 Z6를 출시하고, 미러리스 카메라를 위한 마운트, Z 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였다.

 

 

니콘 Z7, 그리고 Z6

니콘이 새롭게 선보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2종으로 니콘 Z7과 Z6다. 두 카메라 모두 새로운 Z 마운트 시스템 렌즈를 장착하며, 새롭게 개발된 촬상면 위상차 AF를 탑재한 니콘 FX 포맷 CMOS센서, 최신 화상 처리 엔진인 EXPEED 6를 탑재해 고해상도의 이미지와 고감도 저노이즈를 실현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두 모델의 차이는 없다. 결정적 차이는 들어간 센서의 차이인데, Z7은 유효화소수 4,575만 화소에 상용 감도 ISO 64-25600을 지원하고, Z6는 유효화소수 2,450만 화소에 상용 감도 ISO 100-51200을 지원하는 정도의 차이다. 따라서 전자는 니콘 Z렌즈의 진가를 실감할 수 있는 고해상도 모델로, 후자는 뛰어난 고감도 성능의 올어라운드 모델로 구성했음을 알 수 있다.

 

 

풀프레임 DSLR D850
풀프레임 미러리스 Z7

함께 전시된 니콘의 풀프레임 DSLR D850과 비교하면 차이는 도드라진다. 제원상으로 D850이 146x124x78.5mm에 915g이었다면, Z6와 Z7은 134×100.5×67.5mm에 675g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다만, 현재 비교할 수 있는 소니 a7 제품(a7m3기준 565g)과 놓고 본다면 제법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제품 디자인과 조작계는 니콘 SLR 바디에 익숙했다면 무리 없이 적응할 만하다. 버튼의 위치나 다이얼 방식 등이 여지없는 니콘 카메라라는 걸 드러낸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보조 LCD 창으로, 어찌 보면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불필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살려뒀다. 이에 관해 니콘은 기존 이용자에게 익숙한 조작 방식을 최대한 구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립이 아쉬웠던 기존 제품과 달리 Z6와 Z7의 그립은 안정적이다. 기존 SLR 카메라를 손에 들었을 때처럼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제한된 상황에서 피사체를 촬영하고 이를 LCD 창으로 볼 수밖에 없어 이미지 품질에 관해 말할 순 없겠으나, 꽤 쾌적하게 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메뉴까지 선택할 수 있는 풀 터치 인터페이스를 탑재했다.

메뉴를 부르고 조그스틱을 움직이면 빠져나오는 등, 조금 이해할 수 없고 산만한 UI는 여전했지만, 틸트 디스플레이가 풀 터치를 지원하면서 좀 더 편리한 조작을 지원한다. 5년 만에 터치를 넣었으나, 아직도 제한적인 다른 제조사와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Z마운트 렌즈에서 설정을 조작하는 기능도 더해 영상을 더 효과적으로 찍을 수 있는 기능도 더한다고 한다.

영상에 신경 쓴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4K UHD 30p 촬영 지원부터 FHD 120p 촬영을 지원하며, HDMI 10bit 출력 시 N-Log를 활용할 수 있다. 타임 코드 기능으로 두 개 이상의 기기로 촬영한 영상이나 음성을 동기화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또한, 렌즈가 아닌 바디에 5축 손 떨림 방지 기능인 VR을 담아 누구든지 안정적으로 사진과 영상을 담을 수 있다.

 

 

Z7은 9월, Z6는 11월에 만날 수 있을 예정이며, 정확한 가격은 미정이나 Z7은 350만원대, Z6는 250만원대로 책정했다고 한다.

 

 

Z 시스템과 헤리티지

Z7, Z6에는 새로운 마운트인 Z 마운트가 적용됐다. 그리고 니콘은 이에 대응하는 렌즈 3종을 이날 함께 공개했다. NIKKOR Z 24-70mm f/4 S, NIKKOR Z 35mm f/1.8 S, NIKKOR Z 50mm f/1.8 S의 세 가지로 고성능 렌즈군에 속하는 제품이다. 모두 표준 화각대에 속하는 제품으로 활용도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9개의 렌즈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현재 개발 중이며, 2019년에 선보일 NIKKOR Z 58mm f/0.95 S Noct는 미러리스 마운트에서 볼 수 없던 f/0.95라는 밝은 조리개 값을 보여줄 것이라 자신했다.

 

 

니콘이 새롭게 선보인 Z 마운트 시스템은 기존 F 마운트보다 오히려 더 큰 직경을 채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직경을 크게 잡으면서 렌즈 설계의 유연성을 높였다. 이 덕분에 니콘 역사상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인 0.95를 실현한 렌즈를 설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플랜지 백을 16mm로 잡아 어댑터를 이용해 다른 렌즈와의 호환성도 크게 개선한 게 특징이다. 올드 렌즈를 되살릴 수 있었던 기존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플랜지 백이 18mm였는데, 니콘  Z 마운트는 이보다 2mm 더 짧은 플랜지 백을 갖췄다.

 

 

또한, 전용 어댑터인 FTZ 마운트 어댑터를 선보여 기존 F 마운트 렌즈와 호환성을 확보한 점은 Z 마운트의 큰 이점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출시한 렌즈 중 완벽 호환하는 93종의 렌즈 말고도 일부 호환 렌즈를 포함하면 360개의 F 마운트 렌즈를 Z 마운트 시스템에서 쓸 수 있다. 덧붙여 카메라 바디에 탑재된 VR 기능을 활용해 기존 렌즈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이는 니콘 이용자가 마련한 렌즈를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점이며, 동시에 SLR 시장에서 탄탄한 유산을 쌓아온 니콘이 강조할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제품 디자인이나 편의성이 선두주자가 닦은 길을 따라 빠르게 도달했다면, 이제 여기에 자사의 자산을 충분히 활용해 차별점을 노리는 인상이다.

 

 

현장에서 만나본 Z 시리즈는?

니콘 Z 시리즈의 첫인상은 일단은 합격점. 기존 카메라 제조 기술을 십분 활용해 닦인 길을 빠르게 달려온 느낌이다. 다만, 기존 자산을 활용해야겠다는 걸 염두에 두는 바람에 더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데도 한 호흡 아낀 모양새다. 이게 ‘Z’라는 이름에 담긴 ‘미래로의 가교’를 뜻할지, 아니면 중심을 못 잡은 결과로 드러날지는 제품을 더 만져본 후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렌즈 퀄리티도 호평받았고, 현장에서 만져본 렌즈의 만듦새도 수준급이라 이미지 데이터를 직접 받아보지 않았지만, 부푼 기대를 하도록 하는 요인이기도 했다. 바디의 가격은 경쟁사의 바디를 신경 쓴 기운이 역력하다. 하지만, 효과적인 전략이라 평하고 싶다.

 

 

니콘은 Z 시리즈를 발매해 업계 최초로 두 가지 라인업(풀프레임 SLR, 풀프레임 미러리스)을 모두 갖춘 회사가 됐다.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기도 하지만, 반면에 두 기기의 차별점이 ‘급 나누기’로 비춰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은 조심스럽다.

 

머지않아 캐논도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낼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기존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을 열어젖히고 성공적으로 안착한 소니의 위상을 얼마나 뒤흔들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실제 호환성, 그리고 렌즈 가격 등이 추가 변인이 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