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이어폰의 역사를 새로 쓴, 한줄기 빛과도 같았던 ‘디락’. 그리고 디락의 개선판이었던 ‘디락 MK2’. 디락이 대중적인 오디언스에 맞춘 제품이었다면, 그 중에 조금 더 플랫한 느낌의 담백한 음색을 원했던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였던 ‘디락플러스’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디락플러스를 제일 즐겨 사용했었다. 원래 저음의 양이 많은 이어폰을 좋아하는 성향이었음에도 싸그리 바뀌었을 정도로 티없이 맑은 해상력과 깨끗한 결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디락플러스는 단종되어 나를 포함한 많은 마니아들에게 서운함을 남겼었다. 하나 더 사서 쟁여 놓을 걸… 후회로 얼룩진 나날을 보내며 에어팟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와중에 기습적으로 디락플러스의 새 모델이 출시됐다. 이름은 ‘디락플러스 MK2’. 지금까지 출시된 디락 시리즈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디락 : 높은 해상력, 저/고음역 강조
– 디락 MK2 : 디락의 특색은 유지하되 살짝 플랫 성향으로 다듬어짐
– 디락플러스 : 매우 높은 해상력, 전체적으로 플랫 성향
– 디락플러스 MK2 : 해상력과 플랫한 성향은 유지하면서 디자인 변경과 개선

 

 

디락플러스의 디자인이 조금씩 변경되어 출시된 디락플러스 MK2. 음질 얘기부터 하자면 플랫한 성향의 디락플러스와 매우 흡사하며 체감적인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노이즈 하나 없는 적막한 배경 속에서 미려하게 치고 나오는 명료한 사운드, 빠른 응답속도, 일반적으로 하이파이스럽다고 말하는 깔끔한 느낌의 음색이다. 시원한 박하 사탕을 먹는 듯한 화-한 느낌이 귀에 그대로 전해진다.

 

플랫하다고 해서 밍숭맹숭한 느낌이 전혀 아니라 아주 조화롭고 자연스럽다. 극저음도 잘 뽑아낸다. 저음의 양은 많지 않으나 쫄깃하게 잘 살리는 편이다. 음역대끼리 매우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가운데, 중고음역대의 해상력이 무척 우수하다. 그 덕분에 음악 전체적으로 공간감이 한 차원 풍부해진다. 질리도록 들었던 그 어떤 노래라도, 새롭게 다시 들을 수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는 다른 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는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크 소리 같은 미세한 사운드까지 매우 잘 끌어 올려주는 점에서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노래 자체의 감동은 물론이고 명료도가 높아 음질 자체로 즐기는 재미도 풍부하다. 역시 SF 드라이버의 위엄인가.

 

 

목소리만 쫙 뽑아 내어 씻어서 보여주는 듯한 반짝임, 그 뒤에 정갈하게 수놓아지는 담백한 저음 비트. 어쩐지 오디오엔진의 A2+ 스피커가 생각나기도 한다. 저음/고음이 살짝 강조된 디락 MK2가 게이밍 용으로 적합하다면, 플랫하면서 현장감이 뛰어난 디락플러스 MK2는 ASMR에 정말 잘 어울린다.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소름 끼치는 선명함에 아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될 것이다(……?!).

 

 

왼쪽: 디락플러스 / 오른쪽: 디락플러스 MK2

플러그는 기존의 ㄱ자형에서 일자형으로 바뀌었다. ㄱ자형은 단선의 위험에서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스마트폰에 별도의 DAC 어댑터를 연결하여 듣는 최근 리스닝 환경의 특성상 조금 더 보기 좋고 쓰기 좋은 모습을 연출한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왼쪽: 디락플러스 / 오른쪽: 디락플러스 MK2

케이블은 기존의 트위스트 형태에서 일반적인 형태로 변경되었다. 때문에 터치 노이즈가 다소 발생하긴 하지만 선풀림 현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던 기존 제품의 단점은 보완되었다. Y 분기점 아래로는 패브릭 처리가 되어 한층 든든하기도 하다. 그러나 리모컨 버튼이나 마이크는 아예 삭제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 전화 통화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긴 한다.

 

 

터치 노이즈가 걱정이라면 오버 이어 형태로 착용하는 걸 권장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착용 형태를 선호한다. 디락플러스 MK2는 어떤 방식으로 귀에 유닛을 끼워도 귓구멍에 쏙 들어오는 특유의 고정력이 우수하다. 밀폐력과 차음성도 상당하여 야외 활동 시 음악 몰입도 역시 보장된다.

 

 

이어팁의 재질도 변경되었는데, 다소 흐물거렸던 기존의 팁에 비해 훨씬 탄력이 생겼다. Orza 이어팁이라고 하며 고음의 전달력이 우수하게 느껴진다.

 

 

요약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디락플러스 MK2는 나의 최애 유선 이어폰 순위를 경신한 녀석이다. 편하다는 이유로 자꾸 에어팟을 끼우려는 내 멱살을 쥐어뜯는 패기! 그만한 명분이 매우 충분한 맑은 음색과 적절한 박력! 광고 문구 같아서 안 쓰고 싶지만, 믿을 수 없는 가격에 놀라운 음질. 4만원짜리 이어폰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다니. 그런데 말 그대로 정말 그렇다. 너무 사랑스러운 이어폰이다. 이 녀석이 나에게 도끼눈을 뜬 채 ‘에어팟이야, 나야?’라고 질문을 한다면 식음을 전폐하고 5분간 치열하게 고민한 뒤 이 녀석을 선택할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권하고 싶은 게 또 있다. 구매 링크를 타고 들어가 디락플러스 MK2를 착용한 여성 모델 사진을 반드시 감상해볼 것. 이상.

 

 

장점
– 자연스럽고 화사한 음질
– 귀에 쏙 단단하게 들어오는 착용감
– 시크한 디자인
–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는 가성비
단점
– (굳이 하나 꼽자면) 파우치 하나 없는 원가 초 절감 패키징(감내 가능)
– (굳~이 또 하나 꼽자면) 리모컨과 마이크의 부재(감내 가능)
– (굳~~이 마지막 하나 꼽자면) 약간의 터치 노이즈(오버 이어 착용 방식으로 해결 가능)

 

 

주요 정보
– 모델명 : DIRAC-S501
– 형태 : 밀폐형
– 드라이버 : SF드라이버
– 최대 정격 출력 : 20mW
– 감도 : 103dB (@1mW)
– 주파수 대역 : 10 – 35kHz
– 임피던스 : 27옴
– 케이블 길이 : 120cm
– 무게 : 120g
– 구성품 : 이어폰 본체, 이어팁 3쌍, 매뉴얼
– 가격 : 39,800원
– 제품 협찬 : 포터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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