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로의 제품 출시 발표회나 기타 행사를 가게 되면 자주 볼 수 있는 얼굴이 있다. 고프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문 수석 부사장인 제프리 브라운(Jeffrey Brown)이다. 스스로 노장을 자처하면서도 익스트림 스포츠를 앞장서서 즐기는 그는 말 그대로 고프로의 ‘팬’이며, 고프로 관련 행사에서 열의의 찬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 초부터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준 고프로. 여러 군데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보내는 가운데, 그가 오랜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평소 고프로의 오랜 팬으로서, 고프로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사소한 궁금증까지 꼭꼭 눌러 담아, 운치 있는 한국의 집에서 그를 만났다.

 

 

Q. 고프로를 어떨 때 자주 쓰는가? 소개해주고 싶은 기능이 있다면?

당연히 고프로를 많이 쓴다. 기본적으로 고프로에는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을 포함해 약 3시간 동안 직접 고프로를 체험하는 Live it이라는 제도가 있다. 이 시간에는 전 직원이 회사 밖으로 나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이를 고프로로 촬영 후, 편집까지 직접 마치고 올린다.

 

개인적으로는 취미인 스키 탈 때, 기타 연주할 때 쓰고 있고, 요새는 ‘슬리브+고정끈’ 액세서리를 이용해 들고 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가 사진을 주로 찍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 시도해봤는데 마음에 든다.

 

 

Q. 올해 보급형 히어로 제품이 나왔다. 보급형 제품의 제원 등을 따져봤을 때, 경쟁 제품보다 큰 매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는 ‘왜 보급형 히어로를 골라야 하는가?’

답에 앞서 고프로의 기본적인 제품 전략은 Good-Better-Best 전략이다. 가성비가 좋은 엔트리 모델을 선보이고, 이보다 나은 제품으로 유도하는 전략이다. 고프로는 2015년 세션을 선보인 바 있다. 기존 고프로 형태와는 다른 형태의 제품으로 ‘고프로 세션의 가장 유용한 액세서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전략으로 접근했으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형태가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다.

 

매출을 분석해보면 모든 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이 나오는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엔트리 제품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담 없이 우리 제품을 써볼 수 있는 엔트리 레벨 제품을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막상 이 제품을 써본 경험이 없어 고민하는 소비자에게는 엔트리 모델이 적당한 제품이 될 것이다.

 

 

Q. 고프로 제품이 전반적으로 비싸다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출시 초기 가격정책에 실수가 있었다. 이러한 전략에 소비자들도 굉장히 분명하게 피드백을 줬다. 지난 1월 가격을 소폭 인하하자, 즉각적으로 소비자들이 반응했다. 덕분에 이번 주에 고프로 히어로5 판매량이 4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고프로 히어로4가 세운 기록을 뛰어넘는 판매량이며, 역대 고프로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등극했다.

 

고프로는 모든 경쟁사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을 한다. 그 결과 작은 군소 업체 말고도 기존 카메라 전문 업체에서 직접 경쟁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고프로만큼의 입지를 차지한 곳은 없다. 고프로가 제공하는 품질, 그리고 혁신성이 소비자에게 인정받았기에 지금과 같은 점유율(북미 95%, 유럽 72%, 아태지역 65%)을 갖춘 것이라 생각하며, 자만하지 않고 계속 뛰어난 기술과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갖춰나가도록 하겠다.

 

 

Q. 고프로가 점차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대중에게 고프로의 가치를 전달할 방법으로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우선 그렇게 다각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많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핵심 사용자군은 여전히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군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이 평소에 할 수 없는 활동을 하면서, 이를 기록으로 남겨 보여줘 ‘아, 나도 저런 영상을 찍고 싶다.’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게 핵심 사용자층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물론 고프로가 제공하는 하드웨어, 그리고 편리한 편집 소프트웨어로 이룬 생태계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일반 소비자들도 고프로의 진가를 쉽게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영상을 찍기 위해 고프로를 쓰는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있다.

 

고프로 브랜드는 여전히 서핑이나 스노보딩 같은 액티비티 스포츠를 즐기는 사용자층이 핵심 사용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일반 사용자들이 회사에서 생각지 못한 활용 예를 소개해주는 것을 매우 기쁘고,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이를테면 앞서 인스타그램 영상을 촬영하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일 등이 그렇다.

 

 

Q. 드론 사업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 혹시 액션캠 말고 다른 부분에 도전할 계획은 없나?

고프로의 드론 사업은 나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차세대 드론에 도전해보자고 하는 시점에 세 가지 이유로 드론 사업을 접기로 했다.

 

첫 번째는 비용 문제다. 드론 기술이 워낙 급격하게 발전하다 보니, 이 속도를 쫓아가려면 큰 비용을 연구 개발(R&D)에 투자해야만 했다. 두 번째는 경쟁력으로, 기존 업체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상당수를 차지한 상황에서 수익 마진이 크지 않은 드론으로 출혈 경쟁을 하는 게 유익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마지막이자 가장 큰 문제로 각국의 드론 관련 규제 전망이다.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드론에 관해 매우 엄격한 규제 정책을 채택했다.

 

드론 사업을 상당히 좋아했고, 자부심이 있었으나 마진이 적고, 경쟁이 치열하며, 규제에 따른 잠재적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어 드론 사업을 유지하는 게 유익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고프로는 우선 고프로가 가장 잘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는 원칙에 따라 사진, 영상을 찍는 캡쳐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낼 계획이다. 액세서리를 새롭게 내놓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용례가 생기는 것으로 볼 때, 아직 이 분야에서도 상당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Q. 카르마 그립도 이대로 사라지는가? 짐벌의 발전 여지는 없는가?

드론 조종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립은 즐겨 썼다. 배낭에 매달아 두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 참 좋았다. 2017년 가장 많이 판매된 액세서리 중 하나가 카르마 그립이었고, 카르마 그립은 고프로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액세서리인 만큼, 고프로도 이에 다각도로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 머지않아 고프로 안정화(Stabilizer)와 관련된 소식을 전할 것이다.

 

그러니, 돈을 모아둬라.

 

 

Q. 올 초, 고프로의 위기라는 뉴스가 많았다. 이른바 ‘원천기술’이 없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에 관한 생각은 어떤가?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고프로는 굉장히 기술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프로세싱, 컴퓨터 비전, 소프트웨어 생태계 관련 기술에 매우 많은 특허가 있으며, 신형 고프로에 들어가는 GP1 센서도 직접 제조는 하지 않지만, 모든 설계는 고프로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업체 위기론은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나, 마켓쉐어 측면에서 고프로는 꾸준히 우위에 있고 수치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고프로는 이제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고, 반등해 수익성을 향해 계속 상승하는 지점에 있다고 판단한다. 자금 상태도 원활해 원하는 투자를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 자금력을 확보했다. 신제품 포트폴리오도 준비가 다 돼, 올해, 내년, 내후년 준비가 착착 진행돼 한국에서도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시장 상황, 점유율 같은 모호한 이야기보다 고프로를 실제로 쓰는 이용자의 상황에서 고프로를 계속 믿고 쓸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떤 걸 기대할 수 있는지를 세세히 물어봤다.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건, 아직 고프로는 보여주고 싶은 결과물이 많이 있다는 점이었다. 올해, 그리고 앞으로 보여줄 고프로의 신제품과 생태계를 기대하며 짧은 만남을 마쳤다.

고프로 이용자로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