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인간을 닮은 복제인간들이 빗속을 헤매며 눈물을 흘리던 시대배경은 2019년이었다. 그리고, 그 놀라운 시대가 소프트뱅크를 통해 현실화되는 순간을 목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6월 5일 13시에 일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감정을 가진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를 선보였다. 이 날 열린 시연회에서 공개된 페퍼는 120cm 정도의 키에 인간처럼 감정 표현을 하고, 좋고 나쁨을 구분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인간형 로봇 페퍼의 5가지 특징을 정리해 봤다.

pepper

1. 학습형 로봇

사실 그 동안 인류가 시도했던 로봇은 적지 않았다. 소니가 1999년 출시한 강아지형 로봇 ‘아이보’도 학습형 로봇이었고, 혼다의 ‘아시모’역시 학습형 로봇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 시스템만으로는 학습 속도가 너무 느려서  아이보와 아시모는 아직 자신들이 단종된지도 모를 정도다.
페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 날 발표를 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는 ‘페퍼가 클라우드 기반의 집단 지성에 의해 학습능력을 높여가기 때문에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베를 보면 집단 지성이 그다지 쓸만해 보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예전보다는 빠르게 발전할 것 같다.

 

2. 19만 8천엔

회사 이름에 ‘소프트’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사업수완이 대단한 것 같다. 빌게이츠나 김택진처럼 말이다. 손정의 CEO는 이 인간형 로봇을 19만 8천엔(한화 약 200만원)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LTE를 달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보조금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어차피 페퍼는 판매에서는 손해를 보고, 향후 제공하는 어플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료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부디 어플이 백만원, 클라우드 서비스가 한달에 백만원이 아니길 빈다.

 

3. 시속 3km

페퍼는 아시모가 계단에서 넘어지는 것을 목격했을 것이다. 페퍼는 2족 보행에 얽매이지 않고, 바퀴를 달아 시속 3km로 움직일 수 있다. 시속 3km는 인간이 느리게 걷는 속도정도다. 계단이 있는 집은 어떻게 하냐고? 층별로 하나씩 사면 될 듯 하다.
그 밖에 2,3D 센서와 터치센서, 자이로 센서, 범퍼 센서 등을 달아 넘어지거나 사물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고, 머리, 어깨, 팔꿈치, 손목, 손 등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다.

 

4. 12시간의 배터리

로봇이 너무 똑똑해지면 인간을 제압할 수 있다. 다행히 페퍼는 원자력 에너지 대신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달아 12시간 정도 움직인다. 로봇이 반란을 꾀하더라도 12시간 이후에는 제압할 수 있다. 다행이다.
개발은 애플 제품 생산으로 유명한 폭스콘 그룹이 맡았다.

 

5. 2015년 2월

2015년 2월 출시 예정이다. 아마도 일본어만 할 수 있겠지만 개발자들을 위한 SDK를 공개한다고 하니 한국어나 영어를 말하는 페퍼들을 곧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개발자들은 빈둥대지 말고 어서 빨리 한국어 버전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성질 급한 이들을 위해서 내일부터 긴자 등지에서 페퍼를 공개할 예정이니 일본행 비행기표를 예매하자.

 

김정철
레트로 제품을 사랑합니다. xanadu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