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이어폰이라 하면 단연 순위권으로 떠오르는 그것. 뱅앤올룹슨의 A8이다. 그 명성이야 두 번 말해 무엇하랴. 출시된 지 이미 한참 지나 이어폰계의 고인물 취급을 당하면서도 아직까지 판매가 이어지고 있고, 이승환, 박정현, 태연, 그리고 작년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이걸 사용하면서 또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특유의 정갈하고 시원한 음색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A8의 상징.

뱅앤올룹슨은 진작 이런 제품을 내놓았어야 했다. A8의 디자인을 계승한 블루투스 이어폰, 이어셋(Bang & Olufsen Earset)을 만났다. 단순 깔끔 심플한 이름이구나.

 

 

주요 정보

– 디자이너 : Anders Hermansen
– 사이즈 : 40 x 55 x 24mm
– 무게 : 30g
– 유닛 형태 : 오픈형
– 블루투스 : v4.2, AAC
– 드라이버 : 14.2mm 다이나믹
– 주파수 : 20 – 20,000Hz
– 임피던스 : 32옴
– 감도 : 1 kHz: 105 dB SPL +/- 3 dB @-3dBFS
– 리모컨 : 3버튼(마이크 탑재)
– 배터리 : 용량 95mAh, 약 5시간 재생(완충 2시간 소요, 20분 충전 시 1시간 재생 가능)
– 단자 : USB-C
– 컬러 : 그래파이트 브라운, 화이트의 2종
– 구성품 : 이어셋 본체, 이어폰솜 3쌍, 파우치, USB-C 케이블, 보증서, 매뉴얼
– 가격 : 450,000원
– 제품 협찬 : 이도컴퍼니

 

 

실눈 뜨고 보면 예쁘다

A8 특유의 모습과 비슷하지만 좀 다르다. BANG & OLUFSEN 대신 B&O로 간소화된 로고. 그리고 전체적으로 얄쌍했던 유닛 바디는 훨씬 두툼하고 둔해 보이는 수준으로 커졌다. 블루투스 모듈, 배터리 등을 우겨 넣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 그래도 완성도는 늘 그렇듯이 매우 좋다. 실눈 뜨고 보면 추억 보정에 의해 디자인도 그럴 듯하게 예뻐 보인다.

 

 

괜찮아 처음이라 그래

유닛이 오픈형이다. 하도 커널형을 많이 사용해왔기 때문인지 처음 귀에 끼울 때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오래 전 워크맨을 처음 사던 때부터 10년 넘게 오픈형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왔음에도… 인간이 이렇게 적응력이 뛰어난 동물이었음을 새삼 느낀다.

 

 

귀에 안착된 듯 아닌 듯 희한한 느낌, 그러나 자유자재로 움직여 귀에 맞게 피팅할 수 있는 이어가이드 덕분에 오픈형임에도 착용감이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다만 유닛의 크기 자체가 A8보다 커졌기 때문에, 착용 시에 귀 밖으로 많이 튀어 나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내 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으려 해도 꺼림칙하다. A8 특유의 모던 슬림한 맛은 없지만 베오플레이 A8을 끼우고 부르주아의 기분을 만끽하던 그 기억이 떠오르기엔 충분하다. 차고 넘친다. 추억 보정의 힘인가?

 

 

리모컨은 뭔가 좀 더 멋지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꽉 차고 고급스러운 버튼 클릭감은 마음에 든다.

 

 

힘 좀 써봐

이어셋을 스마트폰에 연결한 후 음악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의아했던 점은 작은 출력이다. 출력이 상당히 작다. 블루투스 이어폰이 이렇게 출력이 작기가 쉽진 않은데. 50% 정도 볼륨으로 청취했었던 기존 제품들과는 달리, 7~80% 정도는 되어야 좀 시원하게 들을 만하다(아이폰 7 플러스 기준). 오픈형임을 감안했다면 더 출력이 높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볼륨을 많이 올려도 주위에 소리가 많이 새어 나가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그건 둘째 문제.

 

 

많이 변했구나

음질도 A8 특유의 뾰족하고 우아했던 고음 성향의 사운드 컬러와는 사뭇 다르다. 저음이 상당히 많이 치고 나오고 전체적으로 음선이 굵어서 당황했을 정도. 오픈형 이어폰에서 이렇게 많은 저음을 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오랫동안 안 본 사이, A8은 사춘기도 겪고 변성기도 겪고 자립심이 강해진 어른이 되어 돌아왔다.

 

A8에서는 보컬이 중심을 철저하게 잡고 있는 와중에 악기가 살짝 뒤로 물러나 정갈하게 표현되던 것과는 다르게, 이어셋에서는 모든 사운드가 일보 전진해서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꽤 묵직하게 깔리는 저음에 시큼시큼하게 찌르는 듯한 보컬과 고음이 영 어색해서 EQ를 조절해봤다. 이어셋도 Beoplay 앱에서 펌웨어 업그레이드와 EQ 설정이 가능하다. 톤터치 메뉴에서 Bright 영역으로 포인트를 조금 내려주니 A8의 상쾌했던 그 음색이 얼추 표현되는 것 같았다. 목소리의 윤기와 하이햇의 깔끔함이 살아난다. 거기에 오픈형 이어폰 특유의 넓은 공간감과 이어셋의 높은 해상력이 받쳐주니 나름 만족스러운 사운드였다.

 

 

한편 영상을 볼 때 레이턴시가 매우 미세하게 발생하긴 했지만 전혀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통화 품질도 VoLTE 급의 깨끗함은 아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배터리 타임은 조금 아쉬웠다. 스펙 상으로는 5시간 재생인데, 출력이 작아 볼륨을 80% 정도로 설정하고 사용해서 그런지 체감상 4시간을 겨우 채우는 듯했다. 모자라진 않았지만 욕심에는 살짝 미치지 못하는 느낌. 참고로 충전은 USB-C로 가능하다.

 

 

그 와중에 고급스러운 이 파우치…

결론

뱅앤올룹슨 이어셋은 A8의 DNA를 물려받아 새롭게 탄생한 오픈형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A8 특유의 화사한 음질을 기대한다면 다소 충격을 받을 수 있겠으나 베오플레이 앱의 톤터치 메뉴로 어느 정도 커버는 가능하고, 전체적인 사용성과 만족도는 보통 수준 이상이었다. 커널형은 아무래도 불편하고 쓰기 싫은데 오픈형 이어폰 중에 블루투스 이어폰은 왜 없는 걸까, 항상 불만이었다면 나름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해줄 것 같다.

 

 

견고하게 완성된 만듦새, 그 어떤 귓바퀴에도 고급스럽게 챡- 안착하는 이어 가이드, 대망의 B&O 로고. 그리고, 감히 아무나 못 사는 고고한 가격, 450000원. 4만5천원 아니고 45만원 맞다. A8의 프리미엄 자태에는 어딘가 조금씩 못 미치지만, 그 매력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보너스 선물 같은 이어폰이다.

 

 

장점
–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A8 특유의 감성
– 근래에 찾기 힘든 오픈형 블루투스 이어폰
– 오픈형임에도 강력하게 깔리는 저음
– 음색 조절이 가능한 베오플레이 앱 연동성
– 이어폰이라고 보기 아까울 정도의 만듦새, 높은 완성도
– 브랜드 파워
단점
– A8보다 약간 크고 못생겨진 유닛
– 작은 출력
– 살짝 아쉬운 배터리
– 비싼 가격
디자인
착용감
음질
가격
브랜드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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