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멀티충전기 리뷰를 시작하며 책상 위에 있는 디지털 기기를 세봤다.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 다시 한번 디지털 기기를 세어 볼까. 테스트를 겸한 스마트폰 네 대, 충전 중인 에어팟 하나, 비츠X 이어폰 하나, WH-1000XM2 하나, 무선 겸용 보조배터리, 취재용 노트북, 미니 선풍기와 미니 공기청정기까지. 저번보다 4대 늘어난 11대를 기록했다.

 

물론 내 책상 위가 이렇게 난장판인 건 업무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고, 대다수 직장인은 나와 같은 꼴은 아니리라 싶다. 다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더 많은 기기를 쓸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간단한 사무용 가전, 이를테면 미니 선풍기, 공기청정기, 가습기를 쓰는 사람도 있고, 오가며 쓰는 기기를 자리에서 충전할 수도 있다. 현대인이라면 스마트폰 한 대쯤은 가지고 있을 테니까. 좀 더 가자면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태블릿도 있을 테고.

 

그런데 이 많은 기기를 충전하기엔 예나 지금이나 녹록지 않다. PC의 USB 포트를 내어주자니 포트도 부족할뿐더러 외장 하드 같은 저장공간을 활용하기 어렵고, 보안 문제로 USB 포트가 막힌 노트북과 컴퓨터에선 이마저도 쉽지 않다. 멀티탭에 플러그를 주렁주렁 매다는 것도 못 할 짓이고… 결국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게 전원 플러그 1구를 쓰는 대신 여러 대의 USB 충전 단자를 확보할 수 있는 멀티충전기 제품이다.

 

 

멀티충전기의 구조가 복잡하지 않다 보니, 시중에 많은 제품이 있고 그 와중에 좋은 제품을 고르기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결국 디자인이 예쁘거나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골라 구매하게 된다. 그리고 오늘 살펴볼 UM2 멀티충전기는 적어도 현존하는 멀티충전기 중 가장 추천해봄 직한 제품이다. 도대체 왜?

 

 

급속충전: 퀵차지 3.0 지원

전자기기의 배터리를 기존보다 빠르게 충전하는 급속충전. 과거에는 여러 개의 단자 중 일부 단자만 지원하거나, 그마저도 여러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면 급속충전 기능이 마술같이 사라지는 기능이 있었다. 어떤 단자는 지원하고, 어떤 단자는 지원하지 않다는 건 꽤 불편한 일이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자의 전압/전류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UM2 멀티충전기는 충전기에 있는 모든 단자가 퀄컴 퀵차지 3.0 규격을 지원한다. 현재는 퀄컴의 급속충전 기술은 퀵차지 4.0+까지 나왔으나, 하위 호환성을 고려해 퀵차지 3.0를 채택했다고 보는 게 좋겠다. 퀵차지 4.0부터는 하위 버전인 퀵차지 1~3 모델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

 

 

현재 대부분의 기기는 하위 호환성 때문에 퀵차지 3.0까지 지원하고 USB-PD를 별도로 지원하도록 해 하위 호환성과 레퍼런스를 맞추도록 하고 있다. UM2 멀티충전기 역시 이러한 흐름에 따른 것. 덕분에 급속충전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기기는 UM2 멀티충전기로 급속충전할 수 있다. 단, 전체 전원이 40, 80W이므로 여러 대의 기기를 충전하면 전원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USB-PD 규격 지원

UM2 멀티충전기는 USB 타입C 단자를 통해 USB-PD 규격도 지원한다. USB-PD(Power Delivery)는 USB 임플리멘터스 포럼(USB-IF)에서 제정한 표준 규격으로 5, 9, 15, 20V의 전압 지원, 최대 5A 전류 전송을 지원해 지원하는 최대 전원이 100W에 이른다. 물론 충전기 중 실제로 100W까지 지원하는 충전기는 찾아볼 수 없으며, UM2 무선충전기 80W(QC80W)만 해도 현존하는 충전기 중 가장 많은 출력량을 지원하는 충전기다.

 

USB-PD 방식의 장점은 USB 규격으로 강력한 전원 공급을 지원하는 것. 그리고 노트북 충전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기존까지 멀티충전기로는 노트북 충전을 지원하지 못했으나 USB-PD 방식을 지원하면서부터는 USB-PD를 지원하는 노트북은 물론이거니와 노트북도 별도의 DC 규격 젠더를 이용해 충전할 수 있다. 다만 DC 규격은 타입별로 많은 종류가 있으니, 자신이 쓰는 기기의 규격을 반드시 확인하고 도전하도록 하자.

 

 

USB 타입C를 채택한 맥북은 공식적으로 USB-PD 규격을 이용해 충전을 지원한다. 애플이 지원하는 충전기 규격을 보면, UM2 멀티충전기로 충전할 수 있는 맥북의 종류를 알 수 있다. 애플에서 맥북 12인치는 29W 충전기, 맥북프로 13인치는 65W, 맥북프로 15인치는 81W 전원 충전기를 출시해 권장하고 있으므로 UM2 40W 멀티충전기로는 맥북 12인치, UM2 80W 멀티충전기로는 맥북프로 13인치까지 수월히 충전할 수 있겠다. 단, 케이블의 저항값 등에 따라 충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니 케이블은 될 수 있는 대로 정품 케이블을 쓰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격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비슷한 성능의 멀티충전기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가격을 비교하면 UM2 제품이 훨씬 더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 책상 위에는 QC80W가, 가방에는 QC40W가 있다. 이 두 개의 가격을 더하면 케이블이 쏙 빠진 애플 81W USB-C 충전기를 사고 남는다. 개별 제품의 부피나 충전 기기의 확장성을 고려하면 멀티충전기 쪽이 훨씬 낫다는 점은 굳이 논하지 않아도 되는 사실.

 

 

그래서 책상 위에선 QC80W로 미니 선풍기를 켜거나 USB 타입 C 규격으론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데 쓰고, 들고 다니는 QC40W는 카페에서 맥북을 충전하면서 핫스팟을 구성하는 스마트폰을 함께 충전하는 데 쓴다. 사무실과 집을 오가며 두 대의 충전기를 쓰는 게 내심 부담스럽던 찰나에 멀티충전기를 갖고 다니면서 부담도 덜고 동시에 편의성도 더한 구성이다. 충전기 작기로 소문난 맥북이 이런데 다른 노트북은 어떨까? 아마 묻지 않아도 될 것이다.

 

 

UM2에서는 머지않아 전원 용량을 더 키운 제품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USB-PD가 100W까지 지원하므로 언젠간 이에 근접한 제품이 나오리라 생각했지만, 그 언젠가가 조금은 빨리 올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맥북프로 15인치를 쓰고 있는 이용자에게도 좀 더 편리한 충전 방법을 제안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하는 조합이기에, 다른 사람에게도 아낌없이 권하고 싶다.

깔끔한 디자인
충전속도
휴대성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