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의 에디터는 모두 쓰고 싶은 글을 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얼리어답터는 에디터 개인의 편집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아름다운 곳이나, 여러 이유로 글은 조금씩 달라진다. 우리 삶도 그런 거니까. 글 쓸 당시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그때는 맞고 지금은 다른 것. 그리고 다양한 어른의 사정까지…

 

미처 말하지 못했던 리뷰를 반성하고 더 나은 리뷰를 위해 고민하는 에디터의 고민이 담긴 주간 리뷰토크 그 세 번째.

 

 

등장 에디터

샤프 – 신기한 물건을 소개하겠다는 핑계로 자꾸 물건을 사서 고민 중…

 

엔젤라또 – 쌓인 업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 고민 중…

 

로버트 –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리뷰를 쓸 수 있을까 고민 중…

 

 

ASUS 신제품 기자 간담회

샤프|자… 그럼 ASUS 신제품 기자간담회 이야기도 한번 해볼까요?

 

일동|(헛웃음)

 

샤프|왜 웃으시는지 이해합니다. 변명은 나중에 할게요. 한 말씀씩 해주세요.

 

엔젤라또|살짝 뉴스 같은 느낌? 그냥 뉴스를 여러 개 모아둔 느낌이 들어요. 제품이 하도 많아서…. 그래서 읽으면서도 뭔가 집중이 안 된 느낌이에요.

 

로버트|저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 많이 들어갔으면 훨씬 좋았겠다. 싶습니다. 이를테면…

 

샤프|모델… 같은 거 말이시죠? 이건 개인적으로 보내드릴게요. 생각해보니 썸네일 말고는 쓰질 않았네요.

 

 

모두에게 공개합니다.

샤프|사실 기사 발행을 고민하긴 했어요. 그래서 원래 일정보다 늦어졌고요. 솔직히 ASUS가 이번에 행사를 너무 못했어요. 제품을 막 집어 던지고 흔들어 제낀 느낌이랄까요? 이건 앞으로 ASUS와 홍보대행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근래 매번 행사가 그랬어요. 여태까지는 연사들이 그래도 제품을 이해하고 하는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제품에 관한 이해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잔 실수들이 보이면서 ‘프로답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로버트|ASUS가 화낼지는 몰라도 할 이야기는 해야죠.

 

샤프|저는 이 부분이 너무 아쉬웠고요. 체험기회도 부족해 담고 싶은 현장감을 담지 못했어요. 앞으로 행사를 이렇게 하게 되면 다시 가고 싶지 않아요. 결국 프리젠테이션과 관련 자료를 서치해서 넣다 보니 말씀하신 대로 뉴스를 짜집기한 게 나온 거 같아요.

 

엔젤라또|그런데 놀라운 점은 (공개할 수 없지만) 반응이 좋은 편이에요.

 

로버트|이른바 ‘기기덕후’가 있는 거 같아요.

 

샤프|신제품이라는 시의성도 있을 것 같고요.

 

 

엔젤라또|그리고 신제품의 주요 특징은 다 정리가 돼 있는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엉망이었던… 행사를 잘 풀어내준 건 아닐까요?

 

샤프|앞으로는 신제품의 정보는 놓치지 않으면서, 현장감을 생생히 전달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로버트를 잠시 바라보고) … 모델사진도 넣어볼게요.

 

ASUS 기자 간담회
장점 : 최신 기기의 정보를 알차게 담았다.
단점 : 현장감이 떨어져서 재미가 없다.
결론 : 정보는 최대한 살리면서, 얼리어답터가 읽은 현장의 시선을 담아내도록 하자.

얼마나 재미없었길래?

깨끗한 공기를 찾아서, 클레어 플레이스 커피(Clair Place Coffee)

샤프|클레어 플레이스 커피 취재 후 두 개의 기사가 나갔죠? 먼저 현장 취재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요건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번주 나갔던 기사 중 최악의 반응을 얻은 기사였습니다.

 

엔젤라또|그런데 페이스북에서 댓글은 또 활발한 기사였어요.

 

로버트|관계자 아니죠? 뭔가 신기했어요.

 

엔젤라또|가봤던 공간이거나 갈 수 있었던 공간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요? 실제로 커피가 별로라는 반응이 있었던 거 같은데요.

 

샤프|제 변명을 하자면… 클레어 플레이스 카페 자체가 재미있는 소재는 아니죠. 이게 왜 댓글이 활발했었냐면, 손석희 앵커가 은퇴 계획을 밝혔던 것과 관련이 있대요. 작년 이맘때 쯤이었나요? ‘은퇴하면 공기청정 카페를 열까 생각 중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다네요. 이번에 저도 찾아보고 알았어요.

 

로버트|아 그래서 아이디어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군요.

 

 

샤프|너티 플래터가 생각했던 그 맛이 아니라… 달다 만 느낌이라 아쉬웠어요. 커피 맛은 깊게 모르는 편이라 크게 얘기하진 않았어요.

 

엔젤라또|보니까 정말 많은 클레어 기기가 있었죠?

 

로버트|내부에 못 보던 기기도 있더라고요. 그림처럼 돼 있는데, 자세히 보니 공기청정기이던….

 

 

그림을 가장한 공기청정기

샤프|아무튼, 유저 반응을 비춰볼 때, 조회수가 적은 건 아쉬웠어요.

 

로버트|앞서 말씀하신 소재를 담았으면 좀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고요.

 

엔젤라또|주제나 컨셉을 미리 잘 잡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샤프|네, 이것은 제가 깊게 고민하지 못한 문제였어요. 앞으로 더 고민하겠습니다.

 

클레어 플레이스 커피
단점 : 고민한 흔적이 없고, 재미도 없다.
결론 : 취재 전후 고민을 하고, 충분한 자료를 조사하고 기사를 쓰자.

 

공기는 깨끗했어요.

 

 

그들이 알려주는 공기청정기 선택법

샤프|요거는 꽤 오래 묵혀둔 글이죠? 우선 현장 취재 기사를 먼저 내보내려다 보니 제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늦은 것도 있지만, 내부 수정사항을 여러 차례 반영하느라 늦어진 글이네요.

 

로버트|주간 리뷰토크의 포맷을 채택한 두 번째 글이죠. 확실히 지난번보다는 가독성이 올라가긴 했어요.

 

엔젤라또|이게 우리끼리는 재미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굳이 ‘이 에디터가 어떻게 생각할까?’ 하면서 보지 않는 이상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샤프|좌담회 형식의 콘텐츠, 그리고 페르소나에 관한 문제는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엔젤라또|딴 사람이 어떻게 볼 것인지가 조금 걱정인 글이었어요.

 

 

샤프|생각보다 반응이 엉망은 아니었는데…. 시의성에 맞는 주제였고, ‘구매 가이드’를 표방했기 때문에 그나마 이정도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로버트|생각보다 정말 많은 정보가 쏟아진 자리였는데, 글의 흐름과 가독성 때문에 걷어내버린 정보가 너무 많아요.

 

샤프|제가 좀 말이 많긴 했죠? 이상하게 에디터끼리 모이면 말이 많아지네요.

 

 

엔젤라또|그래서 얼마나 걷어내느냐, 어떻게 구성하느냐 때문에 에디터끼리 고민고민해서 낸 결과물이 이번 리뷰였죠.

 

로버트|한편으로는 이런 건 영상으로 나가도 좋지 않았을까요?

 

엔젤라또|이런 건 영상도 좋을 거 같아요.

 

샤프|다음 번엔 영상으로도 만들어 볼까요?

 

엔젤라또|(웃으며) 가능할까요?

 

로버트|해보죠. 영상.

 

공기청정기 구매가이드
장점 : 가독성이 조금 개선됐다.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단점 : 우리끼리만 재미있는 콘텐츠에 그치지 않았을까…?
결론 : 중요한 정보는 잘 담고, 다음엔 영상 콘텐츠도 고민해볼 것.

 

그래서, 뭘 사야 하는데요?

 

 

절대 고음질 못 잃어 블루투스 못 잃어 나는 스트리밍 못 잃어

샤프|제목부터 좀 핫했죠? 저는 이 제목이 좀 불안했어요.

 

로버트|저도요.

 

샤프|이걸 어떻게 할까… 했는데 저도 정답은 모르겠어요. 유래는 알고 있는데… 단순히 재미있다고 하기에도 좀 부담스럽긴 하네요.

 

로버트|좀 자극적으로 가져가 보고자 했어요. 조금 더 다양한 드립을 쳐보고 싶어요.

 

샤프|드립은 저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런 저런 드립 은근히 많이 시도했잖아요. 약간 덕후(?) 느낌 내 보려고 애니메이션 ‘4월은 너의 거짓말’의 대사를 패러디한 리뷰도 써보고… 또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패러디 해보려고 이북도 사서 봤어요.

 

엔젤라또|세상에… 그렇게 드립에 욕심있으실 줄 몰랐어요.

 

 

샤프|덕분에 비아냥거리는 댓글도 받아봤고요. 이래저래 저는 드립 칠 때마다 안 좋은 소릴 들었네요. 흠흠. 리뷰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리뷰는 제품 자체가 너무 심플해서, 딱히 지적할 부분이 없네요.

 

로버트|저는 반응이 안 좋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좋아서 만족해요.

 

엔젤라또|리뷰는 매우 깔끔하고 담백하게 잘 쓰셨어요. 꼭 해야 할 이야기는 다 집어넣고, 비유 같은 것도 적절했고요.

 

샤프|더 욕심내셔야죠. (웃음) 이건 여태까지 봤던 로버트 님의 ‘깔끔한 오디오 리뷰의 정석‘같은 느낌이에요. 이거 단점을 적게 넣었다고 광고하냐는 이야기도 있었죠? 지금도 쓰고 계신 거죠?

 

 

실제로 이 조합으로 쓰고 계신다고….

로버트|네, 개인적으로 잘 쓰고 있고 만족하고 있어서 리뷰도 문제 없이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엔젤라또|무선충전되는 건 신기하더라고요.

 

로버트|리뷰에도 적었지만, 좀 쓸데없는 것 같아요. 조금만 틀어져도 안 되더라고요.

 

샤프|근데 업샘플링이라는 게… 효과가 있어요?

 

로버트|볼륨을 살짝 올린 건진 모르겠는데, 확실히 다르긴 다르더라고요. 근데 사실 한 5분 듣고 있으면 또 잘 모르게 되네요.

 

넥슘 아쿠아 플러스
장점 : 깔끔하고, 특장점을 잘 짚었다.
단점 : 너무 깔끔해서 광고처럼 느껴지기도…?
결론 : 모두가 즐거울 드립을 고민해봅시다.

 

깔끔한 리뷰와 제품을 보러갑시다.

 

어떤 리뷰에도 정답은 없다. 다만, 에디터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가, 열심히 준비했는가에 따라 글의 완성도는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완성도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건 또다른 차원의 문제. 완성도도, 사랑도 잡을 리뷰를 위해 노력할 뿐이다.

 

얼리어답터 에디터의 리뷰 검토는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생각보다 무겁게 이뤄진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바람을 품어본다….

 

※ 대화 내용은 (꽤 많은) 각색 과정을 거쳤습니다.

박병호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